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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AI와 철새, 그리고 차량 등록제

  • 등록 2014.02.05 14:47:29

 

설 연휴 민족 대이동에 따른 고병원성 AI 확산 우려가, 그야말로 우려에 그쳤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으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고병원성 AI 발생 3주째다. 지난 2일 충북 음성 종오리 농장과 전북 정읍 토종닭 농장이 의심 신고한 이후 잠잠해진 분위기다. 그렇다고 소강 상태라고 할 수도 없다. 우리는 여기서 더욱 긴장감을 갖고 방역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됨을 강조하며 이번 AI 사태를 두 가지 키워드로 다시 한 번 짚어 본다.
그 첫 번째 키워드는 철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 달 28일 역학조사위원회(위원장 김재홍·서울대 교수)를 열고 이번 고병원성 AI 발생이 철새로부터 유입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 과거 국내 발생 고병원성 AI는 H5N1형이었고, H5N8형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최근 3년간 국내 모든 가금류와 야생 철새를 대상으로 실시된 AI 상시 예찰 검사 결과 205만점의 검사 시료 모두 H5N8형 바이러스가 검출된 적이 없다는 점을 들었다. 그런 상황에서 발생 농가에서 분리한 고병원성 AI(H5N8) 바이러스와 똑 같은 바이러스를 인근 철새도래지(동림 저수지)에서 분리했고, 이외 여러 지역 다양한 시료(가창오리, 큰 기러기, 물닭, 분변)에서도 같은 바이러스가 검출된 만큼 이번 AI 발생 원인은 철새에 의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철새(가창오리)를 이번 고병원성 AI 발생 원인으로 추정하는데 동의하지 않고 있다. 그 근거로 가창오리가 이미 지난 11월에 한반도에 왔음을 지적하며, 만약 원래 있던 지역에서 바이러스를 가져왔다면 잠복기 등을 감안할 때 12월쯤엔 발병했어야 했다는 주장이다. 또한 가창오리는 시베리아에서 중국 북부를 거쳐 오는데 그 지역에서 H5N8형 바이러스가 있었음을 밝힐 수 있느냐며 반박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AI 역학조사위원회에서 발생 원인을 단정하지 않고 ‘추정’이라는 꼬리를 달았는지 모른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이번 고병원성 AI에는 철새가 그 중심에 있다는 것이다. 스탠드스틸이라는 강력한 방역 조치로도 막을 수 없는 철새 때문에 가금류 사육농가들이 전전긍긍하고, 방역관계자들의 노심초사가 말이 아니다.
철새 다음으로 짚어 볼 키워드는 차량등록제다. 정부는 지난 2012년 가축, 우유, 사료, 가축분뇨 등 축산관련 차량은 등록하고 아울러 그 차량에 GPS를 장착케 함으로써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왔다. 그 만약의 사태가 1년 뒤에 발생했다. 가축질병방역 관계자들은 이번 AI 사태에서 차량등록제와 GPS 시스템 운영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입을 모은다. 과거 역학 조사 관계자들이 일일이 축주를 만나서 축산 관련 차량이나 사람의 출입을 점검하느라 진땀을 뺀 경험을 상기해보면 차량등록제의 효과를 어렵사리 짐작할 수 있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란 말이 절로 생각난다. 차량등록제를 통해 적(만약의 바이러스 이동 경로)을 알고 대처할 수 있으니 그나마 큰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다시 한 번 정리하면 우리는 이번 AI 사태를 겪으며 ‘통제 불능의 철새’라는 어두운 그림자와 함께 ‘차량등록제’라는 밝은 빛을 보았다. 특히 ‘차량등록제’라는 빛은 우리 스스로가 만든 것이다. 이는 우리 축산인들이 무엇이든 하고자 한다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그런 점에서 현 상황에서 축산인들의 철저한 차단 방역의지야말로 축산의 내일을 담보하는 빛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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