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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미래위해 털건 털고 가자

  • 등록 2013.12.26 16:28:56

 

계사년이 저물고 있다. 붉은 석양 속으로 스러져가는 한 해의 끝자락을 바라보는 심정은 착잡하기만 하다. 뒤돌아보면 다사다난하지 않았던 해가 어디 있었으랴마는 계사년은 유난히도 다사다난의 연속이었다. 올 한 해는 미국과 EU에 이어 연속되는 FTA와 산지 축산물값 하락 등 대내외적으로 악재로 얼룩진 한 해였다. 그러나 2013년을 뒤로 하고 밝아 오는 새해라고 해서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점에서 한 해를 보내는 축산인의 심경은 착잡할 틈이 없으며 비장해야 한다.
새해에는 벽두부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이른바 TPP 문제가 뜨거운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TPP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경제통합을 목표로 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으로서 우리 축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미국·EU 등과의 양자간 FTA 보다 더 충격적일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대외적 환경은 이제 우리 축산업이 그야말로 발가벗겨진 모습으로 개방의 찬바람을 맞을 수밖에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우리가 이처럼 험악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우리 내부의 문제를 제대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생산농가와 기업, 생산자조직 간의 고질적인 갈등 그리고 최근들어 심화되고 있는 규모간의 갈등을 치유하지 않고서는 우리 축산업은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갈등의 치유는 발등의 불만 끄고 보는 미봉이 아니라 근본적인 수술이어야 하며 이는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어 털건 확실히 털고 가는 정공법이어야 한다.
우리 생산자조직은 동일한 목표를 향해 같은 길을 가면서도 그 수단과 방법이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 반목하며, 갈등을 키워온 것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것이 비단 생산자조직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지만 생산자조직은 축산인들의 구심점이란 점에서 조직간의 갈등은 결과적으로는 한국 축산업 전체를 볼모로 잡고 있는 것임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협동조합과 여타 생산자조직은 역할이 다를 뿐 결국 동일한 목표를 가진 집단이다. 조직구성원 또한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하나가 되지 못한 채 각기 다른 발걸음을 내디디며 반목하는 것은 결국 리더십의 문제일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축산기업과 개별농가 간의 갈등은 각기 역할을 분담한 생산자조직들이 제 몫을 다한다면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는 일이다. 협동조합이 제 역할을 하고 거기에 업계의 힘이 실린다면 협동조합형 패커도 가능할 것이고, 수직계열화에 따른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수평계열화도 가능하다. 이는 정부의 의지와 재원이 있어야 되겠지만 무엇보다 선결과제는 축산업계의 단합된 역량이다.
우리 축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엄혹한 환경을 극복하는 데 필요한 제반요소들은 결국 축산업 내부의 단합에 달려 있다. 대외경쟁력제고를 위한 생산성향상과 이를 촉진시키기 위한 정부지원도 따지고 보면 축산내부의 힘에서 나오는 것이다. 한 해를 보내며 또 새로운 한 해를 맞는 자세가 비장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역사 저 편으로 꼬리를 감추며 사라지는 계사년을 손 흔들어 보내며 말처럼 힘찬 도약을 할 수 있는 새해를 맞이하자. 그러기 위해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던 모든 것들을 훌훌 털어 버리자. 다 털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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