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비율 낮아 농가 자금난 도움 안돼
가축을 담보로 축산 농가들이 저리자금을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지난 6월12일부터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NH은행이 지난 8월1일 내놓은 ‘농축산물 담보대출 상품’의 경우 본래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대출기준이 까다로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NH은행은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에 따른 대출상품을 팔면서 지나치게 자격기준을 강화해 한우담보 대출에 관심이 많은 한우농가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NH은행이 대출자격 기준을 높게 책정해 경영난에 처해 있는 현재의 한우농가 실정으로 볼 때 대출 대상자가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다. NH은행 기준대로라면 전국에서 약 20~30개 업체(영농조합법인)만이 동산담보 대출대상이 될 수 있다는 협동조합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농협중앙회 자료에 따르면 8월1일부터 9월말까지 NH은행의 동산담보 대출액은 124억원에 불과하다. 그 중에서 소를 담보로 한 대출은 3억원(3건)에 불과했다. 기타 농축수산물 대출은 7억(6건), 기타 동산담보는 114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의 동산담보 대출액은 1천876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농협축산경제는 최근 일선축협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조건완화 방안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설문결과를 바탕으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경제사업여신업무방법서’를 개정해 일선축협에서 약정(대출)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한편 NH은행의 대출대상이 돼도 담보비율이 너무 낮아 현실적으로 농가 자금난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현재 기준으로 담보비율은 시세의 20~25%, 감정가액의 80%까지만 대출이 가능하다. 한우 두당가격을 600만원으로 가정할 경우 감정가액은 120~150만원, 최대 대출가능 금액은 96~120만원에 불과하다.
현장에서 만난 한 한우농가는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모두가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한우담보대출이 가능해졌다는 소식에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농가는 “어느 산업이나 마찬가지겠지만 규모가 작을수록 농가들의 어려움은 더욱 크다. 때문에 사육규모가 작은 농가일수록 한우담보대출이 절실하다. 하지만 자격기준도 까다롭고 담보비율도 낮아 극심한 자금난에 허덕이는 농가에게는 현실적인 도움이 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