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각 살처분 하지 않으면 보상금을 삭감해 불이익을 주겠다는 반 협박에 못 이겨 생때같은 가축들을 차가운 땅에 묻었다. 억울하고 허탈했지만 내 잘못이려니 생각하면서 눈물을 삼켜야 했다. 주변사람들은 뒤에서 수군거렸지만 스스로 감당해야할 몫이라고 생각했다. 뉴스에서는 연일 천문학적 보상금이 지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축산 농가들이 살처분 보상금을 받아 골프치러 다니고, 고급차를 몰고 다니고 있다는 식으로 보도되면서 받는 오해도 그냥 참아야 했다. 침출수가 유출되면서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인근주민들이 악취로 고통을 호소하는 것도 모두 자신의 잘못이라고 생각했다.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은 농가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최소한 보상금을 가지고 흥정을 하지는 말아야 한다. 좀 더 성의있는 태도로 그들을 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FMD발생농장, 살처분 농장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지만 그들은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 사랑하는 자신의 가축을 땅에 묻어버리고 그 고통을 가슴으로 삼킨 용기있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