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들 “군납·급식에 사용될줄 알았는데 황당” 유통업자들 “헐값판매 횡횡…시장 혼탁 부작용” FMD(foot-and-mouth disease, 일명: 구제역)가 진정 국면을 보이고 있지만 한우농가들은 급격한 가격하락에 근심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 최근에는 이동제한 지역에서 수매된 한우고기가 냉장육 상태로 바로 시장에 풀리면서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매관계자와의 통화를 통해 파악한 바로는 FMD로 인해 이동제한 지역 내 농가들의 신청으로 정부에서 수매한 소는 1만5천두 정도. 이 가운데 90% 이상이 한우다. 수매물량 중 1만1천두 이상이 수매와 동시에 냉장육 상태로 시장에 풀린 것으로 확인됐다. 수매물량의 방출이 곧바로 이뤄진 것에 대해 농가들이 큰 실망감을 가지게 된 것은 당연하다. 특히, 지금의 가격하락 원인이 전적으로 수매물량의 방출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가격하락을 부추기는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여론이 확산되면서 한우농가들의 불만은 점점 커지고 있다. 한 농가는 “수매의 원칙조차도 무시된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라며 “당연히 냉동상태로 보관해 향후 군납이나 급식으로 소진될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 바로 시장에 풀려 가격하락에 일조를 했다는 사실이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농가가 신청하는 수매물량에 대해서는 100% 수용하겠다던 약속도 지키지 못했고, 결국 수매한 것을 바로 시장에 풀어버렸다. 이 정부를 믿고 축산을 계속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한탄했다. 유통업자들 사이에서도 수매방출물량을 싼값에 구입한 사람들이 시장에 이들을 싸게 덤핑으로 공급하면서 유통질서가 붕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유통업자는 “정상적인 경매로 구입한 상품보다 최소 30%이상 싸게 시장에 풀리고 있는 것 같다. 많은 양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시장을 혼란시키기에는 충분한 량”이라고 지적했다. 수매물량의 즉각 방출이 창고부족이나 예산상의 이유 등으로 어쩔 수 없었다 하더라도 농가들은 문제해결을 위한 고민 없이 쉬운 방법을 택한 정부의 태도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