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시작한 나눔축산운동이 축산업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한우송아지를 어려운 농가에게 나눠주고, 다시 이 송아지가 커서 낳은 송아지를 또 다른 농가에게 나눠주도록 하는 릴레이 나눔 행사가 강원도 홍천에서 있었다.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고 한 번의 나눔이 더 큰 나눔으로 이어지는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같은 형태의 ‘나눔’은 일부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있어왔다. 실제 작년 여름 강릉지역의 송아지 나눔행사를 지면에 소개한 일도 있다. 강릉의 한우농가들은 매년 일정액을 모아 암송아지 한 마리를 구입해 어려운 농가에게 기증하고 있다. 여기서 낳은 첫 번째 송아지는 다시 다른 농가에게 분양한다. 첫 송아지 이후부터는 해당농가의 자율에 맡긴다. 당시 큰 감동을 받고 이런 일이 좀 더 확대됐으면 하고 바랐던 기억이 난다. 금전적인 가치로는 200만원 내외에 불과한 송아지 한 마리를 나눠주는 것이지만 ‘나눔’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그 송아지의 가치는 단순하게 200만원으로 그치지 않는다. 오늘 송아지 한 마리의 나눔은 또 다른 송아지 한 마리의 나눔으로 이어지고, 그 나눔이 또 다른 나눔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농협축산경제와 홍천축협이 농가에게 분양한 암송아지 세 마리의 숨은 가치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을 것이다. 오늘 송아지를 받은 사람의 기쁨의 크기는 나중에 이 송아지가 낳은 송아지를 다른 농가에게 나눠줄 때 더 커질 것이 분명하다. 거세지는 개방과 불확실한 축산업의 현실이 답답하긴 하지만 나보다는 우리를 생각하는 훈훈한 나눔축산운동 실천현장에서 바라본 축산은 마냥 우울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