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호당 평균부채액 5억6천만원, 전국 농업인 평균 13배
자급기반 유지 위한 예산확충·실효적 제도개선 절실
낙농현장에 만연한 고령화 문제가 더욱 심화된 가운데 경제적 부담마저 가중되면서 생산기반 붕괴 적신호가 켜졌다.
한국낙농육우협회 낙농정책연구소(소장 이재용)이 지난 8일 발표한 ‘2024년 낙농경영 실태조사’에 따르면 목장주의 연령분포는 60대 이상이 56.4%로 20~50대 43.5% 비해 크게 많았으며, 70대 이상 경영주의 비중은 전년대비 4.6%p 증가한 13.4%로 확인됐다.
‘후계자가 있다’고 답한 낙농가는 전체농가의 32.1%였으며, 응답자 중 38.9%는 ‘후계자도 없고, 육성계획도 없다’고 답했다.
연령대로 보면 50대 48.5%, 60대 37.3%, 70대 29.2% 순으로 나타나 50~70대에서 후계자 부족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낙농부문의 신규 진입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에서 경영주의 고령화와 후계자 부족 문제가 심화됨에 따라, 청년농 육성자금 예산확충 및 이자감면, 축사은행 제도도입, 기준원유량(쿼터) 구매부담 완화대책, 세제 감면범위 확대 등 청년 낙농인 육성대책 마련이 시급하는 분석이다.
설상가상 조사에 따르면 낙농가들은 여전히 높은 수준의 부채를 감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생산기반 근간이 흔들리고 있었다.
2024년 호당 평균부채액은 5억5천700만원으로 전년대비 8.3% 감소했으나, 2022년에 비해선 8.7%, 5년 전인 2019년과 비교했을 땐 51.9%나 증가하는 등 여러 해 동안 악화된 낙농가의 경영상황이 여실없이 드러났으며, 이는 전국 농업인 평균부채(2023년 기준 4천200만원, 통계청 2023년 농가경제조사)보다 13배 많은 수준이다.
낙농업은 젖소가 원유를 생산하기까지 최소 2년 이상의 준비기간과 고액(10~20억원) 투자가 필요한 장치·노동집약적 산업이다.
하지만 원유의 용도별차등가격제 도입 이후 지난해 원유가격 동결 등 생산비 증가액(2021년∼2023년)의 55% 수준만 원유가격에 반영됐고, 유업체의 원유감산 추진, 폭염일수 증가로 인한 생산성 저하로 인해 농가의 경영상황은 극도로 악화되면서 생산기반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유생산 기반 유지대책과 함께 정책자금·상호금융자금 금리인하 및 상환기환 연장 등 농가부채 경감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재용 소장은 “최근 국내 낙농은 FTA 체제 하에서 대내외적으로 다양한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고, 고령화 및 후계자 부족, 농가 경영상황 악화로 인해 낙농가의 어려움은 날로 확대되고 되고 있다”며 “2026년 FTA 관세철폐에 따른 수입 유가공품 증가, 음용유 시장 감소 여건에서, 낙농예산 확충 및 제도 개선을 통해 국민에게 신선하고 안전한 국산 우유·유제품 공급을 위해 획기적인 생산기반 유지 및 소비확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