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수형 기자] 농촌진흥청(청장 권재한)은 지난 10일 사람에게 장기 제공을 목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이종 이식용 돼지의 사육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생체 특성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돼지는 장기 크기나 생리적인 특성이 사람과 유사해 장기 이식용으로 가장 유망한 동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인체가 돼지의 장기를 거부하는 면역 거부 반응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최근에는 유전자 편집기술(생명체의 유전체에서 특정 DNA를 삽입, 제거하거나 교정해 형질을 변화시키는 기술)을 활용해 면역 거부 반응을 줄이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에서는 이미 유전자 편집 돼지를 이용한 장기이식을 시도하고 있다.
농진청은 원료동물 장기의 생리적 특성이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지 알아보고자 병원균을 철저히 통제한 환경(병원균 제어, SPF)에서 자란 돼지와 일반 환경에서 자란 돼지를 비교, 이식용 돼지의 생체 특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병원균이 없는 환경에서 자란 돼지는 적혈구와 헤모글로빈 수치가 더 높고, 백혈구 수치는 더 낮았다. 이는 면역 활성화 감소 효과가 있고, 장기를 이식했을 때 면역 거부 반응과 감염률을 낮출 수 있음을 의미한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병원균 제어 환경이 이식용 돼지의 건강과 장기이식 적합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실제로 장기를 이식했을 때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하는지는 향후 비임상이나 임상 연구를 통해 검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류재규 동물바이오유전체과장은 “이번 연구는 이종 이식용 돼지를 생산, 관리하는 데 필요한 정보와 이식용 장기의 생체 정보를 제공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더욱 안전한 환경에서 자란 돼지가 실제 이식 후 어떤 장점을 나타낼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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