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최근 들어 벌집꿀 수입 급증의 피해가 고스란히 국내 양봉농가로 이어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벌집꿀의 공급량이 늘어나게 되면 단순 가격 하락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넘어 어렵게 생산 설비에 투자한 국내 양봉농가의 피해로 전가되기 때문이다.
양봉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벌집꿀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이를 공급하기 위한 업체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공급 과잉을 부추기고 있다.
국내에서 공급 물량이 달리자 일부 유통업체들은 지난해부터 부족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최근 국내 한 유통업체가 베트남의 대표적인 천연벌집꿀 생산업체 탐다오비(Tam Dao Bee), 골든허니 (Golden Honey)와 연간 2천톤 규모의 독점 수입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한 해 국내로 수입된 벌집꿀(사양벌집꿀 포함) 총 105톤 가운데 무려 20배 이상에 달하는 물량으로, 또 다른 유통업체 물량까지 더해지면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은 물량이 올해 안에 국내로 들어올 예정이라 이에 양봉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 지리적 기후 환경과 풍부한 밀원 자원, 값싼 노 동력 등의 영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천연꿀과 벌집꿀 생산 비용이 중국에 이어 가장 저렴하다는 것이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여 꿀을 자연에서 채취할 수 있는 기간이 짧고 생산비용과 인건비 등이 상대적으로 높아 베트남산 수입꿀과의 경쟁은 역부족인 상태다.
상황이 이런데도 당사자인 양봉 업계나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한 전문가는 “오는 2029년에는 베트남산 벌꿀이 무관세로 들어온다. 국내 양봉산업에도 엄청난 변화의 바람이 휘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제부터라도 대책을 세워야 한다. 벌꿀 성분분석을 통해 국산 벌꿀만이 가지고 있는 우수성을 소비자에게 적극 알리고, 생산자도 소비자에게 신뢰받을 수 있도록 벌꿀등급제 참여, 자연 그대로 숙성꿀 생산, 생산비 절감 등을 통해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