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최윤재 명예교수(서울대학교)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현대인 오메가 지방산 불균형 심화…각종 성인병 유발
균형 맞춘 지방산, 축산물 경쟁력 차별화 요건
오늘날 추가로 먹어야 할 필수 영양제를 꼽을 때 항상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것이 있다면 오메가-3 지방산(이하 오메가-3)을 들 수 있다. 현대인들이 오메가 지방산 불균형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잘 먹는 이들일수록 오메가 지방산 불균형이 더 심해지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그 이유는 현대 축산업의 문제와도 맞닿아있다.
오메가3 지방산 균형이 중요한 이유
지방은 탄수화물, 단백질과 함께 3대 필수 영양소 중 하나로 체내 에너지를 저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모든 음식이 그러하듯 어떤 양질의 지방을 섭취하는가가 더 중요한 법이다.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지방은 98%를 차지하는 중성지방을 의미하고, 오메가-3가 포함된 지방산은 중성지방의 주요 구성요소 중 하나이다.
지방산은 지방의 구성 요소로 이중결합의 여부에 따라 포화 지방산과 불포화 지방산으로 나뉜다. 인체에 이롭다 알려진 불포화 지방산은 세포막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이자 대사 생리 기능을 원활히 유지하는데 꼭 필요한 영양소이다. 그 중 불포화 지방산인 오메가지방산은 체내에서 생성량이 적어 식품으로 섭취해야 한다.
문제는 오메가-3, 오메가-6 지방산이 불균형적으로 섭취되었을 때이다. 둘 모두 생리기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나 오메가-6 지방산이 지나치게 증가할 경우 대사속도가 둔화되고 신경전달 물질로서의 기능이 저하된다. 예컨대 각종 염증, 심혈관계 질환 등 각종 성인병이 유발되는 건강 이상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이다.
현대 축산업의 발달과 오메가 지방산 불균형
흥미롭게도 오메가 지방산 불균형은 현대인의 문제이다. 과거의 인류는 지방산 비율이 잘 맞추어진 식단을 섭취했고, 그 결과로 인간은 오메가-3와 오메가-6의 지방상 비율이 1:2~1:4를 유지하도록 진화돼 왔다. 그러나 최근 100년 사이 현대인들의 식습관 변화로 오메가-3와 오메가-6 지방산 비율은 심한 경우 1:12~1:20 이상으로 불균형이 심각해진 상황이다.
오메가 지방산 균형이 깨진 주요 원인으로는 축산업에서 사용하는 사료도 큰 원인이다. 현대 축산업은 생산 효율을 높이고 소비자의 선호도에 맞추어 마블링, 즉 지방을 축적하려는 이유로 옥수수나 곡물을 주원료로 한 고열량의 농후사료를 사용해왔다.
전문가들은 오메가-3와 오메가-6 지방산 비율이 1:10을 넘어가지 않도록 하고, 가능한 1:4까지 낮추길 권고한다. 이미 많은 연구들은 두 지방산을 균형 있게 섭취할 시 체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결과들을 증명했다. 예를 들어 1:2~1:3의 경우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의 염증 증상이 억제됐고, 1:4의 경우 심혈관계 질환의 총 사망률이 70%나 감소한다는 결과도 있다.
결과적으로 건강한 축산물 생산을 위해서는 원료 사료를 선택하는데서부터 불포화지방산 조성을 균형 있게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소의 경우 조사료를 최대한 많이 급여하거나, 옥수수와 같은 오메가-6 지방산이 높은 알곡사료의 이용을 줄이고, 오메가-3 지방산이 높은 알곡사료와 오메가-3 강화 사료첨가제를 사용하는 노력 등이 수반되어야 한다.
비용이 문제…그러나 축산업 발전 위한 순기능
문제는 비용이다. 저렴한 수입 옥수수, 곡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조사료 비중과 오메가-3가 높은 원료사료 및 오메가-3 지방산 강화 사료첨가제를 선택할 경우 지금보다 사료 비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오메가 지방산 비율 문제는 중요한 것을 알아도 오랫동안 축산업에서 외면당해왔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오메가 지방산의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은 결과적으로 국내 축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우선 건강 측면에서, 축산물 섭취가 점차 증가하는 현대인들의 식습관을 고려하면 오메가 지방산 불균형을 해소하는 일은 국민들의 건강 보호라는 대의적인 목적을 위해서라도 노력할 가치가 충분하다.
두 번째, 경제적 측면에서 지방산 균형은 국내 축산물이 수입 축산물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좋은 요소이다. 최근 몇 년 사이 풀먹인 쇠고기를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한 이유는 오메가-3 비율이 높아서이기도 했다. 저렴한 수입 축산물이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 축산물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더 건강한 축산물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고, 오메가-3은 그를 위한 매우 좋은 아이템이 될 것이다.
세 번째, 동물복지 측면에서 불포화지방산의 균형은 인체뿐만 아니라 동물에게도 중요하다. 여러 연구에서 오메가-3와 6가 조화롭게 이루어진 사료를 섭취한 동물의 건강과 성장이 개선되고 스트레스가 감소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급격히 증가한 동물복지계란의 수요에서 보듯 우리 소비자들은 동물복지에 대해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방산 균형은 새로운 전략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기후위기와 불안정한 국제정세 영향으로 식량안보가 위협 받는 현대 사회 속 국내 축산업은 수입산 원료사료 의존도를 낮추고 양질의 사료를 개발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이 때 양질의 조사료 조건으로 지방산 균형을 맞출 수 있다면 인류 건강에도 이로울 뿐 아니라 자원순환 과정에서 이로운 유기성 폐자원으로 활용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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