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현지 바이어들 K-동약 큰 관심
‘검은 대륙’ 잠재수요 커…백신·진단키트 시장 선점 가능
불과 20년 전만해도 전세계 시장 모두 동물약품 수출 불모지였다. 하나하나 땅을 다지고, 씨를 뿌리며 일궈왔다. 그렇게 2011년 1억불, 2015년 2억불, 2019년 3억불 수출 등 달콤한 열매를 맺게 됐다.
더 멀리 뛰려고 잠깐 움츠렸다고 할까. 지난 2~3년 사이 동물약품 수출은 주춤했다. 코로나19 등 대내·외 여건이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결코 수출 열정을 막을 수는 없었다. 동물약품 수출이 2025년 4억불 목표를 향해 다시 힘차게 내달리기 시작했다.
아프리카 시장개척단은 지난 9월 30일~10월 6일 르완다에 동물약품 수출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시장개척단은 농림축산식품부 동물약품 종합지원 사업 일환이다.
출발 전 ‘저 멀리 이국 땅에서 과연 한국산 동물약품을 찾을까’라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유럽산에는 인지도에서 밀리고, 중국산에는 가격에서 밀릴 텐데’라는 걱정이 앞섰다.
시장규모, 가격경쟁, 결제구조 등 시장상황에 대해 모르는 것도 너무 많았다.
개척단에 참여한 정병곤 한국동물약품협회장은 “쉬운 수출은 없다. 일단 부딪혀보자. 해낼 수 있다”고 독려했다.
‘백문이불여일견’, 백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것이 더 낫다고 했다.
지난 1~2일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서 열린 'VIV Africa 2024'. 직접 부딪히며, 희망을 쐈다.
녹십자수의약품, 대성미생물연구소, 메디안디노스틱, 우진비앤지, 코미팜 (가나다순) 등으로 꾸려진 한국관 상담부스. 르완다는 물론 케냐, 우간다, 탄자니아 등에서 찾아오는 바이어들로 눈코 뜰새 없이 붐볐다.
상담부스는 신났다.
한국산 동물약품 라인업과 우수성을 알렸다. 일부 업체는 거래조건 등을 논의하며, 실제 수출성과에 바짝 다가서기도 했다.
한 업체는 “올 때 제품, 단가, 결제 등 시장정보 파악에 목적을 뒀다. 거래처 발굴은 2~3년 후 나중 일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예상 밖 한국산 동물약품 수요가 컸다. 아프리카 수출이 앞당겨질 것 같다”고 귀뜸했다.
다른 업체는 “특히 백신, 진단키트 분야는 시장선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유럽산은 단가 등에서, 중국산은 품질 등에서 다소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산 동물약품은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고 전했다.
세부 수출전략을 잡기도 했다.
한 업체는 “동부 아프리카 국가들 사이에서는 MRP(Mutual Recognition Procedure, 상호인정절차)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활용, 탄자니아에 먼저 등록 후 회원국으로 수출 영토를 넓혀가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 시장개척단은 바이어 상담 뿐 아니라 현지 수입업체 방문, 농림부·식약청 등 현지 정부관계관 미팅, 축산단체 간담회, 농장 견학 등을 통해 현장 정보를 구하고, 인적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이렇게 시장개척단이 짧은 시간에 많은 것들을 얻게 된 과정에는 연결고리 역할을 해준 르완다 현지 박상주 고릴라피드 대표(수의사) 공이 컸다.
그는 20여년전부터 아프리카에서 동물약품 수출 시장을 개척하며, 우리나라 동물약품 산업에 수출 붐을 일으킨 주인공 중 한명이다.
박 대표는 “아프리카에서는 인구 수 증가와 함께 축산물 소비도 급증 추세다. 동물약품 수출 잠재력이 매우 높다. 충분히 아프리카 땅을 우리 동물약품 수출 영토로 만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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