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외산 멸균유, 품질 척도 가수분해산패도 정상수치 벗어나
관능평가서도 국산 우세…“외산, 커피와 조화 떨어져”
국산 우유가 외산 멸균유 보다 품질과 맛 모두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긴 유통기한 등을 이유로 외산 멸균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론적으로 유통기한이 길다고 하더라도 원료유 품질이 낮거나, 열악한 저장조건, 장기간 운송 등으로 품질 저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간과되고 있다.
실제 국산 우유는 원료유에 대한 원유 품질 등급제도 시행 등 체계적이고 엄격한 품질관리가 이뤄지고 있으며, 멸균유의 경우 품질변화 가능성을 염두해두고 유통기한을 3개월로 설정하고 있다. 반면, 외산 멸균유는 원유등급제도가 없거나 원유등급 확인이 어려우며 유통기한이 1년으로 잡혀있으나, 장시간 운송으로 제조 후 최소 3~8개월 경과된 제품이 유통·판매되고 있어, 품질 및 저장안정성을 보장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장 이승호)가 한국육류연구소(KMRI)에 의뢰한 ‘수입 유제품의 유통 실태 및 안전성 품질 검증연구’ 사업의 중간보고회에선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연구팀은 외산 멸균유의 이화학적 특성 변화를 실험하기 위해 국산 우유(제조 후 5일 이내), 국산 멸균유(제조 후 1개월 이내), 수입 멸균유 3종(제조 후 4·6개월 경과) 등 총 5개의 제품을 대상으로 가수분해산패도와 지방산패도를 측정했다. 가수분해산패도는 유지 품질을 나타내는 중요한 척도로 신선한 우유일수록 산가가 낮으며, 지방산패도는 유지가 얼마나 산패됐는지 나타내는 척도로, ‘이취’와 정의 상관관계가 있다.
그 결과, 그룹 간 유의적인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가수분해산패도는 국산 우유와 멸균유는 0.7 미만으로 정상 수치인 반면 외산 멸균유는 모두 정상에서 벗어난 산가를 나타내 가수분해가 진행된 상태였다.
지방산패도는 모든 제품에서 정상 수치를 보였으나, 국산 우유가 가장 낮고 멸균유 중 오스트레일리아(호주)의 수치가 가장 높았다.
훈련된 패널 10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관능 실험에서도 섭취 후 특성을 종합한 결과 국산 우유와 멸균유는 전체 평가에서 우수하게 나타났다. 국산 우유는 희고 불투명도가 낮아 전체적 선호도가 가장 높았고, 신선한 우유 향이 났으나, 외산 멸균유는 가열한 냄새와 치즈 향이 강했으며, 입안의 잔여물과 텁텁함이 심했다는 평가다. 또 외산 멸균유는 쓴맛이 강해 커피와의 조화도 떨어진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번 결과에 대해 우유자조금은 “국산 우유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수입 멸균유에 대한 선제적 대응 전략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3차 실험만을 남겨둔 해당 과제는 최종보고는 12월 말에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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