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기반 단백질, 아직 식미감 충족 못해 버거패티·너겟류 주류
배양육, 해외에선 상품화 가시권…국내 제도적 기반 점차 확립
인공육 안전성·환경문제 논란…냉정한 분석·대응방안 정립 필요
이정민 농업경제학박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산업혁신연구원)
세계 인류는 2021년 78억 명에서 2030년에는 85억 명으로 연평균 0.8% 증가할 것으로 전망(UN 2019)되며, 이에 따른 축산물 소비량은 같은기간 동안 33억2천600만 톤에서 3억 6천600만 톤으로 매년 1.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OECD-FAO). 그러나 기존 관행방식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축산물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이에 대한 대책 중 하나로 대체 단백질이 제시되고 있으며, 특히 주목을 받는 분야로 식물기반 단백질과 배양육을 들 수 있다.
기존의 관행적인 육류 생산 방식에 대한 환경오염과 가축전염병 발생에 따른 식품 안전성에 대한 의문점이 사회적으로 제기되면서 기존 육류 생산 방식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식물기반 단백질과 배양육 관련업계는 제품 제조에 필요한 환경부하·에너지투입 측면에서 기존 육류보다 효율적이며, 식품안전성 측면에서도 우수하다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강조하면서 자사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우리나라뿐만이 아닌 전 세계적인 기류이며, 대체 단백질 시장이라는 차세대 신규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이 진행되고 있다. 이같은 추세에 발맞추어 정부 역시 대체 단백질 육성방안을 발표하여 시장확대 및 선진국 수준의 기술확보를 유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정부에서는 육류 모사 가공 기술, 세포배양기술 등에 대한 R&D 투자 및 지원방안을 발표하였으며 2050탄소중립위원회는 농축수산부문 탄소배출량 감소를 위해 대체가공식품(배양육, 식물성분 고기, 곤충원료 등) 기술 개발 및 이용확대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대체단백질 시장이 성장하고 제품소비가 일반화될 경우 이는 기존 축산물에 대한 수요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에 대해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으며, 본 원고에서는 식물기반 단백질과 배양육 시장 현황과 미래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식물기반 단백질
- 해외시장 동향
국가별 식물기반 단백질 시장규모는 2019년 기준 미국이 4억 1천300만 달러로 글로벌 시장의 38.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어 캐나다와 독일이 각각 9천760만 달러와 9천650만 달러로 2위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의 같은 해 시장규모는 7천810만 달러와 3천230만 달러로 연평균 성장률은 11.8%와 10.8%로 전체 평균 성장률 8.2%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많은 인구와 지속적인 경제성장으로 식물기반 단백질의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인도 역시 많은 인구와 전체 인구의 약 40%가 채식주의자인 특성상 식물기반 단백질의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
- 국내시장 동향
국내의 식물기반 단백질 시장은 중소기업의 채식주의자 대상 상품군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었으나, 최근 대기업의 참여가 시작되고 있는 상황이며, 패티, 미트볼, 소지지, 돈가스 등의 기존 육가공품 형태로 판매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식물기반 단백질의 시장규모는 2018년 기준 7천10만 달러(약 771억 원)으로 글로벌 컨설팅회사에서 추정하고 있으며, 이중 버거패티와 미트볼, 너겟류 형태 제품의 점유율이 66.8%로 추정된다.
- 시장 전망과 대응방안
우리나라에서 육류를 소비하는 주요 조리 방법은 육류 본연의 맛을 최대한 활용하는 구이를 통한 섭취 방식이며, 현재 식물기반 단백질은 육류보다 떨어지는 식미감으로 햄버거 패티나 치킨너겟 등에 한정되어 사용되며 구이 방식으로 섭취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단시간에 일반 육류와 같은 지위에 오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식물기반 단백질 제조사는 발달된 식미기술 및 제품 성형기술을 바탕으로 기존 채식주의자 시장에서 일반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육류대비 안전, 건강 및 환경친화적인 점을 주요 마케팅 요소로 강조하고 있다. 또한 기존에는 중소기업 위주의 생산에서 최근에는 대기업이 시장에 참여하면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어 시장 자체는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식물기반 단백질은 압출성형 기술이 적용된 조직화 식물단백을 주원료로 사용하며, 조미과정을 거쳐 다양한 첨가물을 추가하여 생산되는 가공식품이란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는 자연식품인 육류와 차별되는 점이며, 소비자에게 육류의 안전성을 강조 및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또한 식물기반 단백질에 대한 적절한 용어의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식물기반 단백질은 영양성분 및 식미감의 차이로 기존 육류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의 역할이 요구되나, 제품명에 ‘고기’라는 용어를 사용할 경우 소비자에게 육류를 대체할 수 있다는 오해를 줄 수 있으므로 적절한 용어를 먼저 제시하여 시장 이슈를 선점할 필요가 있다.
배양육
배양육은 살아있는 동물의 세포를 채취한 뒤 세포공학 기술로 증식하여 얻게 되는 식용고기를 의미하며, 가축을 사육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고기를 얻는 기술이다. 배양육 관련업체는 배양육 생산과정에서 인체에 해로운 포화지방산을 오메가3 같은 유익한 지방산으로 대체하는 것이 가능하며, 배지와 배양조건을 조절하여 건강에 유익한 육류를 선별하여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가축전염병의 인체감염 우려, 축산물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분뇨, 오·폐수, 메탄가스 발생 등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 해외시장 동향
현재 대량생산되어 본격적으로 상품화된 배양육 제품은 찾기 힘든 상황이지만, 컨설팅업계는 배양육이 본격적으로 시장을 형성하는 시기를 2025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2022년 11월 미국의 업사이드푸드는 닭고기 배양육의 식품안전성에 대해서 FDA의 승인을 받았다고 발표하는 등 배양육의 상품화가 가시권내로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배양육 시장 규모는 2025년 2억 1천400만 달러에서 2032년 5억9천290만 달러로 연평균 15.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국내시장 동향
국내에서 배양육을 연구하는 회사는 현재 셀미트, 다나그린, 씨위드, 노아 바이오텍 등의 스타트업체가 배양육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현재 기술 수준은 초기 단계로 파악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배양육 제품을 식품원료로 인정하는 등 배양육의 제도적 기반이 점차 확립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배양육의 기초 및 응용연구 수준은 최고기술 보유국(미국)에 비해 60% 수준이며, 기초연구 기술 격차는 4년, 응용연구 기술격차는 5년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 시장 전망과 대응방안
식물기반 단백질 및 배양육 시장이 성장할 경우 이들은 서로간 경쟁관계를 형성하기보다는 기존 육류와 경쟁을 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므로 기존 축산업의 시장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현재 시장에 출시된 배양육 제품은 없으며, 이에 따라 소비자 반응도 예측하기 어려워 배양육 소비의 일반화 시점 및 정도를 전망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식물기반 단백질이 출시된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으나 식미감 문제 해결이 쉽지 않아 육류 시장과는 별개의 시장을 상당 시간동안 유지했던 점을 상기해 볼 때, 배양육 역시 시장에 출하될 경우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배양육 업체의 자사제품 홍보가 정확한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는지 검증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배양육이 기존 축산방식에서 생산되는 육류보다 토지 사용량은 99%, 가스 배출량은 96%, 에너지 소비량은 45%를 감소시킬 수 있어 환경오염에 대한 논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수 있다는 의견이 배양육 개발 초기 제시된 바 있다. 그러나, 앞에 제기된 내용은 배양육 등장 초기 제시된 내용이며, 연구가 진행되면서 이와 상반되는 다수의 연구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우선 육류를 생산하기 위해 동물을 사육하여 도축할 경우 동반되는 다양한 부산물에 대한 언급이 누락되어 있다. 예를 들어 젖소가 도축될 경우 우유, 반려동물용 육류, 가죽, 지방 추출 성분 등 부산물에서 파급되는 경제적 가치, 영양성분, 에너지 부분을 고려하지 않고 오직 육류만 산출물로 산정함으로써 에너지 사용량이 과대 추정되게 된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기존 연구자료에서 쇠고기 1kg을 생산하기 위해 물 1만5천ℓ가 필요하다는 주장 역시 신중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1만5천ℓ에는 가축에게 급이하는 사료작물을 재배하기 위해 소비되는 물이 포함된 수치이며, 이를 제외하고 소고기 1kg 생산시 소모되는 물의 양을 재산정하면 약 550~700ℓ로 한정된다고 분석되었다. 또한 배양육 제품의 물 소비량의 경우 생산과정에서 소비되는 약품 및 화학첨가물, 호르몬 등을 처리하는데 필요한 물을 분석에 포함한 것인지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와 함께 배양육 생산 단계별 위생 환경유지에 소비되는 에너지를 포함하여 배양육의 에너지를 계산한 결과 배양육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소보다는 낮지만 돼지와 가금류보다는 높다는 결과가 발표된바 있다. 따라서 배양육의 특성에 대해 신중하고 냉정한 분석을 통해 대응방안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