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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자존감과 겸손에 대한 의미의 재해석


양창범 석좌교수(제주대학교)


개인적으로 긍정적인 삶과 보람을 얻기 위해서든 축산업의 안정적 발전과 사회적 기여를 위해서도 각각의 자존감을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사전적으로 자존감(自尊感)이라 함은 ‘자신 스스로 가치를 갖춘 존재로 여기고 부정적으로 여기지 않는 감정’을 의미한다. 또는 일상적 활용으로는 ‘자신을 사랑하는 감정’ 정도로 사용된다. 자존감을 키우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개인적인 면에서는 ‘스스로 가치가 있는 존재임을 인식하고, 인생의 역경에 맞서 이겨낼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믿고 자신의 노력에 따라 삶에서 성취를 이뤄낼 수 있다’는 일종의 자기 확신이 필요하다고 한다. 우리나라 축산업과 연관을 지어서 생각의 영역을 확장해 보고자 한다. 국가통계포털(KOSIS)의 ‘2020년 농림생산액 및 생산지수’ 자료에 의하면 농업생산액 상위 10개 품목 중에서 쌀(1위)을 제외한 돼지, 한우, 우유, 닭, 계란의 순위가 상위 2∼6위까지를 각각 점하고 있다. 그간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HPAI) 등 가축질병 발생과 축산물 수입 증가, 코로나19 등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축산업이 농업과 농촌을 지키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국제곡물가 상승과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속에서도 우리 국민에게 양질의 단백질 공급과 단절된 사회생활 속에서도 안전하고 맛있는 먹거리를 제공해 국민의 만족도를 향상시키는데 많은 기여를 했고, 나름 축산물 자급도를 지켜나가는 데에도 크게 이바지했다. 그러나 축산현장에서 밤낮으로 좋은 품질의 축산물 생산과 공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축산인들의 자존감은 과거와 비교해 더 올라가고 있는지? 대부분이 고개를 저을 것으로 생각된다. 왜냐하면 축산현장에서는 노동력의 고령화와 환경문제 해결, 가축방역의 어려움 등 축산인들이 어깨를 펴고 자존감을 지켜나가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축산인들 자신이 ‘스스로 가치가 있는 존재임을 인식’하고 축산업의 역경에 맞서 이겨낼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믿고 자신의 노력에 따라 성취를 이뤄낼 수 있다는 일종의 ‘자기 확신’이 필요하다고 본다. 다른 사람, 다른 분야의 비난이나 어쩌다 생기는 실수에도 흔들리지 않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한편으로 생각할 것은 개인이든 산업이든 지나치게 자존감을 세우는 것을 경계할 필요도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보다 다른 분야보다 자신을 너무 높게 평가하는 경우이다. 주위 사람보다 주변의 산업보다 자신이 자기 분야가 더 뛰어나다고 느끼는 것이다. 오만하게 되면 특권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자존감이 지나치면 자만심으로 발전해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결여되고,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우월감을 느끼는 것을 항시 경계할 필요도 있다.

한편 평범한 개인의 삶이든 축산업에 종사하는 농장주든 자존감과 함께 균형적으로 지켜야 할 또 하나의 덕목이 겸손(謙遜)일 것이다. ‘남을 높이어 귀하게 대하고 자신을 스스로 낮추는 태도’ 즉 겸손의 자세가 축산인들에게도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축산업 현장이나 관련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잘하는 일이나 좋은 일이 있을 때 잘난 척하지 않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모습도 일정 부분은 필요한 것이다. 즉 자존감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자만심을 버려야 할 것이다. 쾌적한 농촌 생활을 일정 부분 방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축산냄새 문제를 포함해 축산환경 개선을 위해 더 많은 노력과 지속적인 고민이 필요하고, 특히 성큼 다가온 겨울철에 가축질병 예방을 위해 ‘더 철저히 차단방역을 지키고 더 정밀하게 소독을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간 축산인들은 축산신문사가 함께하는 ‘나눔축산운동’에 참여하는 등 평소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고,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많은 헌신과 봉사를 이어 오고 있다. 최근 읽은 글 가운데 ‘겸손은 머리의 각도가 아니라, 마음의 각도다’라는 문구를 본 적이 있다. 필자 자신에게도 소중한 글귀이며, 우리가 살아가면서 더 많은 성찰을 요구하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서 ‘자존감과 겸손’에 대한 의미를 나름 재해석해 보았는데 내용상 부족함이 많을 것으로 생각하며 독자들의 이해를 부탁드린다. 

끝으로 2019년 1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馬雲)은 ‘다시 창업을 한다면 농업을 택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과거의 농부들은 하늘을 등지고 흙과 마주했다면, 미래의 농부들은 핸드폰 화면과 데이터를 마주한다’고 했다. 이제 우리나라의 농업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농업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우리의 축산업도 ‘축산은 미래지향적인 산업’이다는 자존감을 바탕으로 행동은 겸손하게 마음은 당당하게 걸어 나갔으면 한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올 한해 여러 가지 어려움을 이겨낸 축산인들에게 감사와 응원을 함께 보내 드린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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