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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줌인>성장질주하는 한우전문유통업체 ‘품한우’

마케팅 거품 ‘쏙’…신뢰·숨은 1% 찾는 디테일로 승부

[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가격적 신뢰감, 제품 만족감 제공이 최고의 영업”

좋은 소 구매 위해 흥정 지양…합리적 가격 지불

도축작업 정밀함으로 수율 1% 향상에 역량 집중


모든 업계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지금에도 나름의 신념을 믿고 실천하면서 선전하고 있는 한우전문 유통기업이 있다.
품한우(대표이사 김치영)는 올해 3월 팜스토리한냉으로 중부지역 사업소를 이전하고 새로운 시작을 다짐했다. 매년 빠른 성장을 거듭해온 품한우의 올해 목표는 1만두.
당초 이 목표를 무난하게 달성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의 유통물량은 9천여 두 정도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모든 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지금의 상황에서도 지난해 7천두에 이어 올해는 9천두까지 매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품한우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다.

농가 존중, 신뢰의 중요성
품한우는 하루 평균 중부와 남부 두 곳의 작업장에서 40두의 한우를 작업하고 있다. 
과감한 마케팅활동 없이도 품한우의 제품은 전국으로 순식간에 팔려나가고 있다. 그 노하우가 궁금해 던진 질문에 현답이 돌아왔다.
품한우 진양수 사장은 “좋은 제품을 남들보다 싸게 판매하는 것이 핵심이다. 공개된 가격으로 주문을 받고,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원하는 날짜에 변질 없이 정확하게 배송하는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간단한 설명이지만 그 안에는 보이지 않는 많은 디테일들이 숨어 있다.
우선 좋은 제품을 싸게 판매하기 위해서는 원가를 낮추는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
구매단계에서는 좋은 한우를 사야 한다. 좋은 한우를 사기 위해서는 좋은 값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원가절감에 한계가 있다. 또한, 산업의 특성상 생산농가와 지속적인 관계유지를 위해서라도 적절한 가격을 지불하는 것이 현명하다.
진 사장은 “좋은 소를 꾸준히 받을 수 있다면 그 보다 좋은 것은 없다. 당장 1~2마리를 운 좋게 싸게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이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 품한우에 절대로 득이 되지 않는다. 우리 경영 철학 중 하나는 ‘절대로 농가를 이기려고 하지 마라’이다. 한우전문업체로서 농가와 상생의 길을 찾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이라며 “한우를 구매하는 것에 있어서는 원가를 절감하는 것 이상으로 농가와의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숨은 1% 찾는 노력
좋은 소를 구매했다면 그 다음은 작업이다.
품한우는 다른 업체들보다 작업인원이 많다. 1%를 높이는 정밀함이 요구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진양수 사장은 “소 한 마리를 예로 들어 수율이 1%만 높아지면 마리당 5kg의 고기가 더 나온다. 현 시세로 보면 10만원인 셈이다. 우리 회사가 하루에 40두 정도를 작업하니까 400만원이 되고, 월이나 1년으로 따져보면 막대한 금액의 차이가 발생한다. 우리는 이 1%를 잡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쏟는다. 작업장의 구성에서부터 하나하나 꼼꼼하게 챙긴다. 필요한 작업기는 과감하게 투자하고, 작업인력도 필요하다면 보강한다. 또한,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복지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며 “그 숨은 1%에서 앞서 말한 모든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의 부가가치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 숨은 1%를 찾는 것에 대해서는 오해가 없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지금은 모든 정보가 공개된 시대이고, 신뢰가 곧 생명인 시대다. 만약 작업과정에서 부정한 방식으로 부풀리기를 한다면 절대로 용서받기 어려운 시대라고 강조하면서 그렇기 때문에 그 남은 1%를 찾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세금문제 또한 절대로 쉽게 넘어갈 수 없는 문제다.
기업을 운영하면서 세금에 대해 소홀히 하면 힘은 힘대로 빼고, 결국 손에 남는 것은 없는 공허한 상태가 된다고 진 사장은 말한다. 때문에 끊임없이 절세의 방법을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 나 스스로가 찾지 않으면 절대로 누가 대신해주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원은 가장 큰 자산
진 사장은 품한우의 가장 큰 자산은 직원이라고 말한다. 현장에서 오랜 경험을 쌓아 숙련된 기술력을 가졌을 뿐 아니라 품한우의 기업정신을 잘 이해하는 직원들이야 말로 품한우의 가장 큰 자산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직원 상호간에 업무에 따라 마음을 상하게 하는 일이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고객으로부터 항의전화를 받아야 하는 입장에서는 자신이 하지도 않은 일 때문에 거친 욕설을 들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 직원은 생산부서에 연락해 불만을 터뜨릴 수도 있고, 그런 것이 서로 마음을 다치게 할 수 있다”며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이런 문제가 가장 안타깝다. 때문에 서로의 입장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금전적인 보상도 중요하겠지만 보이지 않는 불편함을 해소하는 것이 바로 경영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뢰주면 고객은 온다
이곳 품한우는 소홀하다고 느껴질 만큼 영업활동은 약하다. 영업사원도 없다고 말한다.
연 1만두 규모를 유통할 수 있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궁금증이 생긴다.
품한우의 제품은 공개된 가격에서 거래된다. 주문량이 많다고 해서 할인해주고, 주문량이 적다고 해서 비싸게 받는 일도 없다. 성별(거세, 암소), 등급에 따라 온라인상에 가격을 공개하고 그렇게 공개된 가격에 주문을 받고 판매한다.
“고객들에게 믿음을 줘야 한다. 제품을 잘 만드는 것은 기본이다. 다른 업체보다 가격적인 경쟁력을 만들어냈다면 이젠 그 제품을 가치 있게 팔아야 한다. 고객들에게 우리 제품을 과장되게 이야기 할 필요는 없다. 우린 제품에 모든 힘을 쏟았고, 그 제품으로 이야기하면 된다. 굳이 우리가 가지지도 않은 것을 과장할 필요도 없고, 우리 것을 써달라고 애원할 필요도 없다”며 “가격을 공개하면서 고객들에게 신뢰감을 주고, 제품으로서 만족감을 주면 영업은 저절로 된다”고 진 사장은 말했다.
최근 중부사업소 현장을 방문한 설로인의 변준원 대표는 “한우 전문 유통업체로서 상당한  내공이 느껴지는 회사라고 느꼈다. 품한우만의 다양한 스팩이 재밌었고, 작은 디테일을 찾아 노력하시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또 하나 주목되는 부분은 거래업체 대부분이 중소규모라는 점이다.
진양수 사장은 “대형유통과의 거래는 우리 같은 기업의 입장에서는 무척 구미가 당기는 기회인 것은 맞다. 하지만 조심스러운 것도 없지 않다”며 “과거 국내 굴지의 은행들이 IMF를 겪으면서 많이 쓰러졌다. 그렇게 쓰러졌던 은행들 중 상당수가 기업들과의 대규모 금융거래를 위주로 일했던 곳이고,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살아남은 은행들은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한 거래했던 곳들이다. 큰 기업에 많은 비중을 두면, 그 업체의 요구에 휘둘리게 되고 그들의 상황에 따라 우리 회사의 상황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품한우는 전국한우협회(회장 김홍길)와도 오랜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품한우는 한우협회의 직거래유통망을 통해 출하되는 소 가운데 지금 현재 가장 많은 물량을 소화해 주고 있다. 
한우협회 서영석 유통사업국장은 “매년 가장 많은 물량을 품한우가 받아주고 있다. 농가들에게도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고, 소비자들에게도 신뢰받는 유통업체로서의 역할을 해주시는 것에 대해 협회에서는 고마워하고 있다”며 “생산자와 유통이 서로 불신하고 반목할 것이 아니라 서로 믿을 수 있는 긍정적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사례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양수 사장은 “우리 입장에서도 협회의 도움을 받고 있다. 여러모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우리는 한우전문 유통회사로서 항상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고객과 농가들에게 사랑받는 품한우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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