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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합장이 말하는 축산현안, 그리고 우리 조합은>오종권 충북낙협 조합장

“지속 가능한 한국낙농, 초점 맞춘 정책 뒷받침 필요”

[축산신문 신정훈 기자] 청주농고 축산과에 입학하면서 소와 인연을 맺은지 40년. 낙농외길을 걸어온 오종권 충북낙협 조합장은 지난해 말 정부로부터 우리나라 최초의 ‘낙농마이스터’로 선정됐다. 2019년 제2회 전국조합장동시선거에서 당선돼 충북낙협을 이끌고 있는 오종권 조합장은 낙농위기에 대한 고민으로 말문을 열었다.


FTA 시대 원유생산 감축은 산업 포기 행위

가공원료유지원·잉여유 처리지원 예산 증액을

우유 학교급식 불용예산 활용 자급기반 다져야


위기극복 낙농대책 중요

“국산우유 자급률은 2019년 48.5%로 10년 전인 2009년 69.5%와 비교하면 21%p나 하락했다. 유제품 소비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FTA 확대에 따라 수입량이 증가하면서 국산우유 자급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휴교조치로 학교우유급식까지 중단돼 낙농산업을 위기로 내몰고 있다. 낙농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한 정부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오종권 조합장은 흰 우유 주 소비계층인 유아·청소년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소비 감소세는 계속되고, 더욱이 2026년 한·미FTA에 따른 유제품 수입관세가 완전 철폐되면 수입산 증가로 자급률은 또 떨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오 조합장은 자급률 하락과 농가 부채증가 등 낙농경영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코로나19는 낙농위기를 빠르게 부채질했다고 지적했다.

“하루 학교우유급식 물량은 약 570톤으로 전국 일일 생산량 5천800톤 중 약 8%를 차지한다. 코로나19로 휴교조치가 내려지면서 570톤 중 약 80%에 해당하는 460톤이 학교급식용 우유에서 사용이 중단됐다. 이는 물량소진을 위한 유업체의 덤핑판매라는 부작용으로 나타났다.”

오 조합장은 이런 상황은 당장 낙농가의 피해로 전가되고 있다고 밝혔다. “2021년부터 낙농진흥회와 유업체들이 낙농가의 생산쿼터 감축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원유생산량 증가 등을 이유로 꼽고 있는데 사실 하절기 이상기후에 따라 원유생산량이 조금 늘긴 했다. 그러나 전년 205만톤 대비 209만톤으로 2% 정도에 불과하다. 지난 10년 동안 생산량이 205~210만톤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예년 수준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오 조합장은 낙농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FTA에 따라 유제품 수입증가 추세를 빼놓고 국내 낙농가들에게 원유생산 감축만을 강요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학교우유 공급 중단에 유업체들이 출혈경쟁으로 경영이 악화된 것을 낙농가에 전가하는 것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오종권 조합장은 코로나19의 특수상황에서 생산량을 감축하겠다는 것은 결국 낙농가에게 젖소 도태 등 생산수단 폐기를 강요하는 것이라고 했다.

오 조합장은 때문에 정부의 낙농대책이 긴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정부가 국회에 보고한 한·EU FTA 낙농대책을 보다 확실하게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시 가공원료유지원사업에 매년 20만톤 300억원 지원하겠다고 했는데 당초 계획과 달리 2019년을 기준으로 186억원에 그쳤다. 국산우유 자급률 향상을 위해 가공원료유지원사업 예산을 증액해야 한다. 코로나19 관련 낙농대책으로 잉여유 처리지원을 위한 낙농진흥회 원유수급조절사업 예산을 증액할 필요가 있다.”


■충북낙협 주요사업은

착유기 점검·송아지 발굽교정 등 농가실익 사업 다각화


충북낙협의 대표적인 교육지원사업은 농가 착유기 점검 컨설팅, 송아지 발굽교정기 지원, 젖소 발굽삭제 지원, 조합원 전담제 운영, 농업인 안전보험 가입지원(조합원+배우자), 여름철 구충관련 파리끈끈이 지원, 착유장 난간설치 지원 등을 꼽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착유기 점검사업은 연간 상시 지원된다. 전문컨설턴트가 조합원 농가별 연 2회 이상 목장을 직접 방문해 점검을 실시한다. 

충북낙협은 2019년 착유기 점검사업을 시작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체세포성적이 2등급(20만8천개)에서 1등급(19만4천개)로 향상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조합원 소득증대 효과는 2억3천만원이라고 했다.

송아지 발굽교정기 지원사업은 발굽기형으로 인한 폐송아지를 구제하기 위한 사업이다. 사업전담 직원을 운용해 요청농가에 직접 방문해 교정기를 설치해주고 있다. 올해의 경우 35농가를 지원해 37두의 사고 및 선천적 발굽기형 송아지를 구제했다. 폐송아지 발굽교정 지원사업은 젖소의 경제적 수명연장으로 이어져 농가소득에 기여한다.

젖소 발굽삭제 지원사업은 사료효율성과 산유량 증대를 위한 사업이다. 역시 지도과에 전담 직원이 배치돼 있다. 지역 수의사와 연계해 전담 직원이 조합원 농가를 방문해 발굽삭제 및 치료를 지원한다. 검정사업과 연계한 유성분 분석 사업도 병행된다.

충북낙협은 발굽삭제 지원사업을 통한 산유량 증가는 328톤에 달한다고 계산했다. 이를 낙농가 소득으로 환산하면 연간 3억5천만원이라고 설명했다.

조합원 전담제도도 핵심사업이다. 조합원 고령화에 따른 밀착서비스 제공을 위한 사업이다. 직원별 5농가씩 전담 조합원이 배정돼 있고, 담당직원은 조합원별 상시 소통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신속한 민원해결은 물론 조합원이 조합을 신뢰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는 평가이다.

조합원들의 원가절감은 위한 TMR 신제품도 출시했다. 조사료 60% 이상을 국내산으로 투입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월 라이그라스 20톤, 옥수수사일리지 20톤을 사용한다. 신제품 출시에 따르 원가절감 효과를 계산하면 수입산 대비 kg당 43원이 절감된다는 설명이다.

충북낙협은 최근 TMR공장에 사각베일러 시설을 설치했다. 원형보다 사각곤포가 조합원들이 목장에서 이용하기 훨씬 편리하다는 점을 고려했다. 사각곤포는 보통 개당 320~380kg의 중량으로 포장된다.

충북낙협은 또 국내산 조사료 소비 판매 활성화를 위해 조사료유통센터에 국내산 믹스 진공포장 시설도 도입한다. 올해 안에는 사각 진공포장된 TMF사료까지 개발 완료해 판매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남북목장 운영하는 국내 최초 낙농마이스터

“낙농 노하우 전수 위해 어디든지 달려갈 것”


청주 흥덕구 옥산면에서 1997년 남북목장을 창업한 오종권 조합장은 소와 인연을 맺은지 40년이 됐다. 1980년 청주농고 축산과에 입학하면서 부터이다. 오 조합장은 축산과를 졸업하고 1984년부터 2000년까지 충청가축인공수정소를 운영했다. 목장을 시작한지 2년 만인 1999년에는 축협중앙회 우유군능력 검정사업 평가에서 전국 2위에 올랐다. 2006년에는 우수농업경영인에 선정됐고, 2019년에는 낙농마이스터로 대가의 반열에 올라섰다.

오종권 조합장은 인공수정사와 목장 일을 하는 중간에도 학업을 놓지 않았다. 농협대학교 협동조합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충북대학교 대학원에선 축산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천안연암대학이 개설한 목장형 유가공기술 교육, 한국농업대학 최고농업경영자과정, 충북농업마이스터대학 낙농과정 등 계속해서 만학의 길을 걸었다. 지금은 조합장직을 수행하면서 충북낙농발전연구회장, 충북우유사랑축제추진위원장, 우유자조금 관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남북목장의 원유쿼터는 1천700kg. 청주농고와 한국농수산대학에서 축산을 전공한 아들이 대를 잇기 위해 2010년부터 목장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목장을 시작하게 된 동기에 대해 오종권 조합장은 “배운 것을 현장에서 직접 해보고 싶었을 뿐”이라고 했다.

낙농마이스터로 지정된 것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대단한 영광이라고 했다. “낙농분야에서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앞으로 더 많은 낙농가들이 마이스터에 도전했으면 한다. 충북낙협 조합원은 물론 전국의 낙농가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언제 어디든지 달려가 노하우를 전수할 생각이다.”

낙농분야 최고의 장인답게 오종권 조합장의 남다른 아이디어는 올 봄 조합원 목장에 ‘안전’이라는 선물로 전달됐다.

오종권 조합장은 조합원 절반이상인 111농가의 착유장에 안전손잡이가 없다는 점을 파악하고 곧장 손잡이를 달아주는 작업에 착수했다. 5개월 동안 주말을 이용해 하루 5~6곳씩 조합원 목장을 찾아 직접 용접봉을 들고 착유장에 앞뒤 2조씩 안전손잡이를 부착했다.

“조합원들이 착유장에서 미끄러져 부상을 입었다는 소식을 종종 접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시간을 쪼개 직접 부착해주게 됐다. 착유장 뿐 아니라 젖소 미끄러짐 사고 방지를 위해 채식장 바닥관리에도 농가에서 신경써야 한다. 미끄럼 방지용 바닥 홈파기를 주기적으로 해주면 도움이 된다.”



■현장 소통에 강한 협동조합 리더

참신한 사업 발굴 전개…현장 공감 이끌어


오종권 조합장은 충북낙협 경영에서도 다양한 아이디어로 새로운 전기를 열어가고 있다. 당장 조합장 취임 이후 조합원들의 원유대금 거래통장을 유치했다. 유업체에서 지급되는 원유대금 거래통장을 조합 보유 통장으로 전환토록 조합원들에게 권유해 매년 2억5천만원의 손익 증대 효과를 거뒀다. 이에 따라 2018년에 비해 2019년 충북낙협의 예수금은 271억원이 늘어 20.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대출금도 같은 기간 1.77% 늘었다. 스마트뱅킹 증가율은 16.2%, 콕뱅킹 증가율은 124%를 기록했다. 조합자산은 1천965억원으로 2018년에 비해 243억원이 늘어 14.1%의 증가율을 보였다.

현재 충북낙협은 폐수처리장을 신축 이전하고 있다. 2005년에 설치됐던 폐수처리장(67㎡)을 220㎡로 확장 신축한다. 처리능력도 하루 40톤에서 60톤으로 늘리고, 방류량도 하루 36톤에서 50톤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를 위해 오종권 조합장은 활발한 농정활동으로 충북도와 청주시에서 5억2천600만원의 보조금 지원을 받아냈다.

오종권 조합장은 취임 이후 TMR사료 가격은 kg당 355원으로 42원 인하했다. 50두를 기준으로 따지면 농가당 연간 2천300만원의 원가절감 효과가 있는 셈이다. 생균제 사료의 경우 균주를 향상하는 방식으로 품질을 강화했다. 이는 대장균 증식억제와 살모렐라균 억제효과와 함께 면역기능을 강화해 젖소의 산유량 증대로 농가소득에 기여했다. 조합원 230농가에서 생균제 품질강화로 2리터의 산유량이 증가하면 연간 총 1억9천300만원의 농가소득증대 효과가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오종권 조합장 취임 이후 충북낙협 치즈공장에도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스트링 치즈 품질 균일화와 수율 증대를 위해 생산시설 보완에 나서 사출기와 쿨링배트 교체 등과 함께 단백질 함량이 높고 질이 좋은 원유를 선별, 분리 집유하는 방식 등을 병행하면서 16.27%의 생산효율 개선효과를 거뒀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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