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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동물복지 닻을 올리다

  • 등록 2020.04.30 19:04:44


전 중 환 농업연구사(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동물복지연구팀)


# 시작하며
‘닻을 올린다’라는 것은 배가 출항하기 전에 닻을 갑판 위로 인양하는 작업으로 어떤 일의 시작을 알릴 때 흔히 사용되는 표현이다. 하지만 영화 마니아들은 1945년에 개봉된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 주연의 영화 ‘닻을 올리고(Anchors aweigh)’를 떠올릴 것이고 밀리터리 마니아들은 1906년에 찰스 짐머만(Charles Zimmerman)이 작곡한 미 해군 행진곡 ‘Anchors aweigh’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미 해군 행진곡(Anchors aweigh)을 주제로 영화를 만들었으나 영화개봉으로 오히려 행진곡이 유명해졌으니 우선순위는 의미가 없을 것 같다. 한편으로 ‘닻을 올린다’라는 문구에는 대항해시대에 새로운 문물의 발견을 희망하고 미지로 개척을 떠나는 설렘이 묻어난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농림축산식품부의 ‘제2차 동물복지 5개년 종합계획’ 발표와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의 ‘동물복지연구팀’ 신설은 동물복지의 새로운 도전과 시작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정책과 연구의 변화
며칠 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제2차 동물복지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된 ‘제2차 동물복지 5개년 종합계획’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수행할 동물복지 관련 계획으로 6대 분야 26대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6대 분야는 ①동물보호 복지 인식 개선, ②반려동물 영업관리 강화, ③유기 피학대 동물보호 수준 제고, ④농장동물의 복지 개선, ⑤동물실험 윤리성 제고, ⑥동물보호 복지 거버넌스 확립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종합계획은 2014~2019년까지 진행되었던 제1차 동물복지 5개년 종합계획을 보완하고 발전시킨 것으로 축산분야와 관련된 내용을 살펴보면 가축의 사육기준을 강화하고 도축·운송 및 동물복지 인증기준을 강화하는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다.
동물복지 정책 변화와 더불어 2019년 12월,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동물복지연구팀을 신설하여 동물복지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동물복지연구팀은 농장동물연구실과 반려동물연구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 가축의 동물복지 사육시설 및 인증기준 개선 연구, 반려동물 사료개발 및 질병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농장동물의 경우 가축의 행동습성을 이해하고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위한 시설개선 및 가축관리에 대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동물복지연구팀은 농림축산식품부, 협회, 대학 등과 협력하여 정책분야와 산업현장에서의 요구를 연구개발에 적극 반영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처럼 동물복지와 관련한 정책이 강화되고 관련 연구가 확대되는 것은 동물복지 개선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국제정세를 반영한 결과라 할 수 있다. 2007년, 동물복지인증제도가 처음 도입되었던 그 때와 현재를 비교하자면 사회인식과 관심도의 차이는 극명하게 다름을 알 수 있다. 지난 10여 년 간 우리의 윤리의식이 진일보했다고 할 수 있으며 보다 적극적인 동물복지 대응에 나선다는 점에서 동물복지의 새로운 시작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인도의 정신적 지도자인 마하트마 간디는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동물을 대하는 방법을 통해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지금의 우리사회는 도덕적 진보를 희망하고 있으며 이러한 사회구성원들의 요구에 의해 동물복지의 닻이 올려졌다.


# 마치며
앞서 얘기한 영화 ‘닻을 올리고’는 20세기 미국 최고의 가수인 프랭크 시나트라가 주연한 영화로 유명하지만 영화가 개봉된 1945년은 우리가 일제로부터 해방된 해로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다. 지난 70여년의 길지 않은 시간 우리는 일본의 식민지 수탈과 전쟁의 포화를 견디며 기적과 같은 경제적 발전을 이루었다. 뿐만 아니라, 동물복지를 위한 정책이 마련되고 전문 연구팀이 꾸려질 정도로 윤리의식의 확장을 함께 이룩한 것이다.  물론 동물복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관련 기술의 개발 등 풀어야 할 난제(難題)가 산적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동물복지라는 한 배를 탄 운명 공동체로서 우리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 역경을 헤쳐 나간다면 동물복지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충족시킬 방안을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축산의 새로운 미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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