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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코로나 19 바이러스와 사료곡물 시장

  • 등록 2020.04.08 11:28:17


김 치 영 박사(한국대용유사료협회 전무)


코로나바이러스와 식량안보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심각해지면서 식량안보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인적, 물적 이동이 제한되고, 식량 및 식품들의 사재기가 늘어나고 품귀현상을 빚자 주요 수출국들이 잇따라 곡물 등 주요 먹거리의 해외 반출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많은 나라들이 국경을 닫았고, 쌀이나 밀 등 주요 식품의 수출을 제한했다. 세계 3위의 쌀 수출국인 베트남이 자국의 곡물을 비축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수출을 중단했으며, 러시아도 쌀, 소맥, 보리 등 곡물의 수출을 일시적으로 금지하기에 이르렀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여파로 인해 식품 사재기 현상이 빚어지고 곡물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수급 불안을 우려하여 서둘러 수출제한 조치를 내린 것이다.
따라서 사료곡물의 대부분을 외국에서 수입해야 하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식량 공급체계에 이상은 없는지 그리고 향후 가격 전망은 어떠한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한 해 1천만톤 이상의 사료곡물을 외국에서 수입·조달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식량의 안정적 확보야말로 우리 국민의 생존권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과거 우리가 경험했던 곡물의 수출중단 사태는 1979년 미국의 카터 대통령이 구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빌미로 소련에 대한  엠바고(Embargo:수출중단) 조치를 취함에 따라 곡물수출이 중단되면서 ‘식량의 무기화’가 주요 이슈로 부각된 적이 있었다. 그 후 2008년과 2014년에도 러시아가 물가안정을 위해 곡물수출을 제한하면서 일시적으로 수출이 중단된 적이 있었지만 이는 수출국의 수출 정책의 변화로 인한 일시적이고 국지적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가격 폭등을 초래한 식량위기는 대부분 기상이변에 따른 흉작이나  주요 곡물 수출국들의 생산량 감소에 기인한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야기된 식량 공급에 대한 우려는 과거와는 달리 전 세계적으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안정적인 수급 상황에서 일시적인 가수요와 물류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심리적 불안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다르게 좀 더 냉정하고 차분하게 사태를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실제로 지난 3월 9일 우리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집계한 2월 세계 식량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1% 하락했고, 치즈 등 유제품과 쌀을 제외한 모든 주요 곡물가격과 식물성유지 가격들은 오히려 소폭 하락했다.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식량 중 하나인 소맥도 시장 공급량이 충분하고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수요가 감소하면서 하락했다.


최근 사료곡물 가격 동향
축산물 생산에 가장 중요한 배합사료의 주원료인 옥수수 가격은 최근 원유가격의 폭락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인한 전반적인 수요 위축과 부진한 수출실적으로 인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발표된 미국 농무성의 3월 옥수수 수급은 큰 변동이 없는 가운데 3월 16일 현재 미산 옥수수 수출가격은 전월 대비 소폭 하락한 C&F 기준 톤당 215불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옥수수와 마찬가지로 대두 가격도 최근 중국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의 완화에 따른 구매 기대감으로 반등을 보이기도 했으나, 부진한 수출실적과 함께 세계적인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인한 수요 위축 우려로 3월 16일 현재 C&F 기준 톤당 378불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인한 일부 국가의 수출중단과 공급체계의 이상으로 사료곡물 가격이 폭등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시장의 일부 불안감에도 불구하고 원유, 금 등 실물자산 가치의 하락과 함께 시카고 곡물시장의 옥수수, 소맥, 대두 등 주요 곡물 가격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오히려 저가 구매의 찬스
최근 미국곡물협회(USGC)는 한국내 사료회사를 비롯한 곡물 수입업체들의 불안감을 해소시켜 주기 위해 미국 내 주요 곡물 수출업체들의 동향과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알려왔다.
최근 미국곡물협회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미국내 확산과 관련하여 미국 내 주요 농업생산단체와 뉴올리안즈와 미국 북서태평양연안(PNW)지역의 주요 수출 터미널회사 등과 접촉한 결과 현재 미국 내 주요 곡물 수출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수출 시스템에 전혀 이상이 없도록 방역체계를 강화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노력하고 있다고 전해왔다.
또한 코로나19 바이러스와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수출용 컨테이너 부족으로 일부 컨테이너 운송에는 우려가 있을 수 있으나 대부분 벌크선을 이용해 수입하는 사료곡물의 경우는 전혀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지난 몇 주 동안 곡물과 에탄올 가격은 하락했으며 오히려 이러한 상황들이 한국과 같은 수입국들에게 있어서 저가에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알려왔다.
따라서 지금 전 세계가 직면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일부 국가가 곡물 수출을 중단하고 물류이동 제한 및 사회적 거리두기를 취하고 있지만 미국의 사료곡물 공급체계에는 전혀 이상이 없으며, 오히려 수요 감소로 인해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사료곡물의 저가 구매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미국곡물협회(USGC)의 조언이다.


문제는 환율이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가 우려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전 세계 주가와 유가가 폭락하고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환율도 폭등하여 지난달 19일 장중 달러환율이 1천300원까지 치솟았고, 다행히 정부의 정책 개입으로 최근에는 1천230원대에서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유럽과 북미지역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진정되지 않은 채 확산 일로에 있고, 정부의 무제한적인 양적완화 정책이 우리 환율시장에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는 불안한 가운데 사료업계는 하루하루 밀려오는 수입대금의 결재를 망설이며 불안한 시선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료기업들은 국제 곡물시장에서 원료를 구매할 때 현금으로 바로 지급해야 하는 일람출급(一覽出給, at sight) 결재방식보다는 은행에서 먼저 수출업자에게 수출대금을 지급하고 추후 수입업자가 상품을 만들어 판매한 후 은행에 이자와 함께 원금을 갚는, 즉 은행이 외상기간 동안의 신용을 공여해주는 뱅커스유산스(Banker’s Usance) 결재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 환율 상승으로 인해 사료회사들의 환차손은 클 수 밖에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추가 구매시 은행에 제공했던 담보가 부족하여 은행으로부터 추가 담보 압력까지 받게 된다. 아직은 회사 여건에 따라 결재를 다소 미루거나 당길 수 있는 여력을 갖고 있는 회사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회사들이 환차손에 그대로 노출되어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 같은 환율의 상승은 향후 배합사료 생산원가에 그대로 반영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사료회사는 물론 양축농가들도 배합사료 가격 상승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를 주시하면서 환차손이라는 큰 암초를 피해 나가기 위해 세계 금융시장의 흐름을 살펴가며 슬기롭고 현명한 판단을 해나가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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