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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논단>훈제청어

  • 등록 2019.06.06 18:30:25


박 규 현 교수(강원대학교)


미국 사우스 플로리다 대학에서는 2007년에 흥미로운 연구를 수행했다. 대상 그룹을 두 조(A, B)로 나눈 후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갈등을 양 측의 시각으로 설명한 한 쪽 분량의 같은 자료를 나눠주었다. 그 후에 A 조에게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도(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보다 약 3.5배 크게 나타난다)를 보여줬다. B 조에게는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등 중동 국가들에게 둘러싸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지도(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면적이 작게 나타난다)를 보여줬다. 같은 정보를 주었지만, 시각적인 정보인 지도에서 A조는 이스라엘이 크게 나타난 지도, B 조에게는 이스라엘이 작게 나타난 지도를 준 것만 다른 것이었다.
이 후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중 어느 쪽이 약자인가에 대한 질문을 했다. 이스라엘이 크게 보인 지도를 본 A 조는 약 70 %가 팔레스타인을, 이스라엘이 작게 보인 지도를 본 B 조는 62 %가 이스라엘을 약자로 판단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중 어느 쪽을 지지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A 조는 53.3%가 팔레스타인을 지지했고 B 조는 76.7%가 이스라엘을 지지했다고 한다. 지도를 제외한 모든 정보는 같은 것이었지만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지도에서 어느 쪽이 작게 표시되었는가가 바로 강자와 약자를 나누는데 기준이 된 것이었다.
2018년에 이어 2019년에도 암모니아의 배출과 미세먼지에 대한 영향에 대한 기사가 나왔다. 이제 축산이 원인인 것처럼 뽑은 기사 제목들은 익숙하기까지 하다. 화석연료를 연소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들이 공기 중 암모니아와 만나서 초미세먼지를 만든다고 하면서 암모니아가 마치 초미세먼지의 주범인 것처럼 표현이 되어 있다.
그렇다면 기사에 나온 물질들인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암모니아의 배출량에 대한 자료를 가지고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REI)에서 2017년 발표한 보고서 ‘2차 생성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암모니아 관리정책 마련 기초연구’의 내용 중 암모니아 배출량 현황에 대한 자료가 있다. 대기정책지원시스템(Clean Air Policy Support System, CAPSS) 자료를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물이다. 2001년부터 2014년 기간 중 질소산화물은 약 101만톤~137만톤이 배출되었으며 황산화물은 약 34만톤~48만톤이 배출되었다. 암모니아는 약 22만톤~30만톤이 배출되었다. 2001년부터 2014년까지 배출된 총량을 기준으로 한다면 질소산화물 약 1천643만톤, 황산화물은 약 594만톤, 암모니아는 약 372만톤이었다. 따라서 암모니아 배출량과 비교했을 때 질소산화물은 암모니아의 약 4.4배, 황산화물은 약 1.6배 많이 배출되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국가대기오염물질배출량서비스의 제공자료를 보더라도 2016년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암모니아의 배출량은 각각 약 125만톤, 약 36만톤, 약 30만톤으로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은 암모니아에 비해 약 4.2배, 1.2배 더 많이 배출되었다. 그리고 암모니아는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암모니아 배출량 총 합의 약 16%를 차지한다. 이런 자료를 보면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타 오염물질을 줄이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뿐일까?
암모니아만을 따로 볼 경우 농업은 2016년 기준 암모니아 총 배출량에서 약 79%를 차지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이 자료는 우리나라는 악취 관리를 위해 여러 방법을 사용하는데 그에 따라 축산 현장에서 발생하는 암모니아가 일정 부분 제거된다는 것은 반영되지 않은 결과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농업에서 암모니아의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은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것을 설명하는 논리구조가 좀 이상하다. 우선 기사의 내용처럼 위의 데이터를 가지고 글을 써보겠다. “초미세먼지를 만드는 암모니아는 농업에서 약 79%가 배출된다. 축산은 농업 배출량의 약 91%를 차지한다. 그러니 축산의 배출량을 줄여야한다.” 글을 보니 당면과제처럼 느껴진다. 다음 글을 보자. “초미세먼지를 만드는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암모니아의 배출량을 비교했을 때 암모니아는 약 16%를 차지한다. 그리고 암모니아에서 농업은 약 79%를 차지한다. 축산은 농업 배출량의 약 91%를 차지한다. 그러니 축산의 배출량을 줄여야한다.” 이 글을 읽으면 ‘왜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을 없애는 것을 우선시하지 않는가?’ 라는 의문이 생기지 않는가? 이렇듯 같은 데이터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더라도 어느 부분을 따와서 어떻게 쓰는가에 따라 받아들이는 것에 다름이 있다. 글 서두에 예를 들은 실험내용과 유사하지 않은가? 서양의 관용어에 Red Herring이라는 말이 있다. 사냥개를 훈련시킬 때 색깔이 붉은 훈제청어를 이용하는 것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그 의미는 사람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한다. 국민들이 (초)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에 관련 정보를 주는 것 같기는 하지만, 마치 더 큰 문제가 있는데 흥미를 끌만한 주제(축산/분뇨)를 던져서 사람들의 관심을 다른 쪽으로 이끄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훈제청어는 사냥개에게만 썼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