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 했던 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지난 1년간 식육유통업계는 고돈가와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감소 속에서 어려움에 처했다. 도축업계는 고부가가치 창출에 힘썼던 한해로 기억된다. 지난 1년간 도축 및 식육유통산업을 살폈다.
질병·세월호 등 변수에 극심한 시장 침체
돈육 소비 트렌드 변화…저지방부위 활기
■육류유통업계
올해 육류유통업계 이슈는 단연 고돈가다. 3월부터 시작된 유례없는 고돈가로 육가공업체들이 고전했다.
PED로 인해 국제 돈가까지 상승하면서 국내 돼지고기 시장은 아비규환을 연상케 했다. 경매시장 출하두수 감소가 계속되면서 9월 평균 5천320원, 10월 4천961원, 11월에는 6천원을 넘어서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높은 가격이다.
올해 PED, AI, FMD 등으로 육류유통시장은 바쁘게 움직였다. 여기에 세월호 사태가 발생하며 황금연휴 등 소비특수에도 불구하고 상반기에는 그 어느 때보다 극심했던 시장 침체기를 보였다. 특히 올해 돼지고기 소비트렌드가 크게 달라진 것이 주목된다. 삼겹살로 대변되던 육류 소비트렌드가 크게 바뀌었다. 지난해 식육즉석판매가공업의 업종이 신설됨에 다라 수제 햄소시지와 함께 다양한 메뉴를 구성해 판매됨에 따라 소비자들이 저지방부위에 눈을 돌렸다. 또 AI 및 수산물 소비감소에 따라 대체수요가 증가한 영향도 한 몫 했다. 이 대체수요가 기존의 삼겹살, 목살이 아닌 저지방 부위에서 나타났다.
부산물 시장이 활기를 띄었다. 월드컵 특수로 족발 등이 큰 인기를 끌었으며 순대국밥 프랜차이즈가 생겨났다. 지난해부터 대형마트 의무휴업으로 온라인시장진출, 편의점 등에 눈을 돌린 업체들도 눈에 띈다.
이밖에도 12월 28일부터 돼지이력제 사업 실시에 따라 육류유통업계는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구조조정 답보…부가가치 창출 노력
혈액자원화 사업 시동…도축장 전기료 인하 소기성과도
■도축업계
도축업계는 올해 가시밭길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축업계는 협동조합형 패커 육성, 대기업 도축장 신규 추진을 두고 도축장구조조정법을 사이에서 팽팽하게 맞섰다.
2009년부터 추진돼온 도축장 구조조정 사업이 1년도 채 남지 않았는데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사업 목표는 70개소의 도축장을 구조조정 하는 것이었으나, 지난 6년간 구조조정 자금을 받아 폐업한 업체 수는 15개소에 불과하다. 폐업자금을 안 받은 업체 수는 2개소로 총 17개소이다.
이에 따라 올해 도축업계는 도축장 구조조조정자금 분담금 징수금액을 소는 3천원에서 1천원으로, 돼지는 300원에서 100원으로 낮췄다.
도축업계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폐업을 하는 것이 어려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부가가치 창출에 눈을 돌렸다.
올해 도축업계는 도축장 경영환경 개선을 위해 혈액자원화사업 시동, 도축장 전기료 인하 등 다양한 성과를 이뤘다. 혈액자원화사업을 위해 두드린 결과 사업타당성 검토 및 마스터플린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예산을 확보했으며, 혈액자원화시설지원을 통해 186억원(보조+융자)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또 이번 FTA 축산업 대책안에 2020년까지 도축장 전기료가 20%인하되는 내용이 포함되는 성과를 이뤘다. 도축장 전기료가 운용비용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도축장에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아울러 동물복지 도축장 선정을 통한 업계의 의식변화가 눈에 띈다. 현재 부경양돈농협의 부경축산물공판장, 김해축산물공판장 2개소를 처음 지정했다. 전국적으로 배치할 계획이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에 추가로 지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