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전자 혁명
종자에 대한 중요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강조되고 있다. 전 세계는 이미 보이지 않는 종자전쟁을 시작했고, 우리나라 역시 이 같은 전쟁 상황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이다. 축산에서 가장 중요한 종자라면 각 종축이 될 것이다. 우량한 종모우와 종돈, 종란 등이 될 것이다. 이들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우리의 사료작물 종자다. 축산업은 사료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만큼 사료작물의 종자 또한 국내 축산업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의 사료작물 종자개발의 현주소를 들여다봤다.
국내 육성 옥수수 품종 검은줄오갈병에 강해…광평옥만 연 45~75톤 보급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단점개선 12개종…습해·추위 강해 겨울철 재배 적합
까락 퇴화 청보리 등 12개 신품종 육성…식량작물서 최근 사료용으로 각광
호밀·트리거케일 등 수확시기 늦어 활용 어려운 작물 조생종 개발·보급
2012년 기준 종자 도입량 및 국립종자원의 작물별 종자 공급량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하계작물인 옥수수가 257.3톤, 수수류가 885.3톤, 귀리가 565.7톤의 종자가 사용됐다. 동계작물로는 이탈리안라이그라스가 3천537.6톤, 호밀이 5천249.5톤, 청보리가 2천700톤의 종자가 소요된 것으로 집계됐다.
최기준 국립축산과학원 조사료과장은 “품종에 따라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경우 30%, 청보리는 100%를 국내산 품종이 차지하고 있으며, 호밀 등은 100% 수입종자에 의존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국내산 품종의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사료 재배면적 확대와 함께 국내산 종자의 점유율을 높이는 것은 외화절약은 물론 장기적으로 축산업의 자립도 향상을 위해 매우 중요한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옥수수
하계작물을 대표하는 옥수수는 사료가치가 높고 가축의 기호성이 우수한 작물이다. 국내에서 육성한 사료용 옥수수 품종은 9개품종이 있으며, 종자의 보급은 광평옥 품종이 연간 45~75톤 정도로 보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외국에서 육성해 우리 기후에 적응성이 우수한 46개 품종이 선발 보급되고 있다. 국내 육성 옥수수 품종은 검은줄오갈병에 강한 것이 장점이다.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동계작물을 대표하는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는 옥수수와 마찬가지로 사료가치가 매우 높고 가축의 기호성이 우수하다. 특히, 습해에 강해 겨울철 논을 이용한 사료작물재배에 매우 적합한 사료작물이다. 하지만 추위에 약한 단점이 있다.
축산과학원은 이런 문제를 개선해 국내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추위에 강한 품종 12개를 개발한 상태다. 이들 국내산 종자의 개발 보급으로 대전 이남지역 뿐 아니라 중부와 중북부 지역에서도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를 재배할 수 있다. 뿐 만 아니라 봄철 모내기에 지장이 없도록 하기 위한 조생종과 극 조생종이 육성 보급되면서 최근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재배면적은 급격히 증가해 8천843ha까지 확대, 사료작물 가운데 가장 많이 재배되는 작물이 됐다.
벼를 수확한 다음 논을 활용해 사료작물을 재배해야 하는 국내여건상 겨울철 사료작물로는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이상 가는 작물이 없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평가로 재배면적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Florida80 등 외국품종이 많이 재배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국내산 종자의 보급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30%(1천86톤)를 점유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는 국내산 종자가 외국에 비해 품질이 떨어져서가 아니다. 종자의 생산은 일정기간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주문만큼의 수량을 확보하지 못해 국내산 보급률이 아직 저조하다는 설명이다. 종자생산이 가속화되고 농가들의 사용량이 늘어나는 추세기 때문에 2014년에는 70%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벼 수확 후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종자를 파종하면 파종시기가 늦어 벼의 수확전 종자를 뿌리고 벼를 수확하는 입모중 파종기술이 개발돼 생산현장에 이용되고 있다.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종자보급 확대를 위한 남부지역 논을 이용한 국내 종자생산 기술이 보급되고 있으나, 수확한 종자의 건조 및 정선시설이 부족해 종자생산 사업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국내육성 우수품종의 종자보급확대를 위해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종자의 건조정선시설의 보급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청보리
보리는 우리나라의 식량생산을 위해 재배해온 작물이다. 근래 사료용으로 육성된 청보리는 알곡, 엽 및 줄기를 모두 사료로 이용하는 작물이다. 국내에는 12개의 신품종이 육성되어 종자가 보급중에 있다. 청보리는 전국 국내 육성품종이라는 특징이 있다.
보리는 까락이 있어 한우와 젖소가 먹기를 꺼린다. 국내에서 육성된 청보리 품종인 유연, 유호, 유한은 까락이 퇴화한 삼차망으로 까락이 있는 일반 보리 품종보다 가축의 기호성이 좋다. 최근에는 보리를 답리작으로 중부지역까지 재배지역을 확대하기 위해 수확시기를 앞당긴 품종을 육성했다.
■호밀·트리트케일·귀리
호밀은 사료가치와 가축의 기호성은 낮은 편이지만 추위에 강하고 척박한 토양에 적응성이 뛰어나 우리나라에서 월동사료작물로 활용성이 높은 작물이다. 국내에서 육성된 품종은 수확시기가 빠른 조생품종으로 곡우 등 6개 품종이 육성되어 있으나 아직까지 종자보급이 원활하지 못해 외국품종에 의존하고 있다.
트리트케일은 사료가치와 생산성이 우수한 사료작물이지만 수확시기가 늦은 것이 단점이다. 국내 품종은 3가지로 최근 개발된 품종은 수확시기가 빠른 조생종이다.
총체벼는 식용벼와 달리 볏짚과 알곡을 포함한 식물체 전체의 건물수량이 많게 육성한 것이 특징이다. 녹양 등 3품종이 육성돼 있지만 재배면적은 시험재배수준이다.
귀리는 벼과의 사료작물 중 사료가치가 높고 가축기호성이 높은 작물이다. 국내에서 육성된 11개 품종이고, 외국에서 선발된 도입품종은 스완 등 20품종이다. 이들 품종 중에는 봄과 가을에 재배하고 수확시기가 빠른 하파용 품종인 하이스피드와 다크호스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옥수수를 수확하고 8월 하순에 파종하여 11월 상순에 수확하는 하파재배의 필요성이 큰 만큼 귀리의 활용도는 매우 높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