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돈 성적순 과감히 도태…차단방역 강화
농협사료 경주공장서 맞춤형 사료 공급
EM배양실 직접 가동…친환경양돈 기반
MSY 23.5두. 6천두 규모를 일괄 사육하는 태경농장(대표 이정우, 경북 경주시 시래동)의 지난해 연간 모돈당 출하두수(MSY)는 전국 평균 15.2두에 비교하면 8.3두가 더 많다. 연간 모돈당 이유두수(PSY)도 25두로 전국 평균 21.5두 보다 많다. 2000년대 중후반 평균적으로 MSY 17~18두 정도였던 태경농장이 획기적인 성적을 올리게 된 배경에는 기본에 충실한 사양관리가 있었다. 1979년 벽돌로 돈사를 짓고 현재 위치에서 양돈을 시작한 이정우 대표는 “모두가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 많다.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는 것이 힘들 수 있지만 해보면 확실한 효과가 있다”고 35년 동안 쌓은 노하우를 한 마디로 요약했다.
“사실 폐사도 많고 성적이 안 좋았다. 이래선 안 되겠다는 생각에 새로운 각오로 외부서 들여온 후보돈 순치에 정성을 쏟았다. 그동안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던 후보돈 전용 돈사를 제대로 운용했다.”
태경농장은 2009년부터 육성비육팀, 분만자돈팀, 번식팀으로 나눠 전담팀 제도를 도입했다. 번식팀장은 베테랑인 김형수 이사(농장장)가 직접 맡고, 육성비육팀장은 하루 일과를 마치는 가장 마지막 순서로 순치돈사에 들어가 후보돈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PRRS를 비롯해 외부에서 유입될 수 있는 바이러스 안정화에 주력했다. 후보돈을 순치하는 3개월 동안에는 전담팀장의 동선까지 고려한 것이다. 태경농장 돈사배치는 진출입로에 따라 나눠져 있다. 진입로에서 후보돈사가 시작돼 진출로에 비육돈사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차단방역에 용이한 구조다. 현재 임신사 1동, 교배사 1동, 분만사 2돈, 자돈사 2동, 베이비하우스 5동, 육성사 1동, 비육사 5동을 갖춰 놨다. 스트레스 최소화를 위해 돈방에 충분한 공간도 확보했다.
“모돈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산차가 적어도 성적이 안 좋으면 과감히 도태해 사료값 부담을 줄였다. 그렇다고 노산이라고 무조건 도태하진 않는다. 지금도 15산차가 여섯 마리나 있다. 이유시점에서 능력보고 도태를 결정하는데 산자수와 능력이 좋기 때문이다.”
과감한 도태 배경에 대해 이정우 대표는 “순종라인에서 F1 후보돈을 미리 준비해둔다. 강선발되니까 모돈 갱신에 유리하다. 올해 70% 갱신을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경농장의 이런 노력들은 모두 성적으로 귀결됐다. 상시 모돈수 460두인 태경농장의 지난해 성적을 보면, 복당이유두수 11두, 모돈회전율 2.4회전, 연간이유두수 1만1천880두, 총 출하두수 1만200두, 총 출하량 117만3천kg, 연간 모돈당 출하체중(WSY) 2천594kg, 총 사료량 3천600톤, 사료효율 3.12로 나타났다. 도체등급은 A등급 39.2%(암, 거세 포함), B등급 28.5%, C등급 26.4%로 집계됐다. 농협사료 전세우 양돈PM은 “태경농장이 지난해 올린 MSY 23.5두는 전국 평균을 감안하면 1천두 사육농가 기준으로 연간 5천만원의 생산비 절감효과를 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적이 좋은 이유에 대해 이 대표는 사양관리와 방역위생, 영양공급체계의 최적화를 통한 체계적인 관리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최적의 사료선택, 효율적인 시설운영, 철저한 차단방역과 농협사료 경주공장의 컨설팅 지원, 효율적인 분뇨처리 등이 상호작용하면서 성적을 끌어 올렸다는 설명이다. 특히 개체관찰에 공을 들여 건강상태가 이상한 개체의 경우 조기 발견해 환돈방에 격리시켜 집중관리하고 있다. 개체관찰은 모돈의 발정징후 포착과 자돈의 비상상황에 대한 예방 및 대체로 이어지고, 나아가 시설의 안전점검까지 일석이조 효과를 보고 있다. 농장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농협사료 경주공장을 전이용하고 있는 것도 물류최적화와 상황발생 시 컨설턴트의 신속한 대응, 그리고 농장특성과 성적까지 반영한 맞춤형 사료 공급으로 성적향상에 기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태경농장은 특히 가축분뇨 처리에 골치를 앓지 않는다. 분뇨는 고액 분리해 분은 20kg 포대에 800원씩에 판매하고, 액은 희석해 농장에서 세척수 등으로 순환시켜 활용하고 있다. 액비로 내보낼 때 톤당 1만원씩 들던 비용이 더 이상 들지 않게 된 배경에는 직접 운영하는 EM배양실이 있다.
이 대표는 “FMD 이전부터 EM이 좋다는 얘기를 듣고 직접 배양실을 만들었다. EM을 충분히 쓰다 보니 냄새는 물론 파리, 모기가 없어졌다. 한 달에 2톤, 충분한 양을 배양해 매일 오후에 돈사 안팎에 분무한다. 분뇨처리장에도 충분히 살포하니까 냄새가 없어졌다. 모돈에도 FMD와 돈열 백신 두 가지만 쓴다. 호흡기, 설사 등에 약이 전혀 안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정우 대표는 마지막으로 “돼지는 사람이 키우고 사람이 먹는 축산물이다. 안전한 먹거리 생산이 양돈산업의 경쟁력이다. 기본에 충실해야 되는 이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