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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동산한우목장’ 한광금·호진 부자

“목장이 아닌 끊임없는 배움의 열정을 물려주겠습니다”

[축산신문 장지헌 기자]
 
- 한광금 대표와 호진 부자가 송아지에게 조사료를 주며 환하게 웃고 있다. 한 대표는 아들에게 목장을 물려주기보다는 항상 배우고 실천하는 한우인의 자세를 대물림하겠단다.
각종 심포지엄·세미나 천리 먼 길 마다않고 참석
국내외 선진지 수시로 찾아 앞선 기술 경영 익혀
분뇨발효 퇴비로 한라봉 재배…자연순환농업 실천
방목장 임대·사료 배합기 설치 생산비 대폭 절감

▶▶ 앞으로의 계획은
父 “욕심내지 않고 생산비 절감 노력 계속할 것”
子 “가장 경쟁력있는 한우목장으로 가꾸겠습니다”


경쟁력있는 축산 현장에 가면, 그곳이 경쟁력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리 990번지에 위치한 동산한우목장은 100여두의 한우를 번식중심으로 사육하는 경쟁력있는 축산현장이다. 이곳에서도 경쟁력있는 축산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이 목장 한광금 대표의 경쟁력있는 축산을 위한 배우고 실천하는 자세다. 제주도에서 각종 심포지엄이나 세미나 참석이 쉽지 않지만 한 대표는 그런 어려움을 피하지 않는다. 그동안 한우관련 유명 심포지엄이나 세미나를 모두 다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건국대학교 농축대학원 브랜드마케팅과정을 이수했는데, 강의를 한 번도 빼먹지 않고 모두 수강했다고 하니 한 대표의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어느 정도임을 알 수 있게 한다. 한 대표의 이 같은 열정은 국내 뿐만 아니라 외국의 선진 축산 현장을 살피는 일도 한 두 번이 아닐 정도다.
“제주도 축산 여건이 비록 좋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서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소를 경쟁력있게 키우는 곳이면 어디든 갑니다. 최근에도 경북지방과 충남지방을 살피고 왔습니다.”
한 대표는 이렇게 제주도에서는 해외 출장이나 다름없는 국내 선진지 견학을 자주 다님으로써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한 대표는 “비용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한 번 출장 때마다 하나의 정보만 제대로 확보해도 비용은 문제가 안 된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그에게 동산한우목장의 경쟁력은 과연 어느 정도되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간단한 생산비 분석 자료를 내놓았다.
1년에 한 마리의 암소가 한 마리의 송아지를 생산하는데 따른 경영비 분석자료다. 자료를 본 즉, 1년 365일 중 185일은 방목, 180일은 우사에서 사육하는데, 배합사료 가격이 36만원(배합사료 1kg 400원, 1두 1일 5kg)이며, 조사료 가격이 32만4천원(조사료 1kg 300원, 1두 1일 6kg)이라는 것이다. 여기다 6개월동안 목장 방목비 15만원을 합하면 83만4천원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동산한우목장의 경우 자체 방목장 20여평을 임대해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송아지 한 마리를 생산하는데 따른 경영비는 이보다 적다는 것이다. 최근의 사료값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 사육농가들에게 이 같은 송아지 생산비는 그야말로 깜짝놀랄 수준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이 같은 경영비 계산은 단순 계산인데다 제주도의 특성을 고려할 때 육지 축산과 비교되지 안겠지만 아무튼 경쟁력있는 축산을 위한 한 대표의 노력에는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한 대표의 생산비 절감 노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에는 생산비를 1%라도 더 줄이기 위해 TMR 배합기를 설치키로 하고 경북 포항에 위치한 L 산업을 직접 방문했다며 그곳에서 어떻게 사료비를 절감하고 있는 지, 그 현장을 찍은 사진을 일일이 보여주며 설명하기도 했다.
동산한우목장에서 발견한 또 하나의 경쟁력은 분뇨처리다. 소 사육 현장에 가면 어느 곳이나 분뇨 냄새가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곳은 그 냄새가 유독 적게 난다. 이유는 발효제를 분뇨에 뿌려 분뇨를 완전히 발효시켜 퇴비를 만드는데 있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퇴비는 한 대표가 직접 운영하고 있는 한라봉 재배 농장에 뿌려져 친환경 농산물 생산에 이용되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축산과 농업이 서로 상생하는, 자연순환농업의 실천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러면, 동산한우목장의 미래는 어떨까. 그것은 대를 이을 후계자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한 대표의 아들 호진씨(35세)의 한우 사육에 대한 열정 또한 만만치 않다. 호진씨는 “제주도에서 한우를 경쟁력있게 사육하지 못하면 그 사람은 축산을 할 자격이 없다”고 잘라 말할 정도로 제주도의 특성을 살려 한우를 더욱 경쟁력있게 사육하겠다는 포부를 말한다.
대잇는 축산 현장에서 누구에게나 던지는 질문인 “요즘 젊은 사람으로서 축산을 천직으로 여긴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어떻게 축산을 기꺼이 선택했느냐”고 묻자 그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 소 키우는 모습을 보면서 아주 자연스럽게 축산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나름대로 아버지와는 또 다른 축산의 꿈을 실현하기위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만큼 아버지도 적지 않은 기대를 갖고 있다. 그것은 아들이 훌륭한 한우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런저런 주문을 하는 것으로 알 수 있는데 그 중의 하나는 한 대표 자신이 그러했듯 새로운 정보를 배우고 실천하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호진씨는 오는 9월 아버지에 이어 건대 농축대학원 축산물브랜드마케팅과정을 이수하기로 했다며, 대를 잇는 배움의 열정을 표시했다.
이렇듯 경쟁력있는 축산현장으로, 대를 잇는 축산현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동산한우목장도 오늘이 있기까지 순탄한 길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제주도 토박이로 90년대 중반에 한우를 사육하기 시작한 한 대표는 IMF 때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소 사육 마리수를 늘렸지만 2000년에는 구제역 발생으로 육지에서 구입한 송아지를 반입하지 못해 위기를 겪었는가 하면, 초창기에는 한우 사육기술 부족으로 한 해에 송아지를 12마리나 죽이는 아픔도 겪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한 대표는 포기하지 않고 공부하며 어려움을 극복했다. 잠시도 쉬지 않고 선진지 현장을 찾아 배우고, 그 배운 것을 실천한 것이 오늘의 그가 있게한 원동력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의 대를 이을 아들에게 목장을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그가 했던 것처럼 공부하는 자세를 물려주려 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계획을 물었다.
“욕심내지 않고 생산비를 최대한 절약할 수 있는 사육기반 조성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입니다.”(父)
“현재 부족한 시설을 좀 더 완벽하게 갖추고 전국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한우목장으로 가꾸겠습니다.”(子)
인터뷰가 끝나고 동산한우목장을 나서면서 이 같은 축산자세라면 축산을 하는 곳이 어디든 누구나 축산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사진위부터>
1. 한우 사육 관련 일지가 빼곡하게 기록된 기록장. 한 대표는 이 기록장이 곧 생산이력이라며, 기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2. 동산한우목장에서 발효 처리된 우분퇴비. 우분이 발효되어 뽀송해진 모습이다. 이 퇴비는 한라봉 재배에 요긴하게 이용된다.
3. 목장 한켠에는 당나귀도 사육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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