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함 영 화 대표((주)애그리로보텍)
한국시장 압박 우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과 이 과정에서 심화되고 있는 미-중 경쟁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나라만 해도 당장 원-달러, 원-유로 환율이 큰 폭의 변화를 보이며 산업계 전반에 걸쳐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미-중의 관세전쟁에 따른 주변국들의 영향에 대해 우선적으로 생각되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미국의 대중국 수출 주요품목은 곡물 및 축산물이다. 하지만 관세부과로 인해 중국에 대한 수출이 감소할 경우 한국, 일본 및 대만 시장에 대한 압력을 통해 그 충격을 최소화 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입장에서는 과잉될 수 있는 자국 생산물의 가격 보장측면에서는 유리하겠지만 경기침체에 놓여 있는 현실에서 물가인상에 대한 부담을 느끼게 될 것이다.
앞으로의 변화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축산기자재를 포함한 중국산 공산품과 미국산 농축산물의 한국 시장 수출 확대 압박은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해외로 눈돌리는 중국
이미 중국의 축산기자재 업체들은 자국내 축사신축 열풍이 잦아들면서 경기 동향에 따라 한국 및 동남아 시장 진출에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및 유럽 축산기자재 업체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현지 축산업의 외형적 성장 정체와 신규농장의 설비투자 한계로 인해 동아시아 및 남미 시장으로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게 현실인 듯 하다
이전까지만 해도 미국과 유럽회사들을 중심으로 한국, 일본 및 태국 등에서의 경험, 중국의 대규모 축산계열화기업과 기술제휴를 토대로 한 중국 시장 진출이 활발히 이뤄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국의 기업들이 미국과 유럽기술을 활용한 OEM 생산 과정에서 얻어진 경험으로 제품의 자체 개발 및 수출까지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리스크 존재
다만 간과해선 안될 게 있다.
단순히 기계적이거나, 구조물 형태인 제품의 경우는 예외일 수 있지만 스마트 기자재 제품 및 시스템의 한국 도입시에는 다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첫째 중국의 스마트축산 관련 장비(기자재)의 기술력이 높아졌다고는 하나 다양하면서도, 장기간운영 경험과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안들에 대한 대비가 부족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둘째는 스마트장비의 특성상 네트워킹과 데이터의 저장, 분석이 필수적인데 대외적으로 폐쇄적이고 정부 요구에 의한 정보제공 제도에 따른 중국내 서버 활용의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
셋째는 중국내 신규시장의 축소로 한국 시장 확대를 위한 밀어내기 가격 정책으로 국내 기자재 시장 잠식과 혼란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이는 곧 국내 기업들의 존립과 함께 독과점에 따른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넷째는 중국내 경기침체, 그리고 완성되지 못한 중국 기업의 기술적 불안정성으로 인해 스마트장비 특성상 반드시 뒤따라야 할 유지 보수 및 제품의 지속적인 개선이 어렵거나, 정치적 이슈에 따른 경제제재 등의 상황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술도입 + 자체 개발 병행
중국의 진출에 대비한 한국 축산의 스마트팜 솔루션 및 장비산업의 발전방향은 단순히 순수 국내 개발만을 목표로 하기 보다는 유럽, 미국 등과 글로벌 기술제휴 및 사업 연계를 토대로 필요한 제품을 도입하되, 가능한 부분은 자체 개발을 통한 통합 솔루션으로 추진하는 게 바람직 하다는 생각이다.
세계적인 기술을 하루빨리 접목, 단기적으로 아시아와 개발도상국에 적합한 시스템으로 발전시키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유럽과 미국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진출(수출)을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글로벌 시스템을 갖춘다면 한국의 데이터 분석과 정밀 사양관리 운영 솔루션 개발로 경쟁력을 강화, 미국이나 유럽 회사들이 먼저 ‘협업의 손’ 을 내미는 미래를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미-중 관세정책의 결과가 거시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축산업에도 많은 미시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많은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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