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관능 평가서 우유보단 치즈서 우세, 유가공 강점 살려야
안정적 생산·소비 기반 마련 위한 설비·기술 지원도 필요
저지 유제품이 하나의 시장으로 자리잡기 위한 유가공 부문에서의 적극적인 투자가 요구되고 있다.
저출산, 소비 트렌드 변화, 관세철폐, 환경문제 등 대내외적 위기에 대응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저지종 육성사업이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다.
저지종 육성사업이 진행 중인 지자체나 조합별로 속도의 차이는 있으나, 현재 가장 급선무인 것은 제품생산을 위한 사육두수 확대로, 2010년 민간서 첫 도입된 저지종은 9월 혈통 등록 기준 86농가서 814두를 사육하고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 제주우유, 당진낙협, 목장형 유가공 등에선 일부 제품화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제품군이 우유와 발효유에 국한된 상황으로, 여기에 사용되는 원유량은 일평균 3톤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전체 일평균 원유생산량의 0.005% 수준에 그친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의 경우엔 자체 생산설비로 가공하기엔 원유량이 적어 OEM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실정으로 이마저도 우유 제품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저지유의 특징은 높은 고형분 함량덕에 유제품 제조 시 높은 수율과 뛰어난 풍미를 지녀 치즈, 버터, 아이스크림, 푸딩 등으로 가공했을 때 진가를 발휘한다.
실제, 지난해 국립축산과학원과 한국낙농식품응용생물학회가 개최한 ‘지속가능한 낙농식품생물산업을 위한 제도개선 및 기술혁신’ 춘계 심포지엄에선 블라인드 관능검사 결과 종합기호도에서 국산 저지우유(6.2점)는 일반우유(7점)에 비해 낮은 점수를 받았다.
소비자들은 저지우유가 갖는 프리미엄, 친환경, 고단백·지방 특징을 설명을 들었음에도 가격차이로 인해 일반우유를 더 선호했다.
반면, 치즈는 관능적 요인과 친환경 콘셉트에 대한 영향으로 일반치즈보다 더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저지 유제품은 주류보단 특수시장으로 자리를 잡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만 안정적으로 제품이 만들어지고, 지속적으로 소비가 되기 위해선 사육두수 확대와 더불어 제조기술 확립·보급, 생산설비 확대 등 유가공 부문에 투자가 함께 발맞춰 갈 필요가 있다는 견해다.
아울러,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선 외산 유제품이 국내 시장을 점령한 국내 시장의 상황과 저지 유제품에 대한 가격수용도를 고려해 프리미엄 제품으로서 소비자들에게 접근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저지유 생산량은 대량 설비의 최소 생산량 기준에 미달돼 소규모로 제품화를 하고 있는데 제품이 한정적이다. 게다가 시유 중심의 국내 낙농산업 특성상 버터, 치즈 등 국산 유제품은 상대적으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고 있다. 저지종 사육두수가 확보되기 전 소비기반을 다지기 위한 홍보와 추후 제품화에 대비한 생산기반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저지 유제품 개발 및 교육, 설비 등 투자에 선제적으로 집중해야 한다”며 “또 저지 유제품의 맛, 영양성분, 가치소비 등 프리미엄 이미지를 알리는데 힘써 가격 저항성을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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