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종돈업계는 대부분 해외 유전자에 의존, 개량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독립적인 개량만으로는 해외 종돈회사와 경쟁이 힘들다는 판단이 그 배경이 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와 해외의 종돈개량 효율을 비교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는 사실 찾기 어렵다. 이에 따라 국내 한 종돈회사의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의 보편적인 종돈개량 효율 수준을 평가해 보고 개선이 필요하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해 보고자 한다.
수출사 추정치 선발지수 활용
국내 A종돈회사는 지난 2013년 유럽의 B사로부터 요크셔와 랜드레이스 순종을 도입, 신축한 GGP농장에 입식하고 이후 약 5년간 번식 및 검정자료를 B사에 보내 각 형질의 육종가를 추정, B사가 추정치로부터 산출한 선발지수를 근거로 선발을 수행했다.
그러므로 B사와 A사의 선발지수 평균의 차이를 비교하면 A사의 상대적 선발효율을 계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두 회사의 GGP농장 시설, 사육환경, 사양관리 등에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발효율을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방법이다. 다만 B사에서는 측정 기록이 이뤄졌지만 A사에 자료가 없는 형질이 있다. 즉, 육질을 종합 평가한 육질지수, 도체수율, FCR 등이며 이런 형질의 육종가는 A사가 도입한 종돈과 B사 원산지 종돈 간의 혈연연결을 통해 추정됐다.
선발효율 수출사의 60% 수준
B사의 선발지수 연간 개량량은 <표>와 같다. 선발지수는 육종가 추정치로 계산한 후 평균 100, 표준편차 20이 되도록 표준화한 수치다. 연간 개량량은 요크셔와 랜드레이스가 비슷한 평균 11.07인데 이는 표준편차 단위로 0.55에 해당한다. 따라서 4년간의 누적 선발반응은 2.2 × 표준편차가 되었을 것이다.
국내 A사의 선발은 대체로 B사가 보내준 선발지수에 근거, 선발된 개체의 일부를 외모평가에 근거해 도태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이 기술협력 기간 중 두 회사 GGP 돈군의 선발지수 평균을 비교한 결과 요크셔와 랜드레이스에서 A사 평균이 지속적으로 B사 평균보다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크셔에서 A사 연간 개량량이 B사 개량량의 75.8%로 추정됐고, 랜드레이스의 경우는 A사의 연간 개량량이 B사 개량량의 45.0%에 머물렀다. 두 품종을 평균하면 A사의 선발효율은 원산지 B사의 60.4%로 추정된다.
선발 강도 세대간격 차이
이처럼 국내 A사의 선발효율이 낮았던 원인은 다양하다. 선발반응을 결정하는 요인 가운데 형질의 측정과 기록, 선발강도와 세대간격이 B사와 달랐기 때문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사료요구율 (FCR) 계산에 필요한 개체 일당사료섭취량 측정은 기록장치의 고장이나 운영문제 때문에 자료손실이 많아서 FCR 육종가 추정치의 정확도가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A사 GGP농장에서 2016~2022년 사료섭취량 측정을 개시한 수퇘지 5천671두 가운데 65일간 측정이 끝난 후 사용 가능한 자료가 확보된 개체수가 3천710두로 65.4%에 불과했다.
수퇘지 검정 적어
선발강도가 낮아진 주원인은 수퇘지 검정두수가 적었고, 검정 후 외모심사에 근거한 도태의 강도가 높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모계에서 B사는 수퇘지를 복당 1.5두 이상 검정, 선발하는데 A사는 2014~2022년 평균 요크셔 0.86두, 랜드레이스 1.3두를 검정해 선발한 것으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선발율이 높았다. 세대당 선발두수는 거의 일정한 만큼 검정두수가 적으면 선발율이 높아지고 따라서 선발강도는 낮아진다, 검정하는 수퇘지는 거세를 하지 않기 때문에 검정 후 도태하는 개체를 비육돈으로 출하하면 GGP농장의 손실로 나타나는 부담이 크다 보니 검정두수를 제한한 결과로 보인다.
외모평점 육종가 선발지수 포함
선발강도가 낮아진 또 다른 이유는 외모심사에 근거한 강도 높은 도태다. 즉, 선발지수에 근거해 선발한 개체를 외모의 결함 때문에 도태하는 비율이 높아 능력이 우수한 개체가 제외되는 빈도가 높았다. 2014~2022년 A사 요크셔 수퇘지에서 외모에 근거한 도태가 없었더라면 선발지수 선발율이 2.1%로 예상되나 외모에 근거한 도태 후에 선발지수 선발율은 6.7%로 높아지고, 암퇘지에서는 4.0%에서 10.2%로 높아지며, 선발강도가 낮아졌다.
번식이나 건강에 주는 영향을 고려할 때 외모에 근거한 도태가 불가피하지만, 종돈 분양이 목적인 GP농장과 다르게, GGP농장에서는 이런 경우를 최소화 하되, 외모평점의 육종가를 추정, 선발지수에 포함시키는 방법이 더 효율적인 개량수단이며 선발강도를 높게 유지하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B사는 웅돈을 15개월령까지만 GGP 번식에 사용하므로 부돈 세대간격이 400일 내외지만 A사는 18개월령까지 사용해 440일 내외로 더 길다. 또한 모돈의 경우 B사는 2산 후부터는 GGP 생산에 사용하지 않아 세대간격이 440일 내외인데 비해 A사는 5산 이후에 도태하므로 620일이나 된다. 따라서 세대간격이 암수 평균 26% 길어지고 이에 반비례해 연간 개량량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A사가 B사에 준한 육종관리에 보다 집중한다면 연간 개량속도를 거의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