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캠핑 접목 체험행사에 전통주와 치즈 결합 이색 프로모션까지
낙농대책 연착륙·목장형유가공 활성화…자급기반 뒷받침 절실
외산치즈가 점령한 국내 시장이지만 낙농강대국의 공격적인 마케팅은 끊이질 않고 있다.
EU와 프랑스 국립낙농협의회(CNIEL)는 자국 치즈 홍보의 일환으로 팝업 스토어 및 시식행사, 국내외 유명 셰프 초청 요리강연을 정기적으로 개최하면서 소비저변을 넓히고 있으며, 지난 6월엔 대세 취미로 떠오른 캠핑과 접목한 ‘2024 프랑스 치즈 글램핑’를 개최하기도 했다.
치즈와 어울리는 주류는 와인이 꼽히지만 최근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전통주를 활용한 마케팅도 등장했다.
미국치즈길드는 국내 양조장 브랜드와 함께 ‘USA치즈 페어링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특산주와 어울리는 치즈를 소개하는 등 색다른 접근법으로 이목을 끌었다.
이처럼 낙농강대국들이 치즈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그만큼 국내 치즈시장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치즈 소비량은 3.7kg으로 10년 전보다 68% 이상 증가했고, 자연치즈 수입량은 13만8천956톤으로 59.4%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올해 들어 치즈 수입량이 한풀 꺾이긴 했으나, 치즈는 여전히 전체 유제품 수입량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품목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더욱 적극적으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는 사이에도 국산 치즈생산기반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오히려 생산량은 줄었다.
국내 생산량을 살펴보면 2022년 자연치즈의 경우 2천756톤으로 2014년 대비 67.8%가 감소했다.
국산 가공치즈 생산량이 2022년 3만6천787톤이긴 하나 대부분이 해외 치즈원료를 가공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국내 치즈시장은 외산이 아닌 제품을 찾기 어려워졌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제품과 품질 경쟁력은 국산 치즈가 넘어서긴 힘든 장벽이다.
국산 원유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지난해 용도별차등가격제가 도입되면서 가공용 원유의 가격은 더 저렴해졌지만, 아직 국제 원유가격과의 차이가 커 성과를 내기엔 요원하다.
목장형유가공이 국산 자연치즈의 명맥을 잇고 있으나, 한정된 생산량과 제품군, 유통망 확보 및 품질관리 문제 등의 제약으로 하나의 특수시장쯤에 머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원유 자급률 제고를 위해 국산치즈 생산량이 일정부분 받쳐줘야 하는 만큼 외산치즈가 국내시장을 완전히 점령하기 전에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치즈 생산량이 늘어나려면 결국 가격경쟁력이 가장 중요한데, 용도별차등제를 비롯한 낙농대책이 연착륙될 수 있도록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며 “또, 국산치즈가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접점이 부족하다. 목장형유가공의 전문성 제고와 생산규모 확대, 숙성치즈 저장고 확보, 유통망 개선 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국산치즈에 대한 인식개선과 매력을 알게끔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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