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기후변화 맞춰 방서대책 지원폭 확대 고려해야
때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여름을 맞이하는 낙농가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올해 6월 초순부터 폭염주의보가 발령되며 빠른 무더위가 찾아왔다. 또, 66년만에 낮 최고 기온을 갱신한데다, 평년보다 긴 장마까지 예고되는 등 역대급 찜통 더위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지도 않았지만 때이른 무더위에 낙농가들의 근심도 일찍 찾아왔다.
국내 낙농가들이 사육하는 젖소는 대다수가 홀스타인으로 덥고 습한 기후에 취약한 품종이기 때문이다.
젖소는 반추작용으로 발효열이 발생하는 데다 땀샘이 적어 열 발산에 제약이 있다.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는 땀이나 호흡으로 배출되는 증발열이 감소하면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평소보다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데, 여름엔 고온스트레스와 음수량 증가로 사료섭취량이 감소하다보니 원유생산량과 유지방이 감소할 수 밖에 없다.
실제 2018년 농촌진흥청 연구결과에 따르면 홀스타인 젖소는 27℃를 넘을 때 사료 섭취량이 4.2% 줄고, 우유 생산량은 21∼23℃일 때보다 8%(2.51kg), 24∼26℃일 때보다 4.2%(1.27kg)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생산량과 유지방량은 유대수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유지방 인센티브의 경우 3.8% 이상에서 리터당 56원을 받지만 3.7% 구간에선 20원으로 급격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낙농가들로선 여름철 기후변화에 민감해질 수 밖에 없다.
설상가상 여름철 고온다습한 환경에선 유방염 원인균의 증식이 활발해져 유방염에 취약해지며, 임신우가 고온 스트레스를 받을 시 태어난 송아지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연쇄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낙농가들은 안개분무기, 쿨링팬, 선풍기, 첨가제 급여 등 갖은 방서대책을 동원해 축사 내 온도를 낮추기 위한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매년 더워지는 여름날씨는 낙농가들의 시름을 더하고 있다.
경기 평택의 한 낙농가는 “이제 6월인데 벌서 7월 중순과도 같은 날씨다. 아직까진 그리 습하지 않아 건강관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기후이상으로 우리나라 날씨가 점점 동남아처럼 습하고 뜨거운 여름으로 변해가고 있다. 여름철엔 전기세도 평소보다 2~3배 더 나오는데, 유량과 유질이라도 유지되면 그나마 다행인 지경이다. 뉴스에선 해가 갈수록 기온이 오를 것이라고 말을 하니 앞으로 여름대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가 걱정”이라며 “정부·지자체 차원에서 방서지원을 해주고 있지만, 변화하는 기후사정에 맞춰 더 강화된 지원이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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