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국내 양봉산업은 내우외환으로 시름하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이상기후로 인한 벌꿀 생산량 감소와 생태계 변화로 병해충 발생은 해마다 늘어나 농가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이른바 우루과이라운드와 자유무역협정(FTA) 등 자유무역 개방화라는 미명하에 국내시장을 수입 꿀에 자리를 내어줄 처지에 놓였다.
이처럼 붕괴 위기에 놓여있는 양봉산업을 새롭게 재건을 위해서는 체질 개선을 통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야만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더군다나 요즘 들어 그동안 양봉산업을 지탱해 온 전업농가들의 고령화, 경영악화 등의 이유로 이탈 현상이 줄을 잇고 있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여기에다 우대정책이나 지원책은 당국의 무관심 속에 무력화된 채 방치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책 신뢰도는 떨어지고 농가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또한 계절적 요인과 지형적인 특색 때문에 그동안 이동양봉이 성행할 수 있었던 요소들이 하나하나 줄어들면서 고정양봉으로 전환하는 농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데에는 무엇보다 기후 영향이 매우 크다. 또한 꿀샘식물(밀원수) 부족도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근래 들어 그나마 밤나무, 피나무, 쉬나무, 헛개나무, 엄나무, 칠엽수 등이 국내 10대 밀원수로 손꼽히고 있어, 꿀샘식물 부족 현상을 보완하고자 지자체가 나서서 꿀샘식물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국내 양봉농가들의 소득 안정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아까시나무 단일 밀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새로운 밀원수종 발굴로 꿀샘식물 다양화를 주문한다.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다양한 꿀샘식물을 우리 산과 들에 자생할 수 있도록 로드맵을 만들어 꿀벌이 먹이 걱정하지 않고 자연과 더불어 공생할 수 있도록 쾌적한 공간을 제공해 줘야 한다는 것.
가장 핵심적인 것은 지속가능한 미래의 양봉산업을 위한 성장동력을 찾는 일이다. ‘벌꿀등급제’ 의무화를 비롯해 ‘양봉의무자조금’ 전환, ‘양봉직불제’ 도입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양봉산업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는 봉독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여 이를 활용한 건강기능식품을 비롯해 다양한 제품 개발과 임상시험을 통한 치료제 개발이 필요하다.
이외도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양봉산물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과 기능성 지표 물질에 대해 지속해서 발굴하여 이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여 이것이 결국 소비 촉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홍보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는 미래의 양봉산업을 위한 지속적인 성장동력 발굴이 핵심”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정부 차원의 양봉업에 대한 인식 전환과 폭넓은 지원이 뒷받침돼야 하므로, 양봉업계, 학계, 정부가 혼연일체 되어 국제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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