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낙농가, 젖소 스트레스 중첩 따른 후유증 우려…실효적 지원책 촉구
올해 럼피스킨 백신접종 계획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면서, 낙농현장에선 접종시기를 두고 우려와 공분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국내서 최초 발생한 럼피스킨의 확산방지를 위해 정부는 국내 사육 중인 모든 소를 대상으로 백신을 접종한 지난해 겨울, 낙농현장에선 부작용의 여파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젖소는 민감도가 높고, 매일 우유를 생산하는 축종이기 때문에 백신 부작용이 타축종에 비해 확연히 나타난다.
설상가상 럼피스킨 백신은 생독백신인데다, 구제역 백신접종과 짧은 기간을 두고 접종이 이뤄지면서 스트레스가 중첩, 더 큰 후유증을 남겼다.
구제역 백신보다 긴 부작용 기간동안 원유생산량 감소를 비롯 체세포수의 더딘 회복, 기립불능, 수태율 저하 및 유·사산으로 인한 번식계획 차질, 증상 완화를 위한 각종 영양제 비용 투입 등의 문제가 농가 곳곳에서 발생했지만, 정작 피해보상은 백신접종으로 인한 폐사가 인정될 경우에만 받을 수 있어 낙농가들은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해야만 했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도 농림축산신품부가 럼피스킨 발생 차단을 위해 백신접종을 실시한다고 알려지면서 낙농현장의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그 시기가 구제역 백신 일제접종기간과 겹쳐서다.
농식품부는 오는 4월, 40개 시·군 위험·발생 지역에 우선적으로 백신을 접종키로 했다. 이후 백신접종 상황, 럼피스킨 매개체 활동 등을 고려해 5~10월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소식에 낙농가들은 전염병 확산으로 인한 농가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예방조치임에 공감하면서도 또 다시 지난해와 같은 고초를 겪을까 걱정스런 마음이 앞서고 있다.
농식품부는 전문가협의를 거쳐 럼피스킨 매개체 활동을 감안한 가장 효율적인 시기로 4월 접종을 판단했다. 또, 이스라엘과 같은 해외사례를 들어 동시접종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면서도 부작용 최소화에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일각에선 4월 백신접종을 두고 현장을 모르는 탁상행정에 불과하다며 격분을 토해내고 있다.
경기지역의 한 농가는 “지난해 백신 부작용으로 발생한 농가피해는 말로 다 할 수 없다.
이번 조치가 현장을 지켜본 임상수의사들의 의견은 수렴이 된 것인지 의문이다. 만약 동시접종을 하게 되면 젖소가 열흘 가까이 고열에 노출이 될 수도 있는데 소가 견딜 수 없다”며 “전문가들이 누군지 알고싶다. 찾아가서 이러한 결정을 내린 이유를 묻고 싶은 심정”이라고 성토했다.
업계 관계자는 “백신 효과가 1년이지만 럼피스킨이 국내 첫 발생이기도 하기에 만전을 기하고자 4월로 정한 것 같다. 그렇다고 늦추자니 여름이고, 앞당기자니 앞선 접종과도 텀이 너무 짧았다. 다만, 동시접종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료는 자료일 뿐이고 농가들이 마루타가 돼서는 안된다”며 “아울러, 농가현장에서 발생한 부작용으로 인한 사례를 제대로 점검해 농가피해 보상, 스트레스 완화 매뉴얼 등 실효성있는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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