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정부와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홀스타인 위주의 백색시유 생산구조에서 벗어나 품종 다양화를 통한 국산 원유 경쟁력 제고를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저지종 산업화가 추진 중에 있다. 이 중 경기도는 저지종 육성사업을 민선8기 주요 역점사업으로 두고, 저지종 사육기반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의 일환으로 경기도축산진흥센터(소장 안용기)는 최근 ‘경기도 낙농 신품종(저지) 도입 정책지원을 위한 기초연구’를 완료했다. 이를 통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를 토대로 한 정책 방향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보고서가 제시한 저지종 도입 효과 및 사육농가 육성·정책지원 방안을 살펴보았다.
부분 사육서 농가 조직화 유도…안정 공급기반 확보
농가 소득보전체계 구축·판로개척 뒷받침 전제돼야
▲저지종 번식·생산·환경적 특성
저지종의 번식특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초산월령, 분만간격, 교배횟수, 5년간 생존율 등이 홀스타인에 비해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체중의 경우 홀스타인 대비 68% 수준이고, 산유량은 홀스타인 대비 70% 수준이고, 유지방, 유단백질 등 유성분과 칼슘, 인, 마그네슘 등 미네랄 함량은 홀스타인보다 저지종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 kg당 건물섭취량과 건물섭취 kg당 유고형분 생산량, 사료효율도 저지종이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소화율은 두 품종 간 큰 차이가 없었으며, 분뇨배설량이나 질소배설량은 두 품종의 체중이나 건물섭취량에 따라 다르고 소화율이나 영양소 이용성과는 관계가 없었다.
또한, 저지종이 홀스타인에 비해 열 스트레스가 산유량 및 유성분에 미치는 영향이 낮아 내서성이 강했으며, 질병발생으로 인한 생물학적 도태 비율도 저지종이 낮았다.
도태사유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유방염에 대해서도 저지종이 준임상 유방염의 발생위험도가 낮아 선천적인 면역반응 능력이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저지종 착유우의 두당 최소 사육면적은 홀스타인의 85% 수준으로 동일한 우방면적에서 저지종 착유우는 홀스타인보다 17.6%정도 더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지종 탄소배출량 저감효과를 분석한 결과에서 초산월령, 도태산차가 동일한 경우 탄소배출량/마리, 탄소배출량/FPCM, 탄소배출량/ECM은 홀스타인 보다 저지종에서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큰 차이는 없었다. 하지만 저지종의 짧은 초산월령과 높은 도태산차를 적용해 원유생산 단위(kg)당 탄소배출량을 비교하면 홀스타인 대비 4.1%가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장 단위로 탄소배출량을 비교해 보면 기존 홀스타인 사육농가에서 저지종을 사육할 경우 쿼터량에 관계없이 젖소 단위면적당 적정사육기준에 따라 홀스타인과 동일한 두수를 사육 시 탄소배출량은 32%정도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사육기반 확보 급선무
저지종 산업화를 이루기 위해선 가장 먼저 사육기반 확보가 급선무다.
보고서는 저지종 사육기반 조성·확대를 위해서는 우선 농가에서 부분적으로 저지종 사육을 시작, 추후 저지종 사육 전문농장을 점차 늘려나가면서, 농가 조직화를 통해 규모화·전문화된 생산기반을 해야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품질관리 및 안정적 공급능력을 확보하여 유통망 관리를 제고할 수 있으며, 홍보·마케팅 효율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가들이 저지종 사육 전문목장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저지종 사육에 적합한 축사·시설·장비의 구축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축사 개·보수, 저지종 전용 착유시설·장비 지원, 홀스타인과 저지종 원유를 분리·보관할 수 있는 원유저장탱크 추가 구비 지원 등 보조사업이 요구됐다.
또한, 현행 가축사양표준(젖소)는 홀스타인 품종 사육을 위한 사양관리방법으로 저지종이 도입될 경우 개별적인 사양표준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아울러, 시장에서 저지종 우유가 고부가가치 프리미엄 우유로서 상품가치를 인정받고 입지를 굳히기 전까지는 저지종 사육 시 발생하는 농가의 소득을 보전해 줄 수 있는 방법이 없기에 저지종 사육농가 육성 차원에서 일정기간 동안 정부·지자체에서는 농가경영을 위한 보조금 지급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원유산정체계 개선 통한 손실 차단
이처럼 홀스타인을 대체해 저지종을 사육할 경우 원유생산량의 감소로 인한 소득손실 발생은 저지종 사육기반 확대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미국, 호주, 캐나다 등 대부분의 낙농선진국의 경우 치즈, 버터, 유제품 등 유가공품을 주로 생산하고 있으며, 유대체계도 유지방, 유단백질, 기타 고형분 함량을 바탕으로 원유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유지방, 유단백질, 기타 고형분 함량이 높은 저지종은 홀스타인보다 높은 원유가격을 지불받고 있고, 홀스타인에 비해 적은 유생산량으로 인해 발생하는 소득 손실을 보전하며 저지종 사육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원유기본가격 구성요소에 유성분 함량을 추가해 원유가격을 책정하고 있으나, 홀스타인 원유 유성분 함량을 기준으로 한 가격으로 저지종의 높은 유성분 함량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소득보전을 통해 홀스타인 사육농가에서 저지종 사육농가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원유가격산정체계 개선(1, 2, 3안)이 제시됐다.
1안은 원유기본가격을 홀스타인과 저지종으로 품종을 구분하여 책정하는 것이며, 2안은 1안 추가적으로 유성분 함량 가격도 품종별로 구분함으로써 유성분 함량이 우수한 저지종 원유가 유성분 함량별 가격을 높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3안의 경우 1, 2안을 통해 원유기본가격을 책정했을 때 저지종 원유가격 증액에 대한 재정적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해 ‘축산법시행령 별표1’의 단위면적당 적정사육기준 개정을 통해 품종을 구분하고 저지종에 대한 사육기준을 완화해 저지종 사육두수를 늘림으로써, 원유생산량 증대를 통해 소득 손실의 일부를 보전시키는 것이다. 다만, 3안의 경우 저지종 사육두수 증가로 가축분뇨 발생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탄소발생량 감축효과는 저하가 불가피하다.
▲저지종 브랜드화 위한 홍보전략 필수
저지유는 시장에서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저지종 사육농가에서 생산한 우유의 유통·판매 활성화를 위해서는 납유처(유가공업체) 확보, 저지우유의 유통채널 입점, 저지우유에 대한 소비자 홍보용 콘텐츠 제작 등 홍보지원 등의 저지종 사육농가 판로개척 및 홍보·마케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저지유 홍보·마케팅을 위한 전략을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면 우유 소비의 주요 타겟층은 30~40대 주부들을 겨냥해 영양성분이 풍부한 프리미엄 이미지로서 포지셔닝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프리미엄 우유로 브랜드 캠페인을 추진하고, 가격은 일반우유보다 비싼 가격이지만 영양소가 풍부한 프리미엄 고급화 전략으로 가격저항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
또한 대형마트, 백화점을 포함하여 주부들에게 인기가 높은 온라인 매장을 통해 유통·판매를 추진하고, 30~40대 주부들이 활동하는 육아카페, 맘카페를 이용한 홍보·마케팅, 그리고 소셜미디어의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와 협업, 티저형 광고를 통한 홍보·마케팅이 유효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경기도축산진흥센터는 저지종 사육농가 육성 및 지원정책 방향 수립, 농가경영 효율화를 도모하기 위해 추후 저지종 사육농가 경영분석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 저지종 전용 착유시스템 확립을 목표로 국내 젖소(홀스타인) 착유시스템 현황조사, 저지종 사육 전환 시 착유 시설·장비 개선 필요사항 조사를 통해 농가지원 방향 제언 및 관련 소요예산 산정을 제시하고, 저지종 급여 조사료 초종별 효율성 검증을 거쳐 조사료별 사료효율, 생산성, 경제성 분석 등 저지종 사육농가 경영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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