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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돈

■ 건축가 양돈인이 몰고온 혁신- 팜큐브 박계영 대표

전공-양돈경험 결합 돈사설계…주민 “농장 맞나”
공사기간 파격단축도…‘CFD’ 설계 도입 본격화

  • 등록 2023.07.12 07:46:45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돈사 신개축이 이뤄지고 있는 국내 양돈현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흔히 돈사라고 하면 신구 축사 관계없이 하나같이 삼각형 지붕 일색에, 신축돈사 역시 외벽은 벽돌이나 밋밋한 드라이트 마감 처리가 마치 공식처럼 받아들여져 왔던 게 현실.

하지만 획일적인 모습의 돈사들 사이에서 지금까지 접하기 힘들었던 형태의 돈사들이 하나, 둘 출현하기 시작한 것이다.

 

# 외벽 마감도 차별화

충남 예산 소재 400두 규모의 모돈전문농장 팜큐브 박계영 대표가 이러한 바람의 한 가운데 서 있다.

박계영 대표는 건축가 출신 양돈인이다.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 직장 생활 역시 건설회사에서 시작해 오랜시간 구조설계 전문가로서 역할을 담당해 왔던 그는 잠시 휴식기를 갖던 지난 2002년 매형의 양돈장 일을 돕던 인연을 계기로 삶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처음엔 양돈장 직원으로 출발했다가 아예 농장을 떠맡아 어엿한 농장주로 자리매김 한 박계영 대표는 지난 2019년 농장 리모델링에 착수하며 자신의 전공을 십분 활용하게 된다.

박 대표는 “양돈장이지만, 양돈장 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다”며 “외형부터 바꿔보자고 마음먹고 직접 설계를 하다보니 20년 가까이 돼지와 함께하며 보고, 듣고, 느꼈던 문제점들을 담아낼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 결과 도심의 일반 건축물처럼 반듯한 옥상이 있고, 화강석 외벽에 문양까지 새겨진 네모진 2층 돈사 팜큐브가 탄생했다. 농장 명칭도 ‘네모난 돈사’ 라는 의미의 영문(Farm Cube) 그대로다. “하다못해 창고도 일반 농장과 다르다. 간판을 보고 양돈장임을 인식할 정도”라는 박 대표는 “우리 농장은 감추지 않는다. 밤에도 간판불을 켜놓고 있다”고 설명한다.

 

# 시공부터 다르다

팜큐브는 외형만 차별화 된 게 아니다.

착공(2019년 8월7일)에서부터 준공(2020년 3월5일)에 이르기까지 겨울철 공사가 불가피했음에도 팜큐브 완성에 걸린 시간은 불과 7개월여. 준공 다음날인 2020년 3월6일 입식, 12월 첫 자돈출하가 이뤄졌다. 양돈과 무관한 민간 전문건축업체에 의뢰, 시공 과정에서도 철저히 효율성을 우선한 결과다.

외벽 마감을 벽돌 보다 가격이 높은 화강석을 선택하거나 H빔이 아닌 뱃치를 내력벽으로 사용, 칸막이 역할이 가능토록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 결과 공기가 대폭 단축되며 더 많은 경제적 효과로 이어졌다. 돼지 동선을 감안한 경사로 설치와 발코니를 배치, 2층 돈사가 가질 수 있는 관리의 불편함도 사전 차단한 것도 눈여겨 볼 특징이다.

 

# 관제실도 배치

이 뿐 만이 아니다.

팜큐브는 각종 ICT 장비 운영을 위한 별도의 ‘관제실’ 까지 돈사 내부에 배치돼 있다. 모돈자동급이기와 자돈사 액상급이기 등 현재 설치된 것외에 또 다른 ICT 장비가 추가될 것을 대비, 각종 케이블과 통신시설을 집약해 한 곳에서 관리가 가능토록 했다. 자돈사 액상사료급이시스템 역시 돈사내부에 설치, 겨울철 동파와 고장률을 최소화 하고 있다. 당장의 비용투자나 사육규모 보다는 미래를 바라본 투자에 집중한 것이다. 융자를 받기는 했지만 태양광 발전시설을 자부담으로 설치, 최근 전기값 폭탄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돈사 내부시설에도 새로운 시도가 이뤄졌다.

준불연단열재와 열판시공으로 바닥난방이 토대가 된 ‘능동적 환기’ 등 단열 효과를 높이면서도 화재의 가능성을 줄이거나, 중천장 등 부식 위험성 큰 곳의 자재 대부분 스테인레스를 적용, 돈사 운영과정에서 예상되는 문제 요인을 사전에 최소화 하고 있는 것이다.

사료빈에 로드셀(하중변환기)을 설치, 실시간 사료잔량을 파악이 가능케 한 것이나, 드론을 활용한 냄새 측정 결과를 토대로 농장의 냄새 발생과 흐름을 파악하고 시간별로 냄새저감 시설 가동을 조절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감이나. 목측이 아닌 데이터에 기초한 박 대표의 농장 경영 방식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처럼 새로운 시도와 다양한 기술이 적용됐지만 팜큐브는 돼지 사육이라는 본질에서 있어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리모델링 이전까지 80일령 30kg의 자돈이 전출되던 것이. 지금은 70일령, 30kg에 가능하게 됐다. 자돈의 실폐사율도 1~2%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주변에서는 농장 신개축 과정에서 그의 손길이 닫기를 희망하는 농가들이 늘고 있다. 마치 팜큐브를 찍어놓은 듯한 모습의 양돈장들이 잇따라 출현하고 있는 이유다.

 

# 각종 오류 최소화

이런 그가 또 다른 도전에 나서고 있다. 전산유체역학(CFD, Computational fluid dynamics)을 활용한 기계식환기 돈사 설계가 그것이다.

“돼지마릿수와 환기량을 계산해 휀 숫자를 결정하다 보면 실제 돈사 운영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기 쉽상”이라는 박계영 대표는 “하지만 시뮬레이션을 통해 기류의 흐름이나 열전달 및 관련 현상 등이 돼지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파악한 CFD를 돈사 설계에 반영한다면 오류를 최소화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물론 더 많은 기초자료가 필요한 데다 시뮬레이션을 맹신하기 보다는 현장 검증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박계영 대표. 그가 국내 양돈현장 전반에 몰고 올 새로운 바람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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