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양봉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양봉에 빠져 있는 이 사람. 그래서 그는 양봉박물관을 건립, 양봉의 역사를 하나하나 쌓아가고 있다. 이런 인물의 주인공은 황금밀봉원 대표 이영기 관장.
이영기 관장은 황금밀봉원을 운영하면서 양봉박물관을 건립하는 것을 사명으로 생각하고 언젠가 건립하고 말겠다는 의지로 마침내 결실을 이뤘다.
그에게는 이런 저런 수식어가 붙어 다니지만 앞으로는 양봉박물관의 관장이라는 직함이 더 잘 어울릴 듯하다.
“근대 양봉산업의 역사적 전통과 발자취를 뒤돌아보고 조상의 얼과 혼이 담겨 있는 손때 묻은 각종 양봉 서적과 기구 등 값진 유산을 후대에 물려줄 수 있도록 보존관리에 힘써야 하지만, 변변한 양봉박물관조차 하나 없
는 작금의 현실에 대해 양봉업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이는 국내 양봉 메카로 불리는 대구 달성군에서 올해로 20여 년째 양봉업과 벌침 및 봉료법을 널리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영기 관장(74세)의 말이다.
이영기 관장은 영남대학교 화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봉료발전연구회 원장, 한국말벌연구원 등에서 활동하면서 벌침과 봉료법에 매료되어 현재까지 왕성한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이영기 관장은 지난 2014년 ‘벌침과 봉료법으로 무병장수하는 법’ 책자를 발간한 데 이어 지난 2019년부터는 우리 후손들에게 양봉 역사를 설명해 줄 우리나라 근대 양봉의 역사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전국 각
지를 돌며 직접 발품 팔아 어렵게 수집한 자료들을 한곳에 정리하여 양봉박물관을 최근 개관했다.
특히 이 관장이 손수 집필한 ‘벌침과 봉료법으로 무병장수하는 법’ 책자에는 우리나라 근대 양봉의 역사뿐만 아니라 양봉산물요법을 비롯해 벌침요법, 증상벌 벌침법, 외국의 봉료체험 사례, 14 경혈도와 경외기열 등 알기 쉽게 자세하게 수록되어있다.
이 관장은 “뿌리를 알 수 없는 산업은 결코 오래갈 수 없고, 개인이 자료를 수집해 박물관을 만들고 유지·관리하기란 정말 힘든 일 중 하나다. 투철한 사명감과 열정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정부나 지자체, 문체부가 나서서 관광산업과 연계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줘야 하며, 또한 양봉농가 교육을 위한 양봉연수원 건립도 정부가 나서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에 개관한 양봉박물관에는 절대 흔치 않은 양봉과 관련된 서적부터 양봉 기자재, 꿀벌과 관련된 사진, 우표, 배지, 엽서, 외국 서적, 양봉산물 등 희귀자료가 망라해 있다.
서적으로는 1917년 발간한 봉파 윤신영 선생의 ‘실험양봉’과 1918년 소정 이근영 선생이 집필한 ‘양봉신편’, 우리나라 최초 양봉 교과서를 비롯해 양봉잡지인 1967년 동아양봉원이 발간한 ‘월간 양봉계’, 1984년 고려양봉원이 발행한 ‘한국봉침요법연구회 기관지’ 제1호 등 이외도 700권의 국내외 양봉 서적과 봉침 관련 서적 등이 함께전시되고 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 이영기 관장은 “혹시나 북한에 남아 있을 양봉 관련 자료들을 수집해 우리나라 근대 양봉 역사를 재정립하여, 근대 양봉 역사와 유물을 한자리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었으면 한다”며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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