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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낙농산업 전망>식량안보 관점 유제품 무관세 대비책 마련 ‘급물살’ 기대

<2022년 신년특집>


배 인 휴  명예교수(순천대학교·에코드림치즈연구소장)


하나의 산업이 정착되어 산업적인 제 역할을 하는 데는 50년이 걸린다고 한다. 우리 낙농산업은 1961년 당시 국가적 축선진흥정책에 따른 정부의 젖소 도입 시점을 산업적 출발점으로 볼 때 어느덧 60개 성상을 뛰어넘었다. 내년이면 61년 된 국가 주요 식량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농가 이탈 방지·조사료 자급률 제고·후계자 육성 힘써야

식물성 대체식품 소비 확대 위협적…업계 긴밀대응 필요


한국 낙농산업 현황

2020년도 말 기준 낙농산업 규모는 젖소 사육두수 41만 두(착유우 20.2만 두), 사육 농가 6천여 호, 호당 평균 66.5두 사육, 100두 이상 사육 전업 농은 22.1%, 원유 총생산량 208.9만 톤, 유제품 총소비량 434.5만 톤에 자급률 48.1%이다. 농림업 생산액 중 축산업은 39.0%(쌀 16.2%)인데 낙농산업 생산액은 2조1천960억 원으로 축산업 총생산액 18조3,521억 원의 11.97%에 달하는 산업 규모이다. 낙농 선진국들이 몇백 년 걸려 이룩한 성과를 우리는 여기까지 오는 데 불과 60년 걸린 이 사실을 낙농인들은 큰 자부심으로 삼아도 좋다. 



2022년 낙농산업 주요 과제

낙농가 폐업

최근 국내 낙농가 수는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인다. 낙농육우협회의 낙농정책연구소(이하 낙정연)의 2020년도 낙농업 현황조사 보고는 낙농가들의 폐업 고려 주요 이유로 환경문제(37.8%), 건강 문제(36.0%), 후계자 문제(11.7%), 그리고 부채 문제(7.2%) 등이라 했다. 낙농가 수 감소가 계속되면 원유생산기반이 약화하고 이로 인해 낙농산업 전반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다. 따라서 현업 종사 중인 유능하고 노련한 낙농가들을 먼저 끌어안고 갈 방도를 찾아 전례가 없는 지원을 통해 전문 낙농가의 폐업을 막는 방안 모색이 시급히 요청된다. 


조사료 공급 혁신

우리 낙농산업의 고질적인 문제는 조사료 문제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젖소는 연산성에 의해 건전한 착유가 가능한데 만약 공태일수와 분만 간격이 길어지면 원유 생산량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 산유량을 늘리려고 농후사료 급여량을 늘리는데 이 역시 번식 장애를 유발한다. 이런 악순환 때문에 애써 키운 암소는 3산도 하기 전에 도태된다. 사실 젖소는 3산 이후부터 유전적 산유능력이 최고로 발현되기 시작하는데도 그렇다. 이런 상태가 오랫동안 누적된 것이 오늘의 낙농산업 근본 문제가 아닐까? 우리 낙농업계는 2022년에 벼농사가 이루어지지 않는 간척지와 논을 대단위 조사료생산 단지화하여 볏짚 의존도를 줄이고 고급 조사료의 자급률을 높여갈 계획을 수립하여 ‘조사료혁신 원년’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낙농 후계자 육성 

위 ‘낙정연’보고는 후계자가 있는 낙농가가 36.1%였다. 낙농 후계자 육성은 전투기 조종사와 같이 전문교육이 요구되는 분야이다. 일본 북해도의 ‘벳카이정 낙농연수목장/ http://betsukai-kenboku.jp’은 우리에게 좋은 낙농 후계자 육성기관 모델이라 할 수 있다. 교육생은 연수로부터 신규목장 창업에 이르는 3년간의 교육을 이수하면 신규낙농가로 진입하도록 지원하는 파격적인 제도이다. 낙농업계가 이런 좋은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여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정예후계자 육성제도를 갖출 필요가 있다. 


도전과 응전이 기다리는 2022년

대체 유와 식물성 유(?)

오늘의 소비자는 식품 소비 행위를 자체를 자신의 개성, 가치관과 신념 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삼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채밍아웃’이라는 용어가 그 예가 될 것이다. ‘채밍아웃’ 이란 자신이 “나는 채식주의자”라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의사표시를 말한다. 이런 경향이 우유·유제품 소비에도 상당한 영향력으로 개입하기 시작했다. 오늘날 대체 유, 식물성 유(?)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것도 낙농산업에 대한 도전적 상황으로 인식된다. 학교와 군대, 병원 등의 대규모 급식장에서 채식 메뉴 도입 요구와 우유 대신 아몬드 밀크 등 식물성 유를 지급하라고 요구하는 주장이 확산할 조짐을 보인다. 이는 안티 밀크보다 위협적이다. 그들은 말과 글로 표현했지만 이른바 ‘채밍아웃’들은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선다. 이 현상은 2022년에 낙농산업이 긴급 처방으로 대응해야 할 무서운 경향이다.


구독경제와 자판기(Vending Machine) 도입

지속 가능한 산업 미래를 선도할 새로운 기회의 입안과 시행은 서두를수록 좋다. 최근에 부상한 신개념 유통 서비스인 ‘구독경제(suscription economy)’가 있다. 재화 사용자가 일정 기간 이용료를 지불하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구독경제는 오래전부터 우유 가정배달, 야쿠르트 배달 등으로 우리 낙농산업에서는 익숙한 방식이었으나 진전은 없었다. 코로나 사태 이후 구독경제의 확산은 더욱더 우리 낙농산업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로 다가온다. 이제 본격적인 구독경제가 확산하고 정착하여 안정적인 시장이 창출되도록 낙농산업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 20년 전부터 일본은 자판기 천국이라 했지만 우리는 이제 시작이다. 최근에 무인 매장, 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 그리고 급기야 고기 자판기가 출현했다. 소비자가 굳이 정육점이나 대형 매장에 가지 않고도 얼마든지 부위별 고기를 고기 자판기에서 구매,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 낙농산업도 선제적으로 우선 저장성이 좋은 유제품(발효유·치즈류)을 자판기를 통해 소비되도록 채비를 서두르자. 전국 모든 학교와 학원 그리고 군대와 직장 및 스포츠 센터 등 유제품 판매수요가 있는 곳에 자판기를 설치 운영하여 미래 신규 유제품 소비자산으로 정착시켜 나가기를 바란다. 


소걸음(牛步) 낙농산업, 그래도 희망은 있다. 

식량 자급률이 높은 국가들은 자국민에 대한 우유는 반드시 자급하고 국민이 유제품을 안전하고 충분히 섭취하게 해야 한다는 정책 목표를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다. 낙농산업의 발전 속도는 최근에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는 전자, 자동차, 해양, 선박 분야와 비교하면 여전히 소걸음이다. 태생이 그러하니 어쩌랴! 다만 우리 국민과 정부가 이러한 태생적 느림 특성을 가진 낙농산업을 식량안보의 보루로 삼고 있다면 우리 낙농의 앞날에 희망은 넉넉하다. 무관세 유제품이 밀려오는 2026년을 앞둔 4년 동안 정부는 우리 낙농산업의 지속성을 위하여 그동안 경제 논리에 붙잡혀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던 낙농가에 대한 전격적인 지원 확대와 유통망 확대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국가와 국민은 낙농산업 기반이 한번 붕괴하면 완전 회복이 곤란한 산업이라고 인식하고 낙농산업을 지키고 보호하는 과제를 2022년부터 차근차근 시행해 주기 바란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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