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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창간 36주년 특집-건강한 K축산 / 건강한 농장>한우 / 강원 원주 ‘청명한우목장’

충실한 기본 바탕 위험요인 최대한 차단…안정된 환경 유지 집중

[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강원도 원주에 있는 청명한우목장은 매우 단단하게 빚어진 느낌을 주는 곳이다. 또한, 이곳의 이희규 대표는 장거리를 뛰는 선수 같다는 인상을 준다. 농장은 어느 한 곳도 무리가 없어 보였고, 이 대표는 안정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 집중하고 있었다. 소도 사람도 편안한 환경의 청명한우목장은 진정 건강한 축산현장이라 느껴졌다.


일관사육 통해 1년에 100두 출하…외부소 구매 없이 자체 계획교배

100% 친자확인·기록관리 철저…출입구 한 곳으로 차단방역 효율화


축산학 전공 후 축산현장에 투신

강원도 원주시 청명한우목장은 번식우 100두 포함 일관사육 형태로 1년에 100두 정도를 출하하고 있다.

이희규 대표는 강원대학교에서 축산학을 전공하고 일찍 축산현장에 투신했다. 경기도 김포에서 돼지를 사육하면서 경험을 쌓았고, 강원도 횡성에 있던 본가의 한우농장을 경남 함양으로 이전하면서 본격적으로 한우사육을 시작했다.

그는 “처음에는 반드시 축산을 하겠다는 목표는 없었지만, 집에서도 소를 키우고 있었고 해서 학년이 올라가고 시간이 지날수록 농장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2010년도에 육종농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2017년에 원주로 다시 농장을 옮기게 되면서 육종농가를 유지하는 것은 포기한 상태다.

그는 “육종농가로서 지켜야 할 의무사항들이 몇 가지 있는데 질병 검진이나 체중 측정, 분만 일정 조정 등 여러 가지로 제한 사항이 많아 포기했다. 번식우 100두는 현재 계절번식을 하고 있다. 겨울철 분만은 피하고 있다. 번식우가 더 많아지면 현실적으로 계절번식을 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개량은 영원한 숙제

한우 경력이 30년이지만 이 대표에게 개량은 지금도 어려운 숙제다.

이 대표는 “좋은 놈과 나쁜 놈을 가려내기도 어렵고, 원하는 결과가 안 나오면 속상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고, 강선발을 해서 빠르게 개량을 진행하고 싶지만, 운영상 또 그게 쉽지 않다. 여전히 개량에 대해서는 배워나가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관계기관과의 유기적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우산업은 농가만 잘해서는 좋아질 수가 없다. 정부와 사료 회사, 관계기관 모두에게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고, 유기적 협력이 이뤄져야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대학에서 축산을 전공한 것이 초기에 도움이 된 것도 물론 있다. 또한, 학교를 통해 맺어진 인맥들이 직간접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었다. 매우 중요한 것이라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내 농장에서 일어나는 일은 모두 나의 책임

청명한우목장은 이희규 대표의 남다른 농장 운영 철학이 반영돼 있다.

그는 한우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시간과 경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 듣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소를 키우는 것에 대해 쉽게 말하지만 제대로 키우기 위해서는 농장 내외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 전문적 지식을 갖춰야 한다” 며 “사양관리와 번식, 인공수정은 물론이고, 질병에 대한 응급조치, 각종 작업기계 정비, 법률적 문제까지 어느 것 하나 농장주의 손이 필요하지 않은 곳이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의 손을 빌리면 되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 대표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수정만 하더라도 발정 시기를 한 번 놓치면 그만큼 손해가 생기고, 송아지 설사도 조기에 발견해 조치하면 병세가 강해지기 전에 치료할 수 있어 피해가 최소화된다. 기계들에 대해서도 농장주가 기초적인 정비를 익혀두면 긴급한 상황에서 빠른 대처가 가능해진다”라며 “이 모든 것이 농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데 필요한 자산이 된다. 현장에서 필요한 다양한 기술들은 책이나 공부만으로는 제대로 익히기 어렵다. 반드시 시간과 경험을 통해서만 익혀질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한우는 여러 면에서 참 좋은 동물

이 대표는 한우가 여러 면에서 참 좋은 동물이라고 말했다. 특히 분뇨처리가 쉽다는 점을 첫 번째로 꼽았다.

“한우를 키우면서 가장 좋은 점은 폐수에 대한 걱정이 타 축종보다 훨씬 적다는 것이다. 돼지를 사육했던 당시 자금회전도 빠르고 해서 좋았지만, 폐수처리 문제로 너무 고생했던 터라 다시 하라면 절대로 못 할 것 같다. 질병도 많고. 하지만 한우는 참 좋은 동물 같다. 질병에도 강하고, 차단방역만 잘하면 크게 탈이 날 일도 별로 없다. 자금회전은 느리지만 매력 있는 동물”이라고 그는 말했다. 아울러 “송아지 설사에 대해서도 큰 어려움은 없다. 우선 분만전 어미 소에게 100% 백신을 주사해 바이러스성 설사에 대비하고, 혹시 발병되더라도 수시로 관찰을 하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별한 사고 없이는 송아지가 폐사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청명한우목장에서 사육되고 있는 소는 100% 친자확인을 마쳐놓은 상태다. 외부에서 소가 들어오는 일이 없고, 직접 인공수정을 하면서 기록을 하기 때문에 불일치가 생길 가능성이 거의 없다. 

“농장의 성적은 기록으로 좌우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기록은 잘돼야 하고, 정확해야 한다. 친자확인은 그 정확성을 담보하는 기초”라는 것이 이 대표의 생각이다.


농장 일에만 집중하려 한다

이 대표는 농장 업무 이외에는 다른 일은 보지 않는다. 

흔히들 하는 축협이나 한우협회 관련한 직책도 맡고 있지 않다. 아침에 출근해 농장의 송아지와 소들의 상태를 돌보고, 시설들을 점검하는 것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하고 있다. 그것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그는 생각한다.

조사료 역시 지금은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 한때는 직접 장비를 돌려 자가조사료를 생산했지만, 현재 여건상 부지를 확보하기도 어렵고 해서 포기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소들을 좀 더 세심하게 돌볼 수 있는 시간이 생겨 그는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소 사육에만 집중하려 한다. 함양에 있던 때에는 직접 조사료 재배를 하기도 했었지만, 이곳으로 옮기고 나서는 여건도 어렵고 해서 전량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 여건에 따라서는 자급 조사료를 고집하는 것이 오히려 손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조사료를 구매해 사용하면서 절약된 노력과 시간을 소를 관리하는 데 더 집중하면서 사고가 줄었고 결과적으로 농장 운영에도 유익한 변화를 가져왔다. 


각종 관련 기술 익혀 진정한 전문가로

다시 말하지만 청명한우목장은 무척 안정적이라는 느낌을 준다.

우선 출입구가 단 한 곳으로 악성 질병으로부터 농장을 보호하기가 쉽다. 진입로 한 곳만 차단하면 그 어느 곳으로도 농장에 드나들 수 없다. 

또한, 간단한 치료에서부터 인공수정, 기계 정비까지 거의 모든 작업을 이 대표가 직접 해서 외부인이 농장에 드나들 일이 없다. 질병의 유입 가능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

“외부인들이 목장에 자주 드나들어서 좋을 일이 없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농장은 어느 것 하나가 특출나게 좋은 곳이 아니라 위험요인이 적어 사고 발생 위험이 낮은 곳, 어떤 외부요인에도 최대한 흔들리지 않는 곳, 소도 사람도 건강한 곳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우사육을 시작하면서 외부에서 소를 구매하지 않고,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번식우를 계획교배를 통해 개량하면서 평균 계대수가 6~7계대에 이른다.

암소들의 능력은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 연평균 출하 성적 또한 안정적이다.

이 대표는 “출하 성적에 연연하지는 않는다. 물론 좋은 값을 받고 싶은 욕심은 있지만, 굳이 무리하지 않으려 한다. 농부로서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나의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장거리 선수다.

눈앞의 성과를 쫓아 무리하기보다는 먼 곳을 목표로 안정적 레이스를 펼쳐나가고 있다. 그래서 외부의 변화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그의 목장은 단단하다. 항상 기본을 충실히 지키고 외부에서 유입되는 위험요인을 최대한 차단하고 있어서 흔들릴 위험이 적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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