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숙 경 연구관(농림축산검역본부)
항생제 내성은 인류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로 간주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지금까지 약 400만명을 넘었지만 전문가들은 항생제 내성이 훨씬 더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영국의 경제학자 짐 오닐은 항생제 내성 문제를 방치하면 2050년에는 연간 약 1천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예언했다. 이러한 사람의 항생제 내성 문제는 축산과 무관하지 않다.
가축 항생제 내성(균)이 축산물, 환경 등을 통해 사람에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항생제 내성 관리에서 축산, 환경 등 비인체 분야를 포함하는 원헬스 차원 관리를 강조하는 이유다.
세계보건기구(WHO), 세계동물보건기구(OIE),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항생제 내성 행동 계획을 발표하고 회원국들에게 항생제 내성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들 국제기구에서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사람과 동물에서 항생제 적정 사용이다. 항생제 내성은 항생제 사용과 밀접하게 연결되기 때문이다.
항생제별로도 사용량에 따라 내성률이 증가하거나 감소한다. 예를 들면 캐나다에서 제3세대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인 세프티오퍼 종란 투여 금지 후 병아리 및 사람(환자)에서 분리한 살모넬라균에서 내성이 크게 감소하였다. 반대로 국내 양돈에서 최근 사용량이 약 2배 이상 증가한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타이로신, 틸미코신 등)는 돼지 유래 장알균에서 내성률이 크게 증가하였다.
덴마크 사례에서 항생제 사용 관리가 얼마만큼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서 소개한 덴마크 양돈 분야의 항생제 사용 감소 성공 도구는 3가지이다.
첫번째는 농가 단위 항생제 사용량에 대한 정확한 정보 확보다. ‘VETSTAT’라는 통계 프로그램을 2000년부터 구축하여 항생제 사용에 대한 모든 정보(동물, 일령, 적응증, 항생제 성분 등)를 얻고 있다.
두번째는 ‘수의사 자문 서비스 계약 제도’이다. 덴마크 대부분 양돈 농장은 이 계약을 맺고 수의사로부터 돼지 건강, 약품 계획, 백신프로그램, 동물 복지 등에 대한 자문을 받는다.
세번째는 항생제 사용 관리 제도인 Yellow card 도입이다. 기준치 이상을 사용한 농가는 수의담당관의 감시와 항생제 사용을 줄일 농장 사육 환경 개선 등 다양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Yellow card 제도 운영을 통해 생산성은 훼손하지 않고 항생제 사용량을 약 20% 이상 감소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국내 축산분야 항생제 사용량은 축산물 생산량 대비 OECD 국가 중 1위로, 덴마크보다 약 6배 높다.
항생제 내성률 또한 덴마크에 비해 매우 높다. 그럼 우리나라 축산분야 항생제 내성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덴마크 사례를 벤칭마킹할 필요가 있다.
우선 농가 단위 정확한 항생제 사용량을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항생제 오·남용 부분에 대한 원인을 파악해 국내 축산 환경에 맞는 적정 사용 관리 정책 도입이 필요하다.
더불어 생산자 및 이해관계자들이 항생제 내성에 대한 위험성을 인식하고 항생제 적정 사용을 위한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하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