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송아지 가격 천정부지…사료값도 올라
사육두수 포화로 가격 변동 불안감 커
“제반 여건 고려한 내실 경영 힘써야”
요즘 한우농가들은 오해를 받을 때가 많다. 소 값이 비싸니까 큰 돈을 벌어 좋은 시절을 보내고 있을 것이라는 오해다. 하지만 한우현장에서는 현 상황에 대해 느끼는 온도가 다르다.
강원도의 한 농가는 “요즘 지역에서 한우농가들을 보는 시선이 부러움을 넘어 따가울 정도다. 코로나로 인해 여러 사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한우 가격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상승하고 있으니 그들의 시선이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된다. 하지만 우리 농가들의 여건이 그들의 생각만큼 그렇게 만만한 것 만은 아니다”라며 “송아지 가격 만해도 괜찮다 싶은 것들은 700만 원을 훌쩍 넘긴다. 소 한 마리를 팔아 1천만 원에 낙찰을 받아도 송아지 한 마리를 사고 나면 300만 원이 남는 셈이다. 최근에는 배합사료 값도 올랐고, 연내에 추가 인상된다는 소문도 있다. 그 외에도 인건비, 기타 생산비 모두가 잔뜩 올라 있다. 얼핏 계산해 봐도 마냥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북 영주 덕풍농장의 오삼규 대표는 “소 값이 좋다고 재미가 좋은 것은 아니다. 지금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농장들은 그동안 많은 투자를 해온 일부 농장들 뿐이다. 시설을 정비하고, 번식 암소를 개량해 우량 밑소의 생산기반을 만들고, 축분 처리 방법 등을 마련해 놓은 농장들이다. 그렇지 못한 곳은 지금도 이런저런 비용들로 소값의 대부분이 소진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더군다나 앞으로 사육두수에 대한 영향으로 소값이 어떻게 변동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농가들로서는 불안감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경영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예전처럼 소 잘 길러 내다 팔아 좋은 값을 받으면 돈을 번다는 개념은 더 이상 허용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현장 컨설팅을 통해 한우농가에게 경영에 대한 부분을 강의하고 있는 한 전문가는 “경영의 개념에 대해 아직도 한우농가들은 부족한 이해를 가지고 있다. 소 한 마리의 판매액에서 투입된 생산비를 제외한 것을 수익으로 잡는다. 틀린 것은 아니지만 달리 봐야 할 필요가 있다. 소를 한 마리 판매하면 받은 돈으로 송아지를 한 마리 구매하고, 재투자 될 사료비 그 외 생산비를 빼고 남는 것을 수익으로 봐야 한다. 쓴 것이 아니라 쓸 돈을 빼야 한다는 것”이라며 “한우 사육 기간이 긴 만큼 미래에 대한 대비가 매우 중요한 품목이며, 금전의 출납에 대해 좀 더 세심한 관심과 기록이 병행돼야 한다. 농장의 규모가 클수록 그 중요성은 더욱 크다. 방법을 떠나 경영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정립하고 농장 운영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반드시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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