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성 실 농학박사(선진기술연구소 Meat&Food 혁신센터장)
가짜고기란
식물성고기로 알려진 ‘비욘드미트‘(Beyond Meat) 시장의 성장세가 최근들어 국내 식품산업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전 세계적이다. 지구환경과 인간의 건강을 위해 동물성식품의 섭취를 대체하고자 만들어진 것이 일명 ‘가짜고기’(대체육)다. 초기만 하더라도 시장내 진입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부분이 많았으나, 예측과 달리 현재까지 개발된 제품만 해도 더 다양해지고 있으며 크게 식물성 대체육, 식용곤충, 배양육으로 분류된다. 이 중 식물성 대체육의 시장규모가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며 ‘비욘드 미트’, ‘임파서블 미트’(impossible Meat)가 선두주자로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최근 ‘동원F&B’와 ‘롯데푸드’가 식물성 대체육 제품을 먼저 선보였고, CJ제일제당도 제품 개발에 착수 중이다. 국내 식품 대기업들이 가짜고기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 중 하나는 채식주의자의 빠른 증가세와 관련된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채식인구는 약 150만명으로 2008년 15만명 대비 10배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였다. 그러나 미래 식물성 가짜고기의 소비가 단지 채식주의자에게만 한정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가짜고기(대체육) 시장확대 배경은
소비자가 가짜고기를 먹고자 하는 것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보면 첫째, 개인의 종교적 신념과 건강에 대한 우려로 가짜고기를 원하는 채식주의자들일 것이다. 2015년 세계보건기구(WHO)의 가공육 제품과 적색육의 발암 물질에 대한 경고 때문에 식육에 대한 불안감을 갖는 소비자들이 대체육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식물성 가짜고기에는 가축에 투여되는 항생제나 각종 박테리아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둘째, ‘축산업이 지구환경에 부정적이다’ 는 인식을 가진 소비자일 것이다. 축산업에서 생산되는 온실가스는 지구상의 인간이 생산하는 것의 약 18%를 차지한다. 하지만 가짜고기를 통해서 90% 가까이 줄일 수 있으며 식육을 생산하는 것과 대비 물과 땅의 이용효율도 각각 4~25배, 6~17배 정도 높다는 것이 가짜고기 연구자들의 논리다.
이러한 논리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이 가짜고기의 시장규모를 늘리는 듯 하다. 특히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현대 소비자들의 관점에서 보면, 가짜고기는 그들의 철학과 신념에 비추어볼 때 다음의 두가지 측면에서 꽤 매력적인 제품일 것이다.
첫째는, 동물 윤리 문제다. ‘동물 윤리’(animal ethics)라는 의미는 동물도 고통을 느낀다는 점을 배려하여 동물도 인간과 동등하게 다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우리나라도 천만 반려동물시대에 접어들었으며 ‘펫코노미’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펫 산업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그 만큼 동물보호에 대한 소비자들 의식 수준이 날로 높아지는 시대에 발맞춰 살아 있는 가축을 도축하거나 밀집사육을 할 필요가 없어 동물 학대나 생명 윤리에 대한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는 주장이다.
둘째는, 식량부족 문제다. 세계자원연구소(WTI)는 2050년까지 전 세계인구가 100억명에 근접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에 따라 식량 수요는 50% 늘어날 것이며 고단백 식품인 식육은 7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농촌에서는 소득이 낮아 값싼 위주의 식품으로 채소와 곡물 위주인 반면 도시에 사는 사람은 고에너지, 설탕, 정제곡물, 지방 식품의 섭취가 높고 가공식품 수요가 높으며 현재 세계의 도시화 가속으로 동물성 식품의 수요가 점차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급증하는 식육의 수요를 지금과 같은 식육산업의 방식으로는 원활히 공급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전문가나 일부 소비자들은 식물성 가짜고기를 통해 향후 식량부족 문제가 해결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 보고 있다. 이처럼 식품이나 식량이라는 관점에서 ‘식물성 대체육’을 본다면 여러가지 이점을 갖는 식품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식물성 가짜고기는 식육과 다른 식품의 한 부분이며 “식육이나 고기”라는 단어를 적용하기에는 부적절 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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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