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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최윤재 교수의 '목소리' <59> 남북한 축산진흥 협력 방안, 그리고 나의 소망 (5)

축산분야 인도적 지원사업, 북한 주민 자립 이끈 사례도
축종별 지역 특성 따른 특화 발전방향 설정 필요

  • 등록 2020.06.03 13:43:02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3. 남북 축산의 단계적 협력 방안 ②

앞에서 남북한 축산의 단계적 협력 3단계를 서술했다. 이와 관련해 실제로 북한의 자립성을 염두에 둔 개발협력 사업의 효과를 확인한 사례들이 있는데, NGO단체인 굿 네이버스가 지원한 평안남도 강동군 구빈리 낙농사업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사업 초기인 1998년 약 200두의 젖소지원을 통해 인근지역의 아이들에게 우유 급식을 하기 위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사육방법, 우사 구축방법, 생산물 가공기술 등 다양한 축산기술을 주민들에게 직접 전수하는 방식으로 확대했고, 현재는 외부의 도움 없이도 자생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주민들의 소득 증대에도 도움을 주고 있는 사업으로 평가된다. 이는 인도적 지원 사업이 주민소득증대사업으로 전환되고 동시에 자체적 생산능력을 갖게 되어 결국에는 능동적으로 인근 취약계층을 돌볼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한 좋은 사례이다. 

또 다른 사례로는 남포사료공장을 들 수 있다. 사업 초기 구빈리 낙농프로젝트 사업에 필요한 사료를 공급하는 기지로써, 사료 공장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북측에서는 사료원료 구매용으로 광물을 남측에 보내고, 남측은 이에 상응하는 사료원료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해, 월 5억원 상당(200~300 MT)의 아연과 그에 상응하는 사료원료(옥수수, 대두박)가 교환되었다. 현재 이들 사업이 어떠한 상태로 운영되는지 걱정이 되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최종적으로 생산된 생산물을 내수 혹은 수출한 뒤 생기는 그 이익을 사료원료를 재구매하는 방식으로 체계화된다면 자립이 가능할 것으로 소망한다. 이는 축산단지별로 통합적 체계를 구축해 블록경제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고, 분업화를 통해서 효율성을 제고시키는 사례가 될 것이며, 특히 특성상 내부경제에만 의존하기보다 수출입을 통한 외부경제와의 교류가 되면 북한의 축산업이 더 발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분뇨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 양질의 비료를 생산하는 분야, 풀 종자개발 및 초지조성, 가축질병 긴급방제 협력, 수의사 육성, 종축사업, 가축사양과 번식관리 교육훈련 및 지원, 축사시설 지원, 검역체계 구축, 축산물 교역, 축종별 발전방향 설정 등은 북한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안들이라고 필자는 소망한다.

한편 축종별로도 각 지역의 특성에 따라 특화된 발전방향의 설정이 필요하다 (최윤재, 2019). 

먼저 한우의 경우, 산지가 많고 기후가 한냉한 북한지역의 특성을 살려서 남한과 가까운 위치, 예를 들어 강원도 세포등판 지구에 대규모 한우 번식우 단지를 조성하면 좋을 것이다. 이는 곧 남북한에 비육용 송아지를 공급하는 전진기지로 활용되어 남북한 대가축 사육 규모의 확대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한편 기존 북한의 국영 및 도영목장을 여건에 따라 다양한 연구개발기관으로 전환해, 우수 정액 공급, 자체 생산한 우량 형질의 암송아지 입식 등을 진행해 북한 내 고급육 생산의 기반을 다지고, 더불어 계열화 사업을 진행해 농가의 경영을 안정화시키고, 규모화에 따른 비용의 절감 등을 추구할 수 있다. 

낙농산업의 경우, 한우와 마찬가지로 남한과 가까운 지역에 대규모 육성우 생산을 전담시키면 남북한 낙농분야의 분업화가 가능할 수 있고, 육성우 목장 내 균일한 상태의 육성우를 전문가가 집중 관리하게 한다면, 육우의 경제수명을 연장시키고 낙농업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것이다.

양돈의 경우, 사육의 밀집정도가 이미 과포화상태인 남한과는 달리 북한에는 공간적 여유가 있으므로, 북한 농민의 효과적 교육사양을 통해 조기격리해 이유하거나 사육단계별로 분리해 사육하는 현대적 양돈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이러한 분리사육은 생산비용 절감과 함께 질병예방차원에서 합리적이며, 장기적으로는 단계별 분리 사육체계를 확립시켜서 현대식 양돈단지의 구축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양계는 남한과 마찬가지로 계열화 체계를 정착시키면 육계의 최종 소비자 가격을 인하시킬 수 있을 것이며, 생산량 조절도 용이하게 될 것이다. 특히 채란 부문은 계열화의 주체가 직접 유통하는 체계를 구축하면 노동 의욕도 고취시킬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북한축산의 특징인 중소 초식가축의 육성 및 최적 사양관리 체계 구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수 품종의 선별과 보존에 주력해야 하며, 겨울이 긴 북한의 기후에 적합한 사육 프로그램의 개발 및 번식기술의 개발이 필요 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지금 당장 남북 경제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에는 분명 어려움이 있다. 유엔을 비롯한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아직도 존재하고 있고, 온 세계가 그 어느 때보다 한반도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의 비핵화 등으로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정착될 경우, 남북의 축산업뿐만 아니라 경제, 의료,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이 확대될 것이다. 이러한 시대에 대비해서 늘 준비하는 자세로 남북 상호 협력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지고 남북 협력이 이루어지길 소망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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