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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축산 법률칼럼> PRRS 농장간 전파의 약 20%는 액상정액으로 발생

액상정액 PRRS 음성이더라도 PRRS 바이러스 존재 가능
감염 피해 발생하는 경우 발병 초기부터 대응해야

  • 등록 2020.04.09 19:53:27


이형찬 변호사·수의사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국가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단계로 상향하고 전방위로 대응하고 있다.
양돈업계에서는 최근까지도 야생멧돼지 폐사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검출되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처럼 전염병은 사람 뿐 아니라 축산업계에도 엄청난 타격을 주며 개별 축산 농가에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주기도 한다.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같이 치명적이지는 않더라도 양돈업계에 가장 큰 피해를 주는 전염병 중 하나는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이다.
돼지가 PRRS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모돈은 고열을 동반하여 유산을 일으키고, 유산이 일어나지 않은 임신돈은 태반을 통해서 PRRS 바이러스가 감염되어 태아의 폐사를 야기한다.
모든 일령의 돼지들이 구강, 비강, 근육, 자궁, 질, 정맥, 복막 등의 경로를 통해 PRRS 바이러스에 수직‧수평 감염될 수 있다.
PRRS 바이러스의 농장간 전파는 △감염된 돼지의 도입이 약 56% △감염된 정액 약 20% △깔짚‧슬러리 약 21% △밝혀지지 않은 원인에 의한 전파 약 3%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전파원인 중 가장 심각한 것은 액상정액으로 인한 PRRS의 전파다. PRRS가 발생한 농가는 운이 없음을 자책할 뿐 액상정액으로 인해 PRRS가 전파되었다는 사실을 상상조차 못하기 때문이다.
농가들은 액상 정액은 안전할 것이라 신뢰하고 애꿎은 사료회사 등을 괴롭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위 통계에서 보듯이 PRRS 바이러스는 상당부분 감염된 정액으로 인해 전파된다. 100개 농장에서 PRRS 바이러스가 발생했다면, 20개 농장에서는 오염된 정액으로 인해 PRRS 바이러스가 전파되었다는 의미다.
통상 액상정액 공급업체에서는 농가에 공급한 액상정액에 대하여 병성감정을 진행했으나 PRRS 바이러스가 음성으로 판정되었으니 문제가 없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AI센터에서 PRRS 바이러스가 발견되었고, 이로 인해 PRRS 백신접종까지 진행했음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PRRS 관련 논문은 정액에 1ml당 약 1천개의 PRRS 바이러스가 있어야 PCR(중합효소연쇄반응)을 통해 바이러스의 검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즉, 액상 정액에 PRRS 바이러스가 실제 존재하더라도, 병성감정기관의 ‘검출한계’로 인해 PRRS 바이러스가 음성으로 판정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PRRS 바이러스는 생식기계(Reproductive)와 호흡기계(Respiratory)에 민감도가 매우 높은 바이러스다.
액상정액의 PRRS 바이러스가 PCR을 통해 증폭되지 않을 정도로 적은 양임에도 불구하고, 질 점막에 주사하는 액상정액의 사용 특성을 고려해 보았을 때, 액상정액에 PRRS 바이러스가 존재한다면 농장간 PRRS 전파의 가장 치명적인 요인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농가가 방역에 아무리 노력을 기울여도 액상정액에 존재하는 PRRS 바이러스를 막을 수는 없다는 점에서 그 위험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PRRS 바이러스에 감염된 양돈농가는 피해의 최소화를 위한 질병 치료가 먼저다. 질병의 감염원인을 밝히는 역학조사는 후순위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양돈농가가 아무리 노력해도 막을 수 없는 질병 전파가 발생한다면 농가는 억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다행히 최근 양돈전문 수의사의 관리를 받는 농장이 늘어감에 따라 병성감정, 염기서열분석 등 역학조사를 통해 농장의 PRRS 발생 원인을 분석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합리적 대응을 하는 농가가 늘어가고 있다.
법원도 농장간 PRRS 전파로 인해 수십 억원의 손해배상을 인정하는 등 돼지 농장 질병 관련 판례도 축적되고 있다.
최근 PRRS가 알 수 없는 원인에 의해 발생했다면, 통계적으로 100건의 PRRS 전파 중 20건은 액상정액으로 전파가 일어났다는 점을 기억하자. 수십 년 간 일궈온 농장이 허술한 질병관리로 인해 엉망이 된다면 이보다 억울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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