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권재만 기자] 한 해의 끝자락을 앞두고 사업결산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조합도 있고, 풍요로운 결실로 축배를 준비하는 조합도 있을 것이다.
울산축협(조합장 윤주보)은 아쉽게도 내년 한해를 긴축경영으로 전환,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결단을 내리게 됐다.
이유는 장기간 이어진 경기악화로 인해 조합이 원칙대로 승인한 대출이 결국 부실채권으로 이어져 건전결산의 발목을 잡은 것. 이러한 상황에서 내년도 사업을 확정짓기 위해 개최된 울산축협의 임시총회는 울산축협의 협동정신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조합의 사업결산이 순조롭지 못할 것이라는 상황을 이미 감지한 대의원들은 고통분담 차원에서 총회 때 지급되는 실비를 현행 3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자진삭감하자고 입장을 모은 것.
현재 예기치 않은 풍랑을 만나 조합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미래를 향한 항해는 계속돼야 한다는 의지에 대한 표명이다.
이날 윤주보 조합장은 대의원들의 실비삭감 요청에 대해 “마음은 고맙지만 조합의 중직을 수행하는 대의원들에게 지급되는 실비는 결코 많은 비용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대의원들을 설득했다.
한참의 실랑이 끝에 결국 대의원들은 윤 조합장의 주장을 받아들였지만 이날 받은 30만원의 실비 중 10만원을 자진 반납하며 감동을 자아냈다.
대의원 55명의 자진 삭감액이 새해 1조원5천억원이 넘는 사업물량을 계획한 울산축협 예산에 비하면 실질적 도움이 될 수는 없지만 공동체 의식을 갖고 위기를 함께 헤쳐 나가고자 하는 울산축협 대의원들의 마음만은 어느 금액과도 비교 할 수 없는 큰 울림으로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