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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4차산업 축산시장에 투자하라 / 대중과 소통하는 축산이 만드는 미래

커뮤니티·스토리 생산…우리만의 리그 만들어야

  • 등록 2019.06.26 11:28:16


김용훈  대표(국민정치경제포럼)


여기는 도시 한가운데도 아니고 유흥가도 아니다. 마을버스 종점에 내려서도 언덕을 걸어 올라와야하는 주택가인데도 어떻게 찾아오는지 매일 이렇게 늘어서는 줄이 생겨난다. 궁금증에 찾아갔던 소문의 냉면집은 작은 면적의 구옥자체로 인테리어를 논할 수준의 장식은 하나도 없었다. 건물 앞에 커다란 간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작은 플라스틱으로 명패마냥 걸어놓은 냉면집이란 푯말뿐이었다. 내부 역시 멋짐의 감탄사가 나오는 것이 아닌 좌식 테이블만 단출하다. 메뉴는 비빔냉면, 물냉면으로 매운 강도만 조절할 수 있다. 테이블마다 가득 채운 사람들은 냉면에 집중하고 있다. 주문한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수북한 냉면이 배달됐다. 시원함, 고소함, 칼칼함 그렇게 입에 넣기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덧 바닥이 보이고 거하게 먹은 다음엔 만족감이 밀려와 주위를 다시 한 번 둘러보게 한다. 예전에 할머니세대쯤엔 이러한 가옥형태가 대중적이었을 것이다. 모두 허리띠 졸라매던 그때 그 시간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 맛도 맛이지만 그 기분에 추억 속에 빠지게 만드는 것이 이 냉면집의 매력이었다. 방금 줄을 섰던 기억도 맛있는 냉면에, 포만감에 모두 날려버리고 식후 찾아오는 그때 그 시간에 추억이 그리워 남녀노소가 이 곳을 찾게 만든다. 할머니는 예전 그 시절을 살던 기억을 이야기하고 꼬맹이 손자들은 할머니의 이야기와 현재를 추억으로 만들며 세대가 세대에게 이곳을 기억하며 찾게 만든다.
우리의 축산은 어떠한가. 어찌어찌하여 이일을 시작하게 되었지만 자식에게까지 시키고 싶지 않다하여 자녀들에게는 공부만 강요했다. 축사에는 들어오지 말고 공부를 안 하면 이렇게 힘들게 먹고사니 열심히 하라는 말뿐이었다. 어렵게 터득한 노하우는 그대로 날아가고 다음세대로 전승되며 발전하는 것이 없다. 그러다 보니 축산업이란 말은 말뿐이고 주먹구구의 가축 기르기가 될 뿐이었다. 그 결과 축산업이라는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었다. 어느 분야든 사람이 모여들면 발전은 절로 이루어진다. 사람이 떠나니 문제만 생기고 개선이 없다. 경쟁의 기술을 스스로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벌어지는 경쟁의 갭을 지원으로 메우려하니 발전이 없다. 개발되지 않은 지역까지 사람들이 찾아가는 이유는 첫 번째가 맛이고 두 번째가 추억이었다. 그리고 그곳을 다녀온 사람들의 커뮤니티와 이야기들이 그곳이 외지가 아닌 핫플레이스로 만들었다. 우리 축산에는 이야기가 없다. 커뮤니티와 이야기가 생산되면 사람들이 찾아온다. 아무리 꼭꼭 숨은 장소라도 사람들이 찾아내고 줄을 서게 만든다. 수입축산물에 외면당하고 연중 최고가를 받아야할 시기에도 우리 축산물 가격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작금의 상황은 이제 달라져야 함을 증명한다. 조금씩 포션을 넓혀가는 수입산에 아예 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려면, 그들만의 리그로 사람들을 이끌어오지 못한다면 미래의 축산에 우리 축산물은 보기 어렵게 될 것이다. 소비자가 룰을 만들어가는 시장체계에서 과거의 모습만 답보하는 것이 이미 정상의 모습은 아닌 것이다. 급변하는 라이프사이클과 시장의 모습은 이러한 트렌드를 타고 변화를 말하고 있다. 우리 축산업은 이에 응답해야 한다. 대중과의 소통으로 커뮤니티를 만들어야 한다. 기술은 그러한 커넥션을 받쳐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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