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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남성우 박사의 ‘相生畜産’ / 93. 안성팜랜드로 변신하다

90년대 ‘한우번식기지’로…2000년 들어 ‘유기축산’ 병행
가공·서비스·관광 결합 ‘농축산테마파크’로 거듭나

  • 등록 2019.05.17 10:09:10


(전 농협대학교 총장)


▶ 서울에서 약 80km 떨어진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 신두리에는 농협중앙회가 운영하는 ‘안성팜랜드(Anseong Farmland)’가 있다. 130ha(39만평)의 푸른 초원에 자리 잡은 안성팜랜드는 가족 나들이 명소로도 유명하다. 이곳 ‘바람의 언덕’에 올라 눈앞에 펼쳐지는 드넓은 초원을 바라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처음 방문한 사람들에게서는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런 초원이 있었구나”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올 법도 하다.


▶ 안성팜랜드는 본래 젖소를 기르는 한독낙농시범목장이었다. 한국의 박정희 대통령과 서독의 뤼브케 대통령 간의 상호 친선방문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1969년 10월 11일 개장한 한독낙농시범목장이 전신이다. 한독목장은 우리나라 낙농산업 발전에 크나큰 기여를 했다. 개장 이후엔 낙농 기술 보급과 젖소 분양 등을 통해 낙농가의 육성과 낙농기술 보급에 앞장 서 왔다.


▶ 1980년대 후반에는 기존의 낙농사업에 한우, 양돈, 양계 등 다른 축종의 시범목장사업을 추가하여 다양한 축산기술을 보급하는 종합시범목장의 역할을 했다. 시범농장에는 실제로 입주해서 농장운영을 담당할 농가를 공모하여 입주시켰다. 축종별로 교육을 희망하는 기존농가나 신규희망 농가를 축협을 통해서 모집하여 집합교육을 실시했다. 당시 시범사육장 설계는 축산기술지원단에서 시설과 환경기술 지도업무를 담당하던 유재일 지도역(指導役)이 맡아서 수고했고, 완공 후 시범사육장으로 발령을 받아 농가교육업무도 직접 담당했다.     


▶ 1990년대에는 UR협상에 대응하여, 한우산업 발전을 선도할 목적으로 낙농시범목장사업을 한우번식사업으로 전환해 약 2천여두의 한우를 사육했다. 개방형 축사를 신설하고 전국에서 우수한 자질을 가진 한우를 선발하여 입식했다. 서산에 위치한 한우개량사업소로부터도 자질이 좋은 암소를 이관 받아 사육했다. 한우 송아지 번식·분양사업을 하려면 우수한 혈통의 소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에 입식할 소는 어미소와 아비소의 능력을 감안하고 외모심사를 거쳐서 선발했다. 낙농시범사업을 한우번식사업으로 전환한 이유는 그간 낙농가들의 기술수준이 크게 향상되어 시범목장의 역할을 다했고, 축산물 수입개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우번식사업을 대대적으로 확충할 필요성이 대두되었기 때문이다.


▶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한우번식사업에 추가하여 유기축산사업을 착수, 국내에서 처음으로 유기농인증 계란, 돼지고기, 한우고기, 우유 등을 생산해서 판매하는 신사업에 나섰다. 작은 규모이지만 유기축산물 생산을 위한 유기배합사료공장도 가동했다. 유기축산물생산 사업은 취지와 방향은 좋았으나, 당시만 해도 소비자들의 인식이 미흡했고 생산비도 많이 들어서 성공하지 못하고 중도에 사업을 접었다. 가장 큰 문제는 소비기반이 취약해서 생산제품의 안정적 판매가 어려웠던 점이고, 유기축산물 생산을 위한 까다로운 조건을 맞추는 것이 매우 어려웠으며, 생산규모가 작아서 생산비가 높다는 취약점이 있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유기농법으로 생산한 건초도 구할 수가 없어서 수입을 해서 먹여야 했을 정도였다. 배합사료 생산에 소요되는 곡물 등 원료도 유기농법으로 생산된 것이어야만 하므로 훨씬 비싼 값을 주고 수입해야 했다. 현실적으로 유기농업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알게 됐다.  


▶ 그러나 전통적인 가축사육 방식으로는 목장사업의 미래와 발전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당시 필자가 상무로 재직 시 2006년에 새로운 안성목장 사업개발계획을 수립했다. 이 계획의 방향은 생산 위주의 전통적인 농업(1차산업)에서 탈피하여 가공(2차산업)과 서비스(3차산업)가 부가된 미래농업(6차 산업)으로 전환하는 야심찬 계획이었다. 이에 따라 기존의 한우번식사업에 더하여 브랜드 농축산물을 판매하는 축산물브랜드타운과 체험·경관농축산단지를 개발하여 농업·농촌·축산업에 대한 가치와 중요성을 체험하고 홍보하는 농축산테마공원사업을 추가로 개발하게 되었다. 농협은 농어촌정비법 제68조 1항 및 동시행령 제64조의 규정에 따라 ‘팜랜드 농어촌관광휴양단지’ 지정 신청을 했고, 2008년 10월 15일 안성시로부터 사업자로 지정을 받아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하여 2009년 승마장 개장에 이어 2012년  4월 21일 ‘안성팜랜드’ 개장식을 갖고 축산의 새로운 미래를 열었다.


▶ 안성팜랜드의 주요시설을 보면 축산박람회 등 행사를 위한 전시홍보관, 역사관, 양·염소 등 가축먹이주기와 토끼 안아주기 등을 할 수 있는 가축체험장, 축산상식을 높여주는 가축아카데미, 실내외 승마체험장, 조류관, 전통적인 초가(草家)를 연출한 풍년마을, 치즈·햄·소시지 만들기 체험실습장, 매직아트홀, 그림동화책관, 연날리기·활쏘기 등의 전통민속놀이 체험장, 가족자전거길, 애견 놀이터(Paradise Dog), 메리고라운드·미니카 등 어린이 놀이시설이 있다. 이외에도 브랜드 농축산물을 판매하는 팜마켓, 셀프 패밀리레스토랑, 격조 높은 목원식당이 모여 있는 농축산물 브랜드 타운, 호밀밭 목초지와 옥수수 밭의 경관농업단지 등이 있다. 또한 계절별 주요 이벤트로는 봄철 호밀밭 및 유채꽃 축제, 가을 코스모스 축제, 여름철 야외수영장, 겨울철 눈썰매장, 한우경진대회, 홀스타인품평회, 애견경연대회, 말 사진·그림대회 등이 있다. 2018년에는 팜랜드 방문 연인원이 52만명에 달하여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고 한다. 앞으로도 새로운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고객의 만족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하니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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