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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이일호 기자의 스페인 시찰기 / 본토에서 이베리코 실체를 찾다-4(하)

도토리 먹인 게 ‘이베리코’라면서 ‘베요타’가 특별메뉴…기막힌 우리 현실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과대광고로 소비자 인식 왜곡
이젠 수입신고서까지 홍보 활용
판단은 소비자 몫…언제까지


해외에서도 이베리코에 의한 시장혼란 사례가 현지 언론을 통해 전해지기도 한다.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알 수는 없지만 한국의 경우 적어도 기자에겐 혼란 그 자체로 비춰질 정도로 심각성이 극에 달하고 있다.
우선 시작부터 단추가 잘못 꿰어졌다. ‘이베리코’의 개념부터 왜곡돼 있는 것이다. 우리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이베리코는 전부다 ‘도토리를 급여해 방목한 이베리안 흑돼지’ 다. 실제로는 이베리코의 일부임에도 국내 도입 초창기부터 식육점과 외식업소 등 거의 모든 이베리코 취급점이 과대홍보에 나선 부작용이다.
더욱 황당한 건 국내 이베리코 취급점간 경쟁이 가열되면서 하몽의 원료돈에 부여되는 품질규정의 하나인 ‘베요타’ 가 그 부산물인 돼지고기 등급으로 둔갑 되고 있는 사례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현실이다. 그것도 더 비싼가격에 팔리고 있으니 이로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생각해보자.
이베리코 취급점들의 홍보대로 라면 자신들이 판매하고 있는 이베리코 돼지고기는 도토리를 급여한 돼지, 즉 베요타 원료돈에서 생산된 돼지고기다. 그런데 이들 업소는 이베리코의 상위메뉴에 ‘베요타 이베리코’ 를 별도로 만들어 넣고 판매하고 있다.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물론 자신의 매장에서는 이베리코가 가운데서도 도토리를 먹인 돼지에서 생산된 고기만을 팔고 있고, 그 중에서도 최고 원료돈 등급인 베요타도 별도로 수입하고 있으면 할말이 없지만 말이다.
이에따라 국내에서는 지난 1월28일 소비자단체인 소비자시민의 모임이 기자회견을 갖고 모색유전자검사 결과를 토대로 시중 유통되고 있는 이베리코돼지고기 가운데 최소 10%는 가짜임을 폭로했다.
나머지 90% 역시 흑색돈이라고 해도 이베리코라고 확신할 수 없다며 국내 취급업소들의 과대허위광고를 강력히 비판하기도 했다.
소시모의 폭로는 각 언론매체에 보도되며 한 때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아직까지 달라진 건 없다.
소시모의 지적대로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가짜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어떤 제도적 장치도 없는 상태에서 정부 입장에서도 마땅한 대책이 없는 게 현실이다. 슬그머니 도토리를 먹인 돼지고기라는 홍보물을 떼어버린 사례가 확인됐지만 극히 일부일 뿐 이다. 그나마 소비자들 사이에 뿌리깊게 자리내린 이베리코에 대한 개념이 바뀌지 않은 상태에선 아무런 의미가 없을 뿐이다. 오히려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이베리코 취급업소가 속속 출현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사실 검증도 할수 없는 수입면장의 품명에 ‘이베리코 스페셜 벨리’라는 표시를 해놓고 마치 우리 정부가 인정하는 것처럼 홍보하며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편법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속에 소시모측은 기자회견 당시 국내 소비자들이 처해있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소비자들이 이베리코를 확인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판매업체들의 말을 믿을 수 밖에는…”
지난 한해 스페인에서 각국에 수출한 이베리코는 총 3만여톤. 이 가운데 도토리를 먹인 돼지고기는 1만톤을 조금 넘는다. 그것도 유럽과 아시아의 10여개 국가로 분산됐다.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이베리코 흑돼지 관련 간담회에서 농림축산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연간 이베리코 돼지고기 수입량을 700~1천톤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그런데 국내 이베리코 취급업소는 넘쳐난다.
정부는 언제까지 소비자들에게만 책임을 떠넘길 것인지 묻고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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