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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돈육시장 ‘종자 브랜드’ 뜬다

이베리코 신호탄…실체 모르는 수입 브랜드 난립
‘수입육=저가’ 통념 넘어 프리미엄 시장 노림수
품질 앞세운 국산 브랜드도 속출…시장 수성 나서
‘나심비’ 소비 트랜드 발맞춰…신뢰가 성패 요인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국내 돈육시장에 ‘종자브랜드’ 가 뜨고 있다.
종자브랜드란 돼지고기 생산에 투입되는 종자 명칭 그대로를 브랜드화 한 것을 의미한다.

 

‘저가’ 이미지 깼다
최근 소비자단체의 폭로를 계기로 가짜 논란을 불러일으킨 스페인산 ‘이베리코’ 가 그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스페인 이베리안 반도의 전통 흑돼지 혈통임을 내세워 불과 수년만에 국내 돈육시장의 지각변동을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마치 시중 유통 모든 이베리코 제품이 방목을 통해 도토리를 급여한 것처럼 소비자들이 오인할 수 있는 스토리 마케팅까지 덧씌워져 ‘수입육=저가’라는 그간의 통념을 깨고 프리미엄 돈육시장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구축해 가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같은 추세에 대해 “사육 방법만을 강조한 기능성 브랜드였다면 지금과 같은 시장반응은 기대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종자 자체가 일반적인 돼지고기와 다른데다, 그것도 전 세계 명품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유럽이 원산지라는 이베리코의 이미지가 국내 소비자들에게 먹히고 있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이에 ‘벨기에 듀록’, ‘멕시코산 이베리코’, ‘도토리 먹인 듀록’ 등 사실여부를 떠나 종자를 강조하는 마케팅만으로 제2의 이베리코를 시도하는 수입업체들이 난립,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을 정도다. 

 

“국산 브랜드 속속 출현”
비단 수입업계 뿐 만이 아니다.
종자를 전면에 내세운 국내산 돈육 브랜드도 속속 출현, 맞불을 놓고 있다.
돼지고기 유통전문업체 다얼팜(주)의 경우 유명 프리미엄 백화점과 돼지고기 전문점에 ‘얼룩도야지’ 라는 명칭의 다비육종 YBD 돼지고기와 ‘듀록’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다얼팜F&B를 설립, 그해 11월 SGP(Super Golden Pork)라는 이름으로 다비육종  YBD 돈육과 듀록포크를 판매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신도세기’ 4호점을 지하철 분당선 판교역 부근에 직접 개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요크셔와 랜드레이스, 듀록의 삼원교잡종이 이용되는 일반 돼지고기와 달리 YBD는 랜드레이스 대신 버크셔 품종을 적용, 육질과 맛을 강조한 게 특징. 
한국형 버크셔 품종의 계통조성과 돈육생산을 고집해온 다산육종(대표 박화춘) 역시 얼마전 ‘버크셔 K’라는 명칭의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 시장공략에 착수했다.
‘흑돼지’를 사용한 기존의 브랜드로는 차별화가 힘들 뿐 만 아니라 자사 종자의 강점을 부각시키기도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다산육종은 특히 산업자원부와 공동으로 3년간 20억원이 투입된 복분자 발효사료 연구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한편 지난해말 부터 지역 공중파 방송을 통한 광고도 시작하는 등 그 어느 때 보다 공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한 때 시장에서 자취를 감춰가던 국내 재래돼지 품종을 브랜드화 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경북 포항의 송학농장은 재래돼지를 활용한 돈육브랜드 사업을 위해 한국종축개량협회의 ‘토종돼지’ 인증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가격 높아도 없어서 못팔아”
이들 국내산 종자브랜드는 가격 보다는 고기의 맛과 육질, 등 오로지 소비자의 입맛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게 공통적인 특징이다.

그러다보니 일반돼지고기 보다 최대 50% 정도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지만 시장에서 어느정도 신뢰가 구축된 브랜드의 경우 그 수요를 감당키 어려울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혼밥, 혼술족과 함께 ‘가격이 높더라도 나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지갑을 열수 있다’는, 이른바 ‘나심비’가 강조된 소비 트렌드를 감안할 때 종자브랜드 주도의 프리미엄 돈육시장 확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한순간 무너질수도”
물론 복병은 있다.
종자브랜드의 타깃인 프리미엄 시장은 소비자신뢰가 절대적인 성패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번 가짜 이베리코 사태에서 나타났듯이 제도적으로나 행정적인 시장 관리감독은 기대할수 없는 상황에서 소비자불신이 확산될 경우 종자브랜드 시장 자체가 한순간에 붕괴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내 종자브랜드의 한 관계자는 “이베리코를 계기로 종자브랜드가 부상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하지만 소비자단체의 발표 이후 이베리코 뿐 만 아니라 철저히 품질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국내산 브랜드까지 영향을 받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했다.    
국내산 종자브랜드는 개별 농장 단위로 사업이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다, 종자 외에 별다른 마케팅 요인이 없는 만큼 시장 확대에는 한계가 존재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다보니 ‘이베리코’처럼 국내산 돈육 전체의 이미지를 끌어올릴 정도로 파괴력을 가진 브랜드의 출현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향후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