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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남성우 박사의 ‘相生畜産’ / 67. 꿀벌이 지구를 살린다.

꿀벌, 화분매개 역할…경제작물 70% 열매 맺게 해
양봉산업 공익적 가치 매우 커…지원정책 절실

  • 등록 2019.01.30 10:08:27

[축산신문 기자]


(전 농협대학교 총장)


▶ 꿀은 예로부터 인류와 함께 해온 소중한 음식이고, 그 단맛으로 인해 행복과 사랑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에서도 꿀(honey)은 좋은 뜻으로 쓰인다. 음식이 참 맛있을 때 ‘꿀 맛 같다’고 하며, 남녀 간의 사랑을 ‘꿀처럼 달콤한 사랑’이라고 한다. 그래서 신혼여행을 밀월여행(honey moon)이라고 할 만큼 달콤한 것이 꿀이다. 서양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허니(honey)라고 부를 정도이니 꿀은 행복의 원천이다. 성경에서는 가나안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분명 꿀은 인류에게 행복과 사랑의 전령사임에 틀림없다.  

▶ 벌꿀에 대한 인류 최초의 기록은 BC 7000년경으로 추정되는 스페인 동굴벽화의 고대 그림이다. 의학적 이용은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히포크라테스가 ‘열이 날 때 꿀을 권유했다.’는 기록이 있다. ‘벌꿀’이라 함은 꿀벌이 식물의 꿀샘에 있는 ‘꽃꿀’을 채집하여 벌집에 저장함으로써 그들의 식량으로 전화(轉化)된 점조성(粘稠性)이 있는 단 물질을 말한다. 벌꿀의 성분을 보면 포도당 30~40% 과당 20~45% 자당 1~10% 올리고당 1~10%로 꿀의 종류에 따라서 당류 성분의 변화가 크다. 아미노산은 17가지나 들어있고 비타민은 B₁B₂C 바이오틴(biotin) K 등 10여 가지, 광물질은 12가지가 들어 있는 영양의 보고다. 수분은 밀원의 종류나 생산시기 등에 따라서 차이가 나는데 통상 20% 이하다. 열량은 100ml당 432 Kcal로 높다. 

▶ 벌꿀은 단당류인 포도당과 과당이 많아서 흡수가 잘 된다. 벌꿀의 효능을 보면 피로회복, 빈혈예방, 숙취해소, 천연종합영양제, 당(糖)공급, 유아발육촉진, 미용 및 살균효과 등 유용하게 쓰인다. 약용으로는 관장제, 버짐치료, 동상, 종기, 화상·외상, 터진 입술치료, 빈혈증, 감기, 기침, 가래, 변비, 심장병, 신경쇠약, 영양보조제 등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또 벌꿀크림, 비누, 립스틱, 치약, 화장수 등의 제조에 쓰이고 공업용으로는 칠액 첨가제, 인쇄잉크 첨가제, 견사염출, 구두약첨가제 등에 쓰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벌꿀은 음식 조리할 때 단맛을 내는 천연조미료로서 가장 널리 이용된다. 

▶ 꿀은 벌의 종류에 따라서 토종꿀이 있고 양봉꿀이 있다. 토종꿀은 토종벌(동양벌이라고도 함)이 채집한 꿀로서 대개는 산기슭에 벌통을 만들어서 기른다. 양봉꿀은 서양벌이 채집한 꿀로서 벌통을 만들어서 밀원이 가까운 곳에 놓아두고 사육한다.

토종꿀은 밀원이 야생화 등으로 생산량이 적으므로 가격이 비싸다. 양봉꿀은 식물의 개화시기에 따라 아카시아꿀, 싸리꿀, 밤꿀, 유채꿀, 잡화꿀 등으로 나누어진다. 높은 산 바위틈에 있는 벌집에서 채취한 꿀을 석청(石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양봉농가수는 약 2만3천 호이며 215만5천군을 가지고 있다(2016). 토종벌은 전체의 약 5~10%로 양봉이 주류를 이룬다.    

▶ 꿀벌이 지구를 살린다? 무슨 의미일까. 꿀벌은 꽃을 찾아다니며 꿀을 채집하는 과정에서 수술의 꽃가루를 암술에 묻혀주는 역할 즉 수분(授粉)을 해주어 식물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한다. 세계의 주요 경제작물 124종류 중 70%는 열매를 맺기 위해서 화분매개곤충이 필요하다(Klein 등 2007). 화분매개곤충이란 수술의 꽃가루를 암술로 옮겨주는 역할을 해주는 곤충을 이르는데 꿀벌, 뒤영벌, 나비 등이 대표적이다. 화분매개곤충 중에서 개체수가 가장 많은 꿀벌이 없어지면 과일 채소 곡물 등 경제작물의 70%가 열매를 맺을 수 없다. 사람의 식량과 동물먹이의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어 살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은 ‘지구상에서 꿀벌이 사라지면 4년 이내에 지구가 멸망한다.’고 했다. 양봉산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주는 말이다.  

▶ 화분매개곤충의 경제적가치 평가결과(Gallai 등, 2009)를 보면 세계 주요 100대 식용작물의 수분효과는 1천530억 유로에 달하고, 화분매개곤충이 사라지면 농업분야에서 1천900~3천100억 유로의 손실이 날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의 연구결과(Morse 등 1991)는 꿀벌의 화분매개에 의한 이익이 189억 달러로 양봉산물수익 1억3천만 달러의 143배에 달한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연구(정철의 등, 2008)에 의하면 주요 과수와 채소의 연간 생산액 12조 원 중 꿀벌의 화분매개를 통해 파생된 생산액이 5조9천억 원으로 국내 1차 양봉생산액 3천500억원의 약 18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결국 꿀벌이 꿀을 생산하는 가치보다 수분(授粉)기능의 가치가 훨씬 더 크다는 것이다. 

▶ 문제는 2000년대 중반이후부터 꿀벌들의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22개 주에서는 2006년부터 2007년 사이 꿀벌의 수가 25~49% 감소했다. 이렇게 봉군(蜂群)이 급격히 줄어드는 현상을 봉군집단붕괴현상(蜂群集團崩壞現狀 CCD:Colony Collapse Disorder)라고 한다. CCD가 발생하는 것은 농약중독, 밀집사육, 전자파 등이 주요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CCD는 아니지만 토종벌에서 낭충봉아부패병(囊蟲蜂衙腐敗病)이 확산되어 2010년 한해에 토종벌의 개체수가 75%나 감소했다. 토종벌의 비중이 전체의 5~10%로 크지는 않지만 대다수가 소규모인 농가의 피해가 매우 컸다.

▶ 결론적으로 양봉은 꿀 생산가치보다도 식물에 대한 수분가치(授粉價値)가 훨씬 크고, 미래 농업의 지속적 발전과 식품의 안정적 생산에 필수적이다. 이미 국내에서 시설원예를 하는 농가들은 수분용 벌통을 임대 사용하고 있으며 임대료로 연간 300억 원 이상을 쓰고 있다. 이래서 양봉산업의 발전을 위한 지원정책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