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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남성우 박사의 ‘相生畜産’ / 40. 가자, 미국으로 - 통상마찰 압력을 협력으로 풀다 (1)

美 통상 압력 완화 차원 ‘축산물유통사업단’ 조직 신설
필자, 통상협력실 과장 부임…현지입찰 업무 참여

  • 등록 2018.10.08 10:04:37


(전 농협대학교 총장)


▶ 축산물유통사업단(LPMO)과 쇠고기 구매사절단 파견:축산물유통사업단(LPMO: Livestock Products Marketing Organization)은 미국육류협회(AMI:American Meat Institute)가 한국의 쇠고기수입 중단조치가 미통상법(U.S. Trade Act) 제301조를 위반한 불공정무역행위라고 미무역대표부(USTR)에 조사청원을 함에 따라 한국정부가 GATT협정에 의한 국영무역(國營貿易)을 하기 위해서 설립한 조직이다. 1989년 4월 나는 농림부 축산국에 1년간의 파견기간이 끝나서 새로운 기구인 LPMO로 파견발령을 받았다.
▶ 축산물유통사업단의 설립으로 종전까지 축협중앙회가 담당해오던 쇠고기 수입업무가 여기로 이관되었다. LPMO에는 쇠고기 국제입찰 운송 보험 등 무역업무를 담당하는 무역부, 항만에서의 통관과 검수업무를 담당하는 검수부, 국내 유통을 담당하는 판매부, 관리 및 기금 정산업무를 담당하는 관리부, 대외협력 홍보업무를 담당하는 통상협력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농림부 파견근무를 마친 나는 통상협력실 과장으로 부임했다.    
▶ 우선 LPMO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대외홍보를 위해 ‘LPMO의 모든 것(ALL about LPMO)’이라는 홍보책자를 영문으로 만들었다. 주요 내용은 한국의 축산업 에 대한 이해, 쇠고기수입에 대한 입장, 수입절차와 입찰방법, 검역, 검사 및 통관업무 등에 관한 것을 담았다. 이 안내서를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주요 쇠고기 수출국의 주한대사관에 발송하는 한편, 주요 쇠고기 수출업체에도 홍보함으로써 쇠고기수입을 유리하게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나갔다.
▶ 미국과의 쇠고기 관련 협의가 계속되는 가운데 유통사업단은 정부와 협의하여 미국의 쇠고기 통상압력을 완화시키는 차원에서 쇠고기 현지구매사절단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구매사절단은 박철우 축산물유통사업단장을 사절단장으로 하여 축협중앙회 명의식 회장,  송찬원 종축개량협회장, 이윤우 낙농육우협회장, 농림부 김동근 대가축과장, 허삼웅 축협중앙회 비서실 조정반장, 정광민 축산물유통사업단 무역부장 그리고 필자를 포함해서 구성되었다. 미국 측에 우호적인 제스처를 보여 주어 분위기를 유리하게 끌고 가보겠다는 의도로 현지구매행사를 기획한 것이었다.
▶ 현지 구매물량은 3개 주에서 각 3천톤씩 총 9천톤으로 정하고 쇠고기 주산지인 네브래스카주, 텍사스주 그리고 사우스 다코타주에서 현지 구매입찰을 실시키로 했다. 현지구매와 병행하여 미국 정부, 의회인사 그리고 쇠고기업계 대표자들과의 간담회를 개최하여 한국의 실상에 대한 설명회 행사도 계획했다. 나는 무역부 정광민 부장과 협의를 거쳐 미국 각 주정부의 통상업무담당자와 팩시밀리를 주고받으며 일정, 장소, 참석자, 구매입찰에 관한 세부내용들을 협의, 하나하나 확정해 나갔다. 당시는 이메일이 없던 때라서 팩시밀리를 이용해서 추진하다 보니 시간도 많이 걸리고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시차 때문에 야근을 해야만 하는 어려움이 컸다.   
▶ 첫 번째 현지구매입찰은 1989년 5월 1일 텍사스(Texas)주의 주도인 오스틴(Austin)에서 열렸다. 텍사스주는 미국 중남부의 대표적인 주로서 면적은 70만 km²로 한반도의 3.2배나 되며 인구는 2천700만 명으로 대단히 크다. 전통적으로 농축산업이 잘 발달돼 있어서 목화, 쌀, 옥수수 생산량이 미국에서 제일 많으며 중앙의 평원을 중심으로 목축업이 발달되어 소 사육두수가 1천만두에 이를 정도로 많다. 넓은 초지에서 소를 방목하는 전통적인 목축을 하는 지역으로서 서부영화에 나오는 카우보이를 쉽게 볼 수 있는 곳이다. 미국 41대 대통령을 지낸 아버지 ‘조지 H. 부시’ 대통령과 43~44대 대통령을 지낸 아들 ‘조지 부시’ 대통령이 다른 나라 정상을 초청해서 정상외교를 벌인 부시가(家)의 크로포드(Crawford)목장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소가 됐다. 목장개척과 함께 석유개발이라는 프론티어(frontier)정신으로 상징되는 론 스타 스테이트(Lone Star State) 텍사스, 미국 육우산업의 메카이자 카우보이의 고장인 이곳을 현지구매행사 첫 번째 개최지로 정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텍사스주의 목장주들(Ranchers)의 정치력은 대단하여 미국 의회나 정부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부자(父子)가 대통령을 지낸 ‘부시가문’도 목장을 가지고 있으니 말 할 필요도 없지 않은가.       
나는 텍사스주정부 쇠고기무역 담당관과 사전에 만나 행사장소,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현지 언론홍보계획도 확정지었다. 행사 당일 구매사절단장인 유통사업단 박철우 단장의 행사취지에 대한 인사말에 이어서 텍사스 주지사의 환영사가 이어졌다. 이어 입찰에 관한 세부사항, 유의사항 등을 설명하고 언론의 스포트라이트 속에 4년 만에 미국쇠고기를 구매하는 현지입찰 행사가 진행되었다. 구매낙찰 물량은 예상대로 3천톤으로 결정되었다. 그날 저녁 TV뉴스에는 행사장면과 인터뷰가 대대적으로 보도되었고, 신문에도 한 면을 통째로 할애할 만큼 큰 관심을 보였다. 또한 저녁에는 텍사스쇠고기협회(Texas Beef Council) 주최로 구매사절단 환영만찬도 열렸다. 만찬은 협회장의 목장에서 가든파티 형식으로 열렸는데 목가적이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양국의 협력관계가 증진되는 계기가 되었다. 첫 번째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친 사절단 일행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나머지 구매입찰 행사도 성공리에 완수되기를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