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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남성우 박사의 ‘相生畜産’ / 33. 통계로 보는 한국의 농축산업

영세규모 한국농업 생산액 48조6천억…축산이 주도
내년도 수퍼예산 편성 불구 농축산분야 고작 1% 증액

  • 등록 2018.09.07 10:41:31


(전 농협대학교 총장)


▶ 최근 통계청장의 교체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누구의 말이 맞든 간에 통계수치를 놓고 논란이 된다는 것은 통계가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지를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항간에 흔히 유리한 통계는 이용하지만 불리한 통계는 모른 체 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심하게는 통계를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가공해서 쓰기도 한다. 경제 등 특정분야에 전문성이 없는 일반 국민들은 언론에 보도되는 통계를 그대로 믿고 판단 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가공된 통계일 경우 우리는 ‘통계의 착시 현상’에 빠지게 된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국민들은 통계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따라서 통계는 사실에 입각한 것이어야 한다. 그런데 안타까운 일은 통계청과 농림축산식품부가 조사해서 발표하는 농림축산식품 관련 통계가 엄연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농축산업의 중요성을 올바로 인식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지금까지 발표된 통계를 근거로 우리 농축산업의 현상을 투영해 보고자 한다. 


▶ 농업기반 : 우리나라의 농가호수와 농업인구(이하 통계청 2017년)는 106만호, 245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4.7%에 불과하다. 게다가 70세 이상의 고령 농민이 42%나 된다. 호당 경지면적은 1만2천546m²(1.3ha)로 규모가 영세하다. 그런데 이런 소외된 농민들이 48조6천억 원 에 달하는 농축산물을 생산한다. 이들이 창조해내는 부가가치는 무려 27조1천200억 원이나 된다. 일자리 면에서 보면 농림축산업의 취업인구는 127만 명에 달한다. 농림축산업은 농민들의 생활 근거라는 의미를 가진다. 그런데 이들은 제대로 국민대접을 못 받고 있다. 인구의 비중이 낮아 표가 적으므로 정치적으로 홀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이것이 우리 농업, 농촌의 현주소다.


▶ 농가소득 : 세계은행은 2017년 한국의 GDP(국내총생산액)을 1조5천380억 달러로 세계 12위를 기록했고,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만8천380 달러로 31위라고 발표했다. 자원이 부족한 나라치고는 놀랄만한 성과를 이룬 것이다. 그러나 국가경제 발전에 비하면 농축산분야는 상대적으로 낙후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통계가 말해주고 있다. 전체농가 평균 농가소득은 연간 3천823만9천원으로 조사되었다. 품목별로 보면 벼 농가가 2천731만4천원으로 가장 낮았고 채소농가 2천992만4천원, 과수농가 3천416만7천원, 축산농가 7천157만3천원 순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가소득은 도시근로자 임금 6천45만2천원의 63%에 불과한 수준으로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 농가소득의 원천을 보면 농업소득은 1천4만7천원에 불과하고 농업외 소득이 2천631만5천원, 이전소득 8천90만2천원, 비경상소득 890만2천원 등으로 농업만으로는 생계조차 어렵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고된 농작업으로 건강은 점점 나빠지고 농축산업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이런 어려운 현실을 타개할 마땅한 길을 찾지 못하는 농업, 농촌에 복지차원의 직불금제도 확충이 절실한 이유이다.


▶ 국가경제 비중 :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액(GDP)은 1천730조3천990억원이고 농축산업 생산액은 48조6천원으로 그 비중이 2.8%에 불과하다. 서비스업의 58.3%, 제조업 30.4%에 비하면 아주 보잘 것 없는 산업으로 비쳐진다. 지난 3년간 GDP성장률이 2015년 2.8%, 2016년 2.9%, 2017년 3.1%를 기록했지만, 농림어업은 - 0.4, -2.8, 0.3%로 퇴보하고 있는 추세다. 그래서 미래가 불투명한 산업으로 폄하되고 있는 것인가. 정부가 편성한 2019년도 예산총액은 470조5천억 원으로 작년보다 9.7%나 늘어난 수퍼예산을 편성했다. 그러나 농축산식품부 예산은 총 14조6천480억원으로 1% (1천484억 원)증가에 그쳤다.  농축산분야에 대한 홀대가 내년 예산에도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농축산업에 대해 이렇게 등한 시 해도 되는 것인가. 정책입안을 담당하고 있는 분들이 몰라서 그러는지 아니면 알고도 모른 체 하는 것인지.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 한국인의 밥상 : 15년 전 주한중국대사가 임기를 마치고 귀국하면서 “앞으로 한국인의 밥상은 중국산 농산물이 점령하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는 말이 생각난다. 기우일 것이라고 믿었던 그의 말이 현실화 되고 있으니 어찌할까. 필자가 미국에 주재원으로 근무할 때 전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던 어느 곡물 메이저 회사의 건물 전면에 ‘WE FEED THE WORLD’ 라고 붙어 있던 간판이 동시에 눈앞을 스쳐간다. 그렇다 이제 한국인의 식탁이 수입 농축산물로 차려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2017년도 농림수산식품 수입액은 376억 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 중 농림축산물이 320억 달러(농산물은 186억 달러, 축산물은 66억 달러)를 차지했다. 축산물 중 쇠고기 414천 톤 수입에 24억6천 달러, 돼지고기 53만 톤 수입에 16억4천 달러, 치즈 12만5천 톤 수입에 5억3천 달러를 썼다. 그만큼 국내산이 밀려나는 것이다.


▶ 그래서 미래가 걱정이다. 이제 국민들이 농축산물을 선택하는 기준도 바뀌고 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국산 농축산물이 좋은 줄은 알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인식이 번지고 있다. 이제 글로벌 경제시대에 소비자인 국민의 소비성향이 변하고 있다. 예전처럼 애국심에 호소하는 시대는 지났다. 농축산업이 어렵다고 사정하는 시대도 아니다. ‘미국산 고급쇠고기 전문’임을 내세우고 성업하는 구이식당이 늘어나고 ‘스페인산 이베리코 돼지고기’를 취급하는 프랜차이즈 음식점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 농축산업계도 변해가는 소비자의 욕구에 맞추어 대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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