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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사조그룹, 양돈장 인수과정서 갑질 논란

“채권자 지위 악용, 궁지로 몰았다”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동아원 흡수 직후 영농조합법인에 농장 매각 제안

거절하자 사조동아원 통해 한달 새 임의경매 조치

농장 낙찰 받고 또 다른 계열사는 이자까지 챙겨

사조동아원측 “부실 우려…합의안 불이행 인한 조치”


잇따른 농장 흡수와 운영과정에서 크고, 작은 구설수에 올랐던 사조그룹이 이번엔 갑질 논란에 휩싸이며 양돈농가들 사이에 반감이 확산되고 있다.

사조그룹 산하 농업회사법인 홍성 1, 2농장은 지난 7월 법원 경매를 통해 충남 홍성 소재 영농조합법인 한돈산업 등 가족운영 6개 농장(일괄사육 2만두 규모) 가운데 3개 농장을 183억원에 낙찰 받았다.

기존 농장주들은 이에대해 계열사를 동원, 자신들을 채무불이행 상황으로 몰아넣는 한편 대환대출을 통한 채무상환 의사까지 외면한 채 경매를 강행하는 등 ‘채권자’ 지위와 자금력을 무기로 한 사조그룹측의 치밀한 계획에 의해 삶의 터전을 잃게 됐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4일만에 10억 갚아라”

이들 농가에 따르면 배합사료업체인 (주)동아원이 사조그룹에 매각되기 이전인 지난 2011년부터 사료 거래와 함께 동아원의 지급보증하에 효성캐피탈로부터 대여금을 제공받아 왔다.

동아원에 대한 채무 94억원 가운데 사료여신을 제외한 캐피탈 대여금 상당액이 동아원의 제안에 따른 농장 인수에 투입됐고, 동아원은 이를통해 사료거래처를 확대하는 형태의 ‘돈독한’ 파트너십을 유지했다는 것. 하지만 2016년 4월 사조그룹의 동아원 인수를 전후로 상황이 급변하게 됐다는 게 이들 농가의 주장이다.

한돈산업 정선영 전무는 “사조그룹측이 사조동아원(주)을 통한 농장 매각제안을 거절한 당한 직후 채무 가운데 10억원을 4일만에 상환하라는 최고장을 보내왔다”며 “이를 이행치 못하자 기다렸다는 듯 돼지 8천두의 ‘임의환가’ 조치와 단 한차례 연체가 없었던 효성캐피탈에 대한 지급보증 연장 거절, 임의경매 처분까지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최고장에서부터 임의경매신청에 이르기까지 한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동아원 인수를 통해 얻어진 채권자 지위를 악용, 자신들을 고의적으로 궁지에 빠뜨릴 의도가 아니었다면 생각지도 못할 일이라며 사조그룹측을 겨냥했다.


“동아원 시절부터 기만행위”

사조그룹은 사조동아원(주)을 통한 입장 표명을 통해 이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동아원 시절인 2014년 이후 사료대금과 금융여신이 100억원에 육박하는 등 부실채권 우려가 커지며 한돈산업측과 대책을 협의했지만 정기적 여신감축과 무허가축사 적법화 후 담보제공, 사료거래처 변경 등 상호합의안에 대한 이행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데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것이다. 특히 사조동아원으로 변경된 이후에도 채권 감축 약속을 지키지 않은채 담보공증 설정이 된 현물을 다른 곳으로 이동, 현물에 대한 강제집행이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사조동아원의 한 관계자는 “지속적인 기만행위로 인해 농장주와 신뢰관계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담보채권에 대한 경매신청에 이르게 됐다”고 강조했다.

정선영 전무는 이와관련 “현물불법이동건은 검찰에서 무혐의처리 됐다”며 “정말 부실이었다면 (사조동아원측이) 원금에, 고리의 이자까지 133억원을 환수할 수 있었겠느냐”고 반박했다.


“관행상 쉽게 납득어렵다”

양돈농가들과 사료업계에서는 양측 주장의 사실관계를 떠나 연체가 없고, 부실채권에 대한 ‘우려’ 만으로 사료회사가 캐피탈에 대한 지급보증을 철회하거나, 대환대출의지를 밝혔음에도 경매가 진행된 것은 관행상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상황에 농장형태에 관계없이 충남 일대 농가들에겐 ‘포식자’ 로 불릴 정도로 무차별적 양돈장 인수에 매달려온 그간 행보가 조금씩 알려지면서 사조그룹측의 해명에도 불구, 양돈현장에선 경계와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경기 포천의 한 양돈농가는 “많은 농가들이 규모 확대 과정에서 사료회사에 상당한 채무를 지고 있다.

만약 사료회사가 법을 들이대며 마음먹고 밀어부친다면 버텨낼 농가들이 없을 것”이라며 “사료회사들이 잇따라 대기업에 흡수되고 있는 현실에서 당장 내농장도 언제든지 ‘표적’ 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돋았다”고 불안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이제 사조그룹의 행보 한걸음, 한 걸음에 전 양돈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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