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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남성우 박사의 ‘相生畜産’ / 31. 수입개방시대 한우산업의 과제

냉장육 수입 증가…쇠고기 자급률 35%까지 하락
한우 번식기반 강화…규제 정비로 활로 열어줘야

  • 등록 2018.08.31 10:30:58


(전 농협대학교 총장)


▶ 한우산업은 우리나라 농업·농촌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 일반농사에서 쌀만큼 축산에서는 한우가 중요하다. 경제적 가치도 크지만 사회·문화적가치도 크다. 이러한 한우산업의 미래는 어떨까? 관세제로시대가 다가오면서 쇠고기 수입이 계속 늘고 있다. 소비자들의 수입쇠고기에 대한 인식도 따라서 바뀌고 있다. 전에는 한우고기에 대한 선호도가 절대적이었고 수입쇠고기에 대한 신뢰가 낮았으나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특히 젊은 소비자들의 외국산에 대한 거부감이 적어졌다. 비싼 한우고기 가격도 수입고기의 소비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 수입쇠고기는 냉동 또는 냉장육으로 수입되는데 전체 수입물량 중에서 냉장육이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육박하고, 냉장쇠고기의 수입증가율이 냉동육을 앞질렀다. 한우고기는 ‘냉장육’이므로 수입 ‘냉동육’보다 더 맛이 있다는 마케팅 포인트가 희석되고 있어서, 앞으로 한우고기와 수입 냉장쇠고기 간의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2017년도 수입국별 실적을 보면 가격이 높은 미국산 곡물먹인쇠고기(grain-fed beef)의 수입량이 가격이 낮은 호주산 목초먹인쇠고기(grass-fed beef)의 수입량을 추월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체들은 ‘곡물을 먹인 미국산의 맛이 한우고기에 더 가깝다’는 홍보 전략을 구사한다. 한우고기는 고유의 품종으로 독특한 맛을 지니고 있어서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는데도, 이런 전략은 우리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 쇠고기의 연간 수입량이 40만 톤에 육박하고 자급률은 35%까지 떨어졌다. 한우농가 호수는 8만5천호로 줄었고, 특히 번식우를 사육하던 소규모 농가들이 많이 무너져 한우사육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게다가 미(무)허가축사문제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시·군의 환경규제는 날로 강화되고, 구제역은 아직 진행형이다. 한우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그러나 아무리 어렵더라도 우리 농업·농촌의 기둥인 한우산업만큼은 지켜야 한다. 그러면 이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현재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미(무)허가축사의 적법화이다. 이 문제는 가축분뇨로 인한 냄새와 환경오염 방지차원에서 비롯되었다. 미(무)허가축사 문제는 입지 여건에 따라 사례가 다양하므로 농가별로 현실을 파악해 맞춤행정으로 풀어줘야 한다. 한우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시·군의 인식과 배려가 절실하다. 분뇨저장시설을 확충·보완하도록 지원해 활로를 열어주어야 한다.
둘째, 부득이 축사를 이전해야 하는 농가에 대해서는 이전·증축이 가능하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지자체는 주민의 민원이나 반대를 이유로 적법한 이전행위조차 규제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지역개발 허가를 내주기 전에 먼저 축산업이 행해지고 있는 지역임을 고지해 대대로 축산업을 영위해온 기득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시·군은 관내에서 축산이 영위되고 있는 지역을 고시하는 ‘축산지역고시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셋째, 경종농업에서 농지은행제도를 운영하는 것처럼 ‘축사은행제도’의 도입을 제안한다. 한우사육을 지속할 수 없는 농가가 늘어나면서 전국에 빈 축사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빈 축사를 신규 진입자, 축사이전 희망농가, 규모 확대농가 등에게 매매하거나 임대하는 사업을 협동조합이 시행토록 하는 방안이다. 축산인프라의 효율적 활용과 필요농가에 대한 지원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축산후계자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그렇지 않아도 축산후계자가 부족한 현실에서 신규로 축산에 진입하고자 하는 후계자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축산업은 초기투자자금이 많이 소요되므로 신규진입이 어렵다. 농협중앙회자료(2015)에 의하면 사업개시자금이 적게 든다는 한우경영의 경우에도 전업규모를 시작하려면 약 6억여 원이 든다고 한다. 신규진입 농가를 지원하기 위한 ‘축산후계자 육성기금’의 조성·운용을 제안한다. 축산발전기금에서 일부 전용하고 축산물 수입관세의 일부를 기금에 편입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정비하면 된다.      
다섯째, 송아지안정제사업을 재정비해 번식기반을 유지해야 한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사업은 실효성이 적으므로 현실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 번식기반이 붕괴되면 한우공급이 줄게 되고 수입쇠고기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므로 자급률은 더 하락할 것이다. 또 한우는 번식주기가 길기 때문에 번식기반을 재구축하는데 많은 기간이 소요되므로 잃어버린 시장을 되찾기가 쉽지 않다.
여섯째, 한우고기는 맛이 좋고 안전한 것은 인정하지만 그래도 ‘너무 비싸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의견이다. 농가입장에서는 한우가격이 높은 것이 당장에는 좋겠지만 길게 보면 오히려 약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따라서 한우생산비를 최대한 낮추려는 특단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앞으로 관세가 매년 낮아져 수입육과의 가격 차이가 더 벌어질 것이므로 매우 시급한 과제다.
일곱째, 한우고기의 우수성에 대한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예산규모가 연 300여억 원에 이르는 한우자조금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홍보효과가 가장 뛰어난 것은 역시 TV를 통한 지속적인 홍보다. 한우 기획프로그램을 개발, 방영하도록 하고 광고도 대폭 확대하자. 더불어 SNS를 통한 홍보를 활성화한다면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생각된다. 대형할인점을 통한 일시적인 할인행사나 기증행사는 투입되는 비용에 비해서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 한우고기에 관한 홍보 및 광고의 빈도를 높여 소비자의 관심을 끌도록 하자. “한국의 100대 문화유산, I LOVE HANWOO!” 이런 광고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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